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사는 ‘웰빙’만큼 최근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고령사회, 어떻게 하면 인생의 마지막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누구나 두려울 수밖에 없는데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의 삶을 지키는 ‘호스피스 의료’의 의미에 대해서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 센터장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아솔 센터장과 알아봅니다.
[이동훈 아나운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여주고, 삶의 질도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완화의료인 것 같은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협진 체계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아솔 권역호스피스센터장]
그렇죠. 완화의료는 의사나 간호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완화의료는 대부분 팀으로 이루어지고요. 완화의료팀은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성직자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먼저 의사는 완화의료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치료의 방침을 결정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서 약을 쓰고 어떻게 치료하겠다는 결정도 하고요. 거기에 더해서 연구와 교육 같은 과정들도 거치게 됩니다.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팀 구성원입니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증상을 조절하고요. 의사와 함께 동반자적인 관계로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와 영적인 측면을 포함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전인적인 간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보호자들을 교육하거나 환자를 교육하는 데도 많은 역할을 하죠.
그리고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있습니다. 저는 완화의료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환자와 가족들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신체적인 문제는 약을 써서 할 수 있지만, 환자의 고통은 그것만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환자가 갖고 있는 개인적·사회적인 문제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요. 환자의 경제적인 문제들을 할 수 있으면 사회자원과 연결하는 일들도 하게 됩니다.
성직자도 있어요. 완화의료의 정의 중에 영적인 고통을 덜어드린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환자가 가지고 있는 영적인 요구를 충족시켜 드립니다. 그러니까 종교를 가지고 있는 분이면 해당 종교의 지도자분들이 오셔서 기도나 미사드리는 일을 할 수 있고, 종교가 없는 분들도 임종기가 다가올수록 여러 가지 영적인 요구들이 많이 있으시거든요. 그런 것들을 충분히 찾아가서 듣고, 기도해 드리는 일을 하면서 삶의 의미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나 상담을 해주실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도 있는데요. 병원이나 집에 찾아가서 환자들이 원하는 여러 가지 일을 해드리는 것은 물론이고, 환자와 이야기하고 그 내용을 팀에 전달해주면서 환자와 의료진, 병원과 지역사회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팀에 꼭 필요한 구성원입니다.
[오서윤 아나운서]
말기 질환 환자 가족들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특히 정서적인 부분에 있어서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아솔 권역호스피스센터장]
가족의 지지도 굉장히 중요하죠. 생애 말기를 살아가는 분들을 보다 보면, 생애 말기에 지지받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는 걸 많이 느끼게 됩니다. 가족 간에 쌓인 갈등이 있거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빨리 털어내고, 최대한 축복하고 지지하면서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병이 진행되면서 환자의 기력이 점점 떨어지고 먹는 양이 줄어들게 되면 효심이 깊은 가족들은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그래서 많이 드시도록 하려 하고, 좋은 음식을 계속 먹이려고 하고, 좋은 영양제를 달라고 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사실 그게 득이 되지 않고 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의료진의 판단에서 '이 환자는 지금은 금식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은 영양제를 안 쓰는 게 좋겠다'라고 얘기하면 크게 실망하고 어떤 분들은 아주 강하게 요청하십니다. 큰 효심이지만, 그것이 환자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질병의 경과를 잘 이해하고 의사의 판단을 믿고 따라와 주는 것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데 훨씬 더 좋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구성 김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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