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초기인 만큼 더 지켜보아야 하지만, 시장의 우려에 대해 더 정교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15 대책의 정책적 실효성보다 더 논란이 집중된 것은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이중적인 태도였습니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정부 정책으로 시장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고 말해 그야말로 국민의 염장을 질렀습니다.

건전한 정책 논의는 실종되고, 서로를 향한 도덕성 공격과 ‘내로남불’ 프레임 전쟁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 소모적인 ‘프레임 전쟁’ 속에서 당장 부동산 문제로 고통받는 국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소외되었습니다.

경제적 문제를 넘어, 부동산은 한국 사회에서 계급을 상징하는 강력한 문화적 기제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부동산을 둘러싼 논란의 바탕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동산이 더 이상 안락한 삶의 터전이 아니라, 계급을 나누고 절망을 재생산하는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인과 정책 담당자들이 최소한 이 절망에 공감하고 장벽의 높이를 체감해 주기를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