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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키워드] 민낯

김상호 시사ON 진행자 기자 입력 2025-12-07 10:00:00 조회수 29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12·3 비상계엄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사상 초유라는 꼬리표를 단 일을 수없이 보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 일을 감당하는 일은 진행 중입니다.

계엄이라는 사건과 이후의 일들을 지켜보며, 우리 국민은 그동안 대단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얼마나 변변치 않은 사람들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민낯은 가려져 있던 본질이나 정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 엘리트들의 바로 그 민낯을 본 것입니다.

그동안 드러난 사실을 살펴보면, 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주역은 시민들이었지, 엘리트들로 이루어진 시스템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다수의 언론은 국민의 행동을 ‘빛의 혁명’이라 칭송했고, 여당은 이를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국민에 대한 칭송은 애초에 국회의원, 언론, 학계 그리고 군대의 엘리트들이 자기 책무를 다했다면, 국민이 거리로 나설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본질을 가리지 못합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당신들은 그때 뭘 하고 이제 와서 그러고 있냐’라는 냉소가 나올 법합니다.

표면적으로 견고해 보였던 민주적 제도들은, 막상 권력자의 일탈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이를 지탱해야 할 엘리트들은 하나같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 문제의 일부가 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추운 겨울 길 위에서, 다시 만날 민주주의를 외치며 서로 바라보던 국민의 얼굴과 여지없이 드러난 부끄러운 엘리트들의 민낯이 겹쳐 보이던 한 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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