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사는 ‘웰빙’만큼 최근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고령사회, 어떻게 하면 인생의 마지막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누구나 두려울 수밖에 없는데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의 삶을 지키는 ‘호스피스 의료’의 의미에 대해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 센터장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아솔 센터장과 알아봅니다.
[오서윤 아나운서]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의미 있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언제쯤 호스피스·완화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을까요?
[김아솔 권역호스피스센터장]
질병 예방을 열심히 해 왔지만 어쩔 수 없이 어떤 질병에 걸리게 되는 시점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증상 조절과 완화 목적 치료를 동행하다가 말기 판단을 받는 시점 그리고 실제로 임종이 정말 수개월 이내로 와서 생애 말기 돌봄을 해야 하겠다는 시점, 이 세 가지 시점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자문형 호스피스는 질병을 진단받은 이후 증상 조절이 잘 안되고 힘들게 되는 시점에 만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질병을 진단을 받았더라도 아무런 증상이 없고 힘들지 않으면 굳이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질병 때문에 어딘가가 아프다거나, 숨이 차거나, 구토가 나는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되면, 질병 치료를 중단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논의하기 전에,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문형 호스피스팀과 만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급성기 병동이나 외래에서 자문형 호스피스팀을 만나 증상 조절에 대해서는 호스피스팀의 도움을 받으시고, 적극적인 완치 목적의 치료에 대해서는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면 좋겠고요. 이러한 치료를 받다가 적극적인 치료를 중단하자고 논의가 되는 시점에 자문형 호스피스에서 다른 서비스 유형으로 연계를 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가정형 호스피스는 조금 더 뒤에 완치 목적 치료의 중단을 논의하는 시점에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완치 목적 치료를 중단하자는 시점이 되더라도 사실 그 시점이 병상에 누워서 아무것도 못 하는 시점은 아닐 수 있거든요. 활동할 수 있고 옆에 간병하실 분이 있다면 가정에서 충분히 지내실 수 있습니다. 또, 주사제가 아니라 먹는 약이나 붙이는 약으로 증상 조절이 가능한 시점에는 그런 약을 쓰시면서 가끔 의료진이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봐드리는 치료를 이어가시면 될 것 같고요. 이렇게 지내시다가 조절이 잘 안되고 꼭 입원할 필요가 있으면 입원형 호스피스 서비스와 연계해서 이어나가면 되겠습니다.
입원형 호스피스는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 집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겠다고 하는 시점에 입원하시면 되고요. 다만 제도적으로 아직까지는 암 환자만 입원이 가능하고요. 입원해서 증상 조절이 잘 되면 퇴원해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어가면 됩니다. 그러다가 임종에 가까워지면 임종 관리를 하시면 됩니다.
다만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입원형 호스피스라고 해서 정말 죽으러 가는 곳은 아니거든요. 급성기 치료를 열심히 하다가, 항암 치료를 끝까지 하다가 정말 며칠 내에 임종하실 만한 컨디션이 됐을 때 입원형 호스피스로 들어와서 임종하고 싶다 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 입원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하면 '호스피스 안에서 웰다잉을 하겠다'는 개념에서 '호스피스 안에서 웰빙을 하겠다'는 개념으로 생각을 바꾸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통해서 좋은 죽음을 하겠다는 것도 사실 나쁘지 않은 말이지만, 끝까지 좋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호스피스 의료가 여러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구성 김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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