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주 노동자가 어느덧 100만 명 시대를 돌파했습니다. 지역의 제조업과 건설업, 음식점과 농어촌 현장에서는 이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단 하루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의 악습에 묶여 참혹한 노동 환경을 마주하거나, 여전히 토끼 몰이식 단속에 쫓겨 목숨을 잃는 비극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토크ON>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 상황에서 앞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은 무엇인지 토론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나오셨습니다. 먼저 우리 경제에서 이주 노동자의 역할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의존도는 어느 정도인지요?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농촌 지역은 통계청 통계로 보면 요즘 90% 가까이가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농촌에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들도 굉장히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고추나 마늘, 양파 같은 것들부터 해서 돼지, 소를 키우는 축산업, 그리고 어촌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스갯말로 삼겹살 먹을 때 삼겹살부터 고추, 상추 등을 이주 노동자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한국인들의 밥상 위에 올라올 수가 없다는 말도 하고 있죠.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1,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 중에 83%가 구인난을 이유로 이주 노동자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발표를 한 적도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같은 경우에는 중소 영세 사업장들이 워낙 많기도 해서 이주 노동자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우리 경제에서 이주 노동자의 역할은 이제 정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업 현장에서의 의존도와 역할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이주 노동자 정책을 시행한 목적이 중소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부족하므로 해당 인력들을 대체하기 위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주 노동자 중 97%가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주로 취업하고 있고요. 50인 미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73%입니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경우는 3%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중소기업 특히 영세 사업장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이주 노동자가 없으면 돌아가기 힘든 구조가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겠죠.

[김상호 사회자]
이 교수님, 외국인 취업자 수가 얼마나 되고 앞으로 추세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외국인 노동자 100만 명 시대라고 말씀드렸는데, 2024년 기준으로 이미 100만 명을 넘었고 2025년 기준으로 하면 110만 명 정도의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존재합니다. 외국인 인구로 치면 3개월 이상 한국에 들어와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200만 명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외국인으로 등록하고 활동하시는 분들이 150만 명이고, 그중에서도 공식적으로는 110만 명 정도가 한국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앞으로는 중소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인력난이 굉장히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로 인해서 새로운 인구가 등장하지 않으면 부족한 부분은 이주노동자로 채울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의 추세로는 더 강화되고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우리나라 대표적인 이주노동자 도입 제도가 ‘고용허가제’ 아니겠습니까? 시행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현대판 노예제'라는 말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로 그렇습니까?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2024년에 전라도에서 이주노동자 한 명을 지게차에 랩으로 묶어서 끌고 다녔던,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웃으면서 조롱했던 동영상이었는데요. 동영상이 언론에 나오고 나서 대통령께서도 직접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야만적인 인권 침해이며 철저히 엄단해야 한다고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바로 언론에 나온 것이 아니라 5개월이 지난 뒤에 나왔던 것입니다.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주변에 찾아가서 상담할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실제 이런 이유를 가지고 회사를 그만두거나 옮기지 못하는 것이 바로 고용허가제가 가진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보입니다.
UN이나 국제노동기구에서도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수차례 보냈지만, 역대 정권에서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고용허가제의 심각한 문제 때문에 비닐하우스를 기숙사로 살다가 영하 18도까지 내려가 얼어 죽은 캄보디아 여성 속헹 씨도 있었습니다.
죽음이 반복되는데도 불구하고 고용허가제가 가진 문제들이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 그래서 현재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을 기준으로 발표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 1년에 3,340명이 이유도 없이 죽어간다고 합니다. 그중 218명만 왜 죽었는지가 밝혀지고 나머지는 왜 죽는지도 모른 채 죽어갑니다. 이런 것들이 현대판 노예제로 불리는 고용허가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사업장 변경이 제한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이유가 무엇이고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지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고용허가제라고 하는 것이 1994년도에는 산업 연수생 제도로 외국 인력을 들여오기 시작했을 때, 이분들을 노동자라고 인정도 안 한 상태였습니다. 연수생이라는 명목으로 데려와서 단기에 일을 시키고 돌려보내는 구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근로기준법이라든가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겨서 비판이 높아졌고, 2004년도에 고용허가제라는 제도가 등장한 것입니다.
