84년 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수몰된 장생탄광 희생자의 ‘귀환길’을 열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등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현장 방문과 유골 수습을 위한 해저 탐사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정밀 조사와 유해 인양을 위해서는 한일 양국 정부의 개입과 국회 입법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토크ON'은 앞으로 이뤄져야 할 논의에 대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갱도 입구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갱도 입구 쪽으로 파고 들어가서 작업을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유해를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최봉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 대표]
처음에는 저희가 갱구를 발견하고 난 뒤에 잠수사들이 갱구로 들어가서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중간 통로에 장애물들이 막고 있다 보니 갱구를 통한 조사는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인 환기구 '피아'를 통해 바다로 들어가 보니 훨씬 시야 확보가 잘 되어서, 지금은 환기구를 통로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갱구를 통한 부분도 전문 장비나 드론을 동원해 장애물 상황을 파악하고, 요즘 성능이 좋은 로봇을 통해 장애물을 수거한다면 갱구를 통한 조사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러면 남은 과제를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대감은 조금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최봉태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민간이 모두 수습해 놓으면 나중에 정부가 DNA 감식만 해주겠다'라는 태도는 국가가 감당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있습니다. 본격적인 조치들이 필요해 보이는데, 조덕호 단장님께서는 정부가 희생자의 귀환 속도를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덕호 장생탄광 한국 추모단장]
한일 양국 정상이 이미 언급했다시피 양국 국민이 함께 수장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DNA 감정도 공동추진단을 구성해서 할 필요가 있고요. 특히 북한 지역 주민들도 5명이나 있는 것으로 주소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DNA 감식에 북한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민간인이 인양한 유골을 감식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인양부터 본격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현재 민간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다 했습니다.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재정적으로나 시기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가 인양부터 시작해서 DNA 감식, 그리고 감식된 유골을 가족들의 품에 돌려주는 것까지 일괄적으로 타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 대표님, 국회를 통한 정치권의 구체적인 국가적 지원 요구 움직임은 없습니까?
[최봉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 대표]
지역의 강대식 의원님이 대표 발의를 하셔서 장생탄광 관련 진상 규명 법률안을 제출해 놓으셨고, 김준혁 의원님께서 유골 관련 법률안을 새로 제출하셨습니다. 국회에서 입법이 이루어져야 국가 예산을 집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법률안들이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조 단장이 말씀하셨듯이 북측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지만, 장생탄광 유골 DNA 협력 관련 부분은 북측 유족들에 대한 DNA를 검사하지 않으면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국정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면담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를 풀 바늘구멍이라도 찾아보겠다면 다른 데서 찾지 말고 장생탄광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국정원이 움직이는 데 언론에서도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유해가 발굴되고 나면 DNA 감식과 국내 안치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가 준비해야 할 시스템적인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조덕호 장생탄광 한국 추모단장]
한일 양국 정상이 언급은 했으나 후속 조치가 별로 없습니다. 법적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상식 의원이나 지역의 차규근 의원 등이 입법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또한 사고가 난 지 80년이 지났기에 유가족을 확인하기는 불가능한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휴전선 인근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해서 장생탄광뿐만 아니라 전쟁이나 여러 사고로 희생된 분들을 집단 안치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휴전선은 상징적인 의미도 있으니 그곳에 공원을 조성해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유골들을 모시고 지구촌 평화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면 남북 간 공동 협의 주제로도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 차원이나 국회 차원의 입법을 통한 지원 등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인데요. 대구·경북의 지자체, 대구시의회, 경북도의회에서 협조를 얻는 것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은 없습니까?
[최봉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 대표]
육정미 시의원의 도움으로 대구에 일단 조례가 만들어져 있거든요. 경상북도에도 관련 부분을 잘 활용해야 하고, 이철우 지사께서도 관심이 아주 많으십니다. 중앙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대구·경북이 항상 중앙을 따라갈 수만은 없는 것 아닙니까? 중앙이 안 하면 대구·경북이 먼저 하면 됩니다. 조례를 근거로 제대로 된 예산 조치를 통해 대구·경북이 견인하고, 서울 사람들이 따라오도록 해서 지역의 자존심을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조 단장님, 추모단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나 지원 기관들을 보면 대부분 지역 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나요?
