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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답례품 경쟁' 넘어 고향사랑기부제 진화하려면?

김은혜 기자 입력 2026-02-03 11:00:00 조회수 20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자체 간 답례품 경쟁을 넘어 기부자의 '효능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부금의 사용처를 직접 선택하는 '지정 기부'와 재난 구호를 위한 '긴급 대응 기금' 활용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토크ON'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민간 플랫폼 도입과 전문 인력 배치를 통한 제도적 정착 방안을 논의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기본적인 사업을 하다 보면 홍보비 예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홍보를 못 하니 기부가 덜 들어오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권 교수님 이 상황은 어떻습니까?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공무원이나 단체장의 역량 한계와 규모가 작은 지자체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민간 플랫폼입니다. 민간의 전문적인 온라인 마켓을 활용하는 사례인데, 분석 결과 작년에 모금이 상당히 증가한 지자체들은 대부분 민간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행안부의 '고향사랑e음' 외에 민간 플랫폼은 성과급 제도로 운영되기도 하여, 초기 투자 없이도 모금액 비율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어려운 지자체들이 성과를 내기에 효율적입니다.

일본은 40여 개의 민간 플랫폼이 있어 지자체가 맞춤형으로 선택합니다. 우리도 민간 역량을 활용해 홍보와 모금을 병행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한 지역 내 행정뿐만 아니라 생산자, 시민단체, 주민단체들이 지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생산물을 어떻게 판매할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 내 생태계를 만들어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실장님, 우리 지자체를 봐도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드러나고 있지요?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기본적인 통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인구 규모에 따라 기부금 차이가 있고, 재정 자립도가 낮을수록 홍보 기획력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민간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가끔 민간 플랫폼에 불신을 가진 기부자들도 있으므로, 광역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플랫폼도 병행해야 합니다. 공공 플랫폼은 홍보 역량이 부족한 지자체들을 위해 기획 홍보 역량을 제공하는 쪽으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기부금이 상당 부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공공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시군요. 임 실장님께서 보시는 가장 큰 한계는 무엇입니까?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이용객들이 공공 플랫폼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말 세액공제나 다양한 이벤트 등 사람이 몰리는 시점에 맞춘 특정 홍보가 필요합니다. 지역별로 홍보하되, 예를 들어 사과라면 청송 사과만 홍보하지 말고 청송, 예천 등 주변의 사과 산지들을 묶어서 공동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답례품뿐만 아니라 기부금이 어떤 지역 사업에 쓰이는지 설명하며 '지정 기부'를 유도하는 쪽으로 가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사람들이 기부할 때 효능감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답례품을 받는 것도 중요하고 연말에 세액공제를 받는 것도 중요한 효능감이겠지만, 기부라는 행위에는 실질적인 이익을 넘어서는 또 다른 효능감을 느끼길 원합니다. 만족도가 높을 때 재참여율도 많아질 것 같은데요. 내가 기부하고 싶은 곳을 정하는 '지정 기부'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할 때 기부 의지가 더 커질 것 같습니다. 권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대다수의 기부자인 30·40대가 지정 기부에 민감합니다. 50·60대 이상은 고향이라는 생각이 강하지만, 30·40대는 고향이라는 관념이 희박하기에 내가 기부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지정 기부가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경북 지역의 경우 재난 산불 때 기부액이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영덕, 영양, 청송 지역 기부가 늘었는데, 당시 시스템상 완전한 지정 기부는 아니었지만 '내 돈이 산불 난 곳에 쓰인다'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입니다. 제주 항공 사건 때 무안 지역 기부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곡성군의 '소아과를 만들어 드립니다'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곡성군은 1960년대 이후 소아과 의사가 한 명도 없던 곳입니다. 기부금을 받아 2024년도에는 정기 방문 진료를 했고, 효과가 좋아 다음 해에는 상시 근무가 가능할 정도로 모금에 성공했습니다. 기부자가 내 기부의 효과를 정확히 알 수 있고, 지자체도 그런 스토리를 가지고 홍보하니 모금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입니다. 이처럼 지역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지정 기부를 개발하는 것이 고향사랑 기부제의 핵심 역할이라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정 기부가 우리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실제로 산불 피해 지역의 기부금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산불 피해 주민을 돕겠다는 목적이 명확히 설정된 것은 아니었고 기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였습니다. 