고용허가제는 어떤 문제가 있냐면, 노동자로서의 기본권을 인정하고 데려온다는 전제는 이전보다 발전된 것이었으나 문제는 근로 기준에 제한을 둔 것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에 제한을 둔 것이 조금 전에 말씀하신 사업장 전속이라는 전제하에 사업장을 마음대로 못 바꾸도록 만들어 놓은 거예요.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관한 법률의 고용허가제 내용을 보면 근로 기준의 적용 예외를 세 가지 측면에서 두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근로계약 해지를 못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근로계약의 해지는 당사자들이 사용자든 노동자든 마음대로 해지할 수 있는 것이 기본권의 내용인데 못 하게 해놨고, 두 번째로는 사업장을 변경할 때 특정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특히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사업장을 못 바꾸도록 했습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가 있을 때도 세 번까지만 사업장을 바꾸도록 해놨고요. 비자 중에 E-7-3라고 하는 전문 직종 특정 목적으로 들어오는 분들은 이마저도 허용이 안 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로 퇴직금을 사업장 변경 후가 아니라 출국 후에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결국 이주 노동자를 특정 사업장에 전속시켜서 거기에서만 일하고 출국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꾸며져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 헌법에서 가장 중요하게 얘기하고 있는 평등권이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나는 사업주들이 일단 이주 노동자를 데려와서 일을 시키면 못 나가니까 임금이나 근로 조건을 굉장히 안 좋은 상태로 유지하거나 착취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도망간다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는 허용이 안 되어 있지만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불법 체류자로서 다른 곳에 가서 돈이라도 더 많이 벌자는 생각으로 사업장을 벗어나게 되고, 그 순간 불법 체류자가 되는 거죠. 결국 제도가 불법 체류자를 양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위원장께서는 추가로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라고 했을 때, 임금을 2개월 이상 체불한다거나 휴업, 폐업한다거나, 사업주가 심각한 성폭력을 저질렀다거나 하는 몇 가지 사유만 정해 놨습니다.
귀책사유 이외의 것은 노동자가 직접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증명한 이후에는 사업주의 허락과 동의를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내에 고용센터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절차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회사를 옮기게 되었을 때는 3개월 안에 회사를 구해야만 하는 상황까지, 아주 복잡한 절차를 만들어 놓은 것도 문제라고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실제로 사업장 변경 승인을 받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군요.
[김희정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사용자 귀책이라고 하지만 본인이 "내가 잘못했으니 옮겨도 됩니다"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불법적인 사항이 적발되어야 하는 거죠. 형사적으로나 노동청에 의해서 적발이 되고, 다음에 사용자가 동의해 줘야 합니다. 두 가지 조건을 맞추기는 굉장히 힘든 거죠.

[김상호 사회자]
현실적으로 취업비자가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이주 노동자들이 들어올 때 받게 되는 비자가 주로 'E' 시리즈 비자이고, 체류는 주로 'F' 시리즈로 시작됩니다. E 시리즈 비자는 전문직 대상과 단순 노무인 기능직 대상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E 비자가 대부분은 사업장 변경을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비자 자체에 문제가 있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단기 체류를 전제하고 비자를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 3년에 1년 10개월 연장해서 4년 10개월로 되어 있는데, 정책이 바뀌어서 출국 후 재입국하면 한 번 더 할 수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3년을 전제로 비자가 주어지는 이외에 다르게 들어올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독일 같은 경우, 우리가 광부나 간호사를 독일 정부 요청으로 많이 보내지 않았습니까? 독일 정부도 처음에는 한국과 비슷한 정책으로, 단기적으로 일을 하면 다시 한국으로 보내는 식의 정책을 썼습니다. 그런데 광산 회사나 병원에서 이들이 숙련 인력이 되었는데 왜 한 번만 쓰고 보내느냐며 계속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독일 정부의 정책이 바뀝니다. 그래서 간호사들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본인이 원하면 영주권 형태로 영구히 머무를 수 있는 장기 체류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비자에는 장기 체류가 전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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