[조덕호 장생탄광 한국 추모단장]
그렇습니다. 장생탄광 귀향 추진단 구성 자체가 대구·경북 사람 중심이 되었고, 3차 이후에 전국적으로 확산한 형태를 보입니다. 경북도에도 여러 번 방문했고, 대구시에서도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희생자 피해 쪽으로만 몰고 가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전쟁 피해자 인권 문제로 접근해서 새로운 실마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본 속담에 '냄새나는 것은 덮어라'라는 말이 있는데, 정부가 뒤에 숨지 말고 적극적으로 파헤쳐서 국제적인 공론화를 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가 적극적으로 해결되면 독도 문제나 여러 현안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왔기에 지자체와 의회가 나서면 국가사업을 지역 중심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하나 걸리는 것은 일본 자민당 중의원 선거 압승 이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재선출된 점입니다. 2차 내각이 공식 출범했는데, 사나에 총리는 '자민당을 통해 강한 일본'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때 유전자 감식과 DNA 감정 추진에는 합의했지만, 앞으로 강제 동원이나 장생탄광, 독도 등 과거사를 풀어나가는 데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최 대표님 어떻게 보십니까?
[최봉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 대표]
이번 달 3.1절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시청자를 포함해 모두가 노벨 평화상 후보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노벨 평화상 후보자답게 다카이치 일본 총리를 '평화의 길'로 인도한다는 마음으로 3.1 정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일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독도 문제가 참 골치가 아픕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장관급을 내보내겠다는 공약을 했습니다. '다케시마의 날'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일본이 나쁘다며 항의만 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대구·경북이 중심이 되어 장생탄광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방안을 만드는 방법 등으로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합니다. 한국 학생들이 가면 일본 학생들도 올 것입니다. 장생탄광은 일본인도 47명이나 희생되었기 때문에 유골 조사는 일본인들의 인권을 돕는 부분도 있습니다.
교류 과정에서 일본 학생들이 독도 영유권 주장이 한일 관계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마네현 조례를 자진 폐기하도록 일본 시민들을 견인해 낸다면 독도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배경이 되는 것이 장생탄광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조 단장님께도 다카이치 체제에서의 대응 여쭤보고 싶습니다.

[조덕호 장생탄광 한국 추모단장]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강한 인상이지만 우리 정부도 만만치 않습니다. '강 대 강'이 만나면 부딪힐 것 같지만 오히려 거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장생탄광에는 대만 잠수사도 돌아가셨고 북한 분들도 계십니다.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국과 협력해 북한과 연계해 문제를 푸는 방법도 있습니다.
건별로 해결되지는 않으므로 정부가 나서서 총체적인 백서나 종합 계획을 세워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민간인이 할 때마다 정부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끝으로 이번 희생자 귀환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 말씀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조덕호 장생탄광 한국 추모단장]
유가족회, 일본의 '역사를 새기는 모임', 우리나라 귀향 추진단 등 많은 분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세계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UN을 포함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류 평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하며, UN 인권위에 공문을 보내려고 준비 중입니다. 장생탄광 문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켜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되고 상을 받게 된다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인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최봉태 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 대표]
3.1운동에 나섰던 조상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들이 꿈꾸던 세상은 전쟁 없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었습니다. 홍익인간의 정신을 펴는 역할을 하자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국력도 어느 정도 갖춰졌으니, 우리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와 함께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장생탄광이 큰 고리가 될 것입니다. 대구·경북 분들이 중심이 되어 대한민국을 이끌고 세계를 평화롭게 만들라는 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언론에서 끝까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시사on
- # 토크on
- # 장생탄광
- # 한국
- # 일본
- # 북한
- # 귀환길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