앞으로는 명확한 시그널을 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화재 지역 재생을 위해 얼마가 필요하고, 현재 얼마가 모였으며, 목표 달성 시 어떤 사업이 완료된다'라는 식의 정보를 주면 기부자들이 신뢰를 얻을 것입니다. 또한 지정 기부의 목적이 어느 단계까지 달성되었는지를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기부자에게 통보해 주면 훨씬 좋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근 우리 지역 산불이나 수해 등 재난 발생 시 고향사랑 기부금이 긴급 구호 자금으로 활용되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기부 행위가 재난 대응용으로 확장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요. 임 실장님, 영덕의 사례처럼 긴급 재난 대응 자금으로 활용된 구체적인 사례를 더 말씀해 주시죠.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재해구호법 등은 예산 집행 절차가 까다롭지만, 고향사랑 기부금은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덕, 의성, 안동 등에서 기부금을 통해 급한 부분을 신속히 처리한 사례가 많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기부자들에게 해당 기부금이 어떤 재난 구호에 쓰였는지 명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재해구호법과 고향사랑 기부제 사이의 선을 명확히 하는 법적 개선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닥칠 다양한 재난을 명시하고 기부금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기준 마련이 중요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권 교수님, 기부금이 긴급 재난 구제에 탄력성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실제로 영덕과 의성 등을 방문해 보니 지자체는 재난 발생 시 예비비 외에는 쓸 돈이 부족합니다.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의 지원도 법적 조건 때문에 용도가 제한적이고요. 이때 고향사랑 기부금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법적 충돌 부분은 해소가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보면 작년 4월부터 7월 사이 기부액이 급격히 늘었는데, 전부 경북 지역 산불 관련 기부였습니다. 개별 지자체가 홍보하지 않아도 민간 플랫폼이나 '고향사랑e음'에서 홍보했고, 행안부도 재난 지역 기부 시 세제 혜택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덕은 산불 기간에만 20억 원이 추가로 들어와 연간 37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군수님께서도 당장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되어 매우 유용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난 뉴스는 일주일 정도만 유지되므로, 사건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제도가 근본적으로 정착하려면 어떤 점이 필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임 실장님, 현장에서 보실 때 단체장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단체장이 관심을 가지면 하부 조직이 만들어집니다. 조직이 생기면 공무원들은 성과에 따라 승진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동기 유발이 되어 열심히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는 별도 조직 없이 담당자만 배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단순히 모금액을 보여 주기 식으로 홍보하는 '쇼'는 단기적일 뿐입니다. 사용 철학을 공유하고, 반복 기부를 위한 관계 연결, 그리고 방문과 체류로 이어지는 지역 소멸 대응 사업과 연계해야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권 교수님께서는 단체장의 중요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첫해 모금 결과를 분석해 보니 부단체장 소속이나 기획실, 홍보실 등 특별 부서가 담당하는 상위 20개 지자체의 성과가 좋았습니다. 단체장의 관심이 어느 부서에 일을 맡길지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년과 재작년 결과를 보면 민간 플랫폼 활용 여부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상위 50개 지자체 대부분이 민간 플랫폼을 채택했는데, 이는 단체장이 민간과의 협력 철학을 가지고 결단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민간 및 지역 주체들과의 협력 틀을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는 점이 연구 결과로 확인되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착을 위해 전문성을 높여야 할 텐데, 어떤 제도가 필요할까요?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기획, 브랜딩 역량이 절실합니다. 공무원 조직은 순환 보직이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외부 전문가나 전문 인력을 지자체마다 배치해야 합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 지역을 고향으로 느끼게 하는 심리적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화된 인력이 배치된다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공무원의 인사이동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전문성을 쌓게 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컨설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저희 학회에서도 담당자 교육과 자료 전달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센티브제를 정확히 시행할 수 있습니다. 모금 결과는 수치로 명확히 나오므로, 성과에 따라 보상을 주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타 지자체의 우수 사례를 빠르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학습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마지막으로 이 제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비 사항을 끝으로 듣겠습니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세 가지로 요약하겠습니다. 첫째, 반복 기부자 관리. 둘째, 기부금 사용 전후 비교를 통한 신뢰 확보. 셋째, 청년 창업이나 교육 등 멘토 응원 프로그램과의 연결입니다. 은퇴 체류형 정착이나 한 달 살기 등 체류 연계 관계를 확대한다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권선필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시청자분들의 참여가 정말 중요합니다. 20만 원까지는 전액 돌려받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셈이니 뜻깊은 지역을 찾아 기부해 보셨으면 합니다. 뜻 있는 일을 찾아서 또 원하시는 지역에 기부하시는 걸 통해서 고향사랑 기부제가 활성화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이 바뀔 수 있고 또 우리가 관계가 새로워질 수 있다고 하는 점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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