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025년 세계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뒤, 11월에 조정을 거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습니다. 숨 가쁜 랠리를 벌여온 국내 증시가 내년에는 어떤 방향성을 보일 것인가를 두고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강력한 증시 부양 의지를 보이는 만큼 또 한번 대세 상승장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고환율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교차하고 있습니다. <토크ON>은 2026년 코스피 전망과 함께 국내 증시 체질 개선 방안을 중점적으로 토론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일부 증권사에서는 내년 코스피가 5000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임기 내 5000’을 말했을 때는 ‘꿈의 지수’라고도 했는데, 이제는 내년 전망으로 나오고 있네요. 두 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5000은 당연히 가야 하는 지수라고 볼 수 있지만 판단은 신중해야 합니다. 2025년에 코스피가 기록적으로 약 60%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강한 상승이 나타나면 증권사의 내년도 전망도 따라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는 5000 이상, 심지어 7500까지 전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치는 올해 상승을 전제로 낙관적으로 보는 것입니다.
과거와 해외 사례를 보면 올해 같은 강한 상승이 2년 연속 이어질 가능성은 낮습니다. 저는 내년 주가도 긍정적으로 보지만, 상승 속도와 폭은 올해보다 확실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올해 4200포인트까지 갔다가 조정받고 있습니다. 저점은 3700~3800 사이, 그중에서도 3700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내년 고점은 올해 고점 대비 10% 내외가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올해 고점이 4200 정도였으니, 내년 고점은 4600~4700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옥 연구위원님 보시기에는 내년 코스피 상·하단 전망이 어떻습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저도 비슷하게 봅니다. 지금 수준인 3700~3800이 내년 하단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에 지수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글로벌 상승률 1위를 기록했는데, 높이 오른 만큼 불안감과 차익 실현으로 조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에도 기본적으로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하단은 지금 수준에서 형성될 것 같습니다. 코스피가 많이 오른 것 같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직 1.5배 수준이라 상승 여력은 충분합니다.
또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만들었던 구조적 불안 요인이 해소됐고, 관련 제도 개선도 남아 있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상단은 펀더멘털 기준으로 4500 정도는 무난히 갈 수 있다고 보고, 5000까지 가면 좋겠지만 2026년은 조금 어려워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미국 투자가 환율에도 영향을 줄 만큼 많이 증가했습니다. 예전엔 국내장을 믿지 못해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요즘은 다시 돌아오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도 서학개미 열풍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요. 두 분은 2026년 미국장과 국내장 중 어디가 더 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미국 모두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6년 경제성장률이 개선되고 기업 실적도 함께 좋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미국 시장은 2023년부터 강세장이 시작돼 2026년이면 4년 차입니다. 최근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나 AI 버블 논란으로 조정받았지만, 2026년 연간으로 보면 AI 중심 성장과 연준의 완화적 기조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터 발표 재개로 연준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면 금리인하 기대도 더 커질 수 있고, 차기 연준 의장 결정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국내 증시도 긍정적입니다. 단기 조정 중이지만 성장률과 기업 실적 모두 개선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2차 상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고, 투자 친화 환경을 만들려는 정부 의지도 강합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상법 개정 흐름을 보면 내년에도 충분히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국장과 미장 모두 양호할 것으로 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장은 괜찮을 것이라는 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국장은 2026년 미국장보다 조금 더 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반도체가 좋아지면 성장률, 기업 실적, 주가가 모두 좋아지고, 반대로 하락 사이클이면 타격이 큽니다. 이런 ‘레버리지 효과’가 우리나라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기가 오면 국장이 미장보다 조금 더 강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물론 2025년에 국장이 너무 잘 올라서 2026년 성장 폭은 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국장이 더 선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의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도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관련된 ‘상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자사주란 특정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하는데, 해외의 경우 자사주는 매입되면 기본적으로 소각으로 연결되는 것이 관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사주가 매입돼도 소각되지 않고 회사 계정에 자산으로 남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사주가 기업 지배구조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이 오래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여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중요한 제도 개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빠르면 12월, 늦어도 2026년 1월쯤에는 처리되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책적 모멘텀도 될 수 있습니다.
배당소득과 관련해서는 배당소득 분리 과세안이 발표됐습니다. 35%로 분리과세 세율이 발표됐는데, 시장에서는 “35%는 너무 높은 것 아니냐?”, “현재 종합과세 최고세율이 45%인데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35%가 아니라 25%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대체로 20~25% 수준이 많습니다.
세율이 낮아지면 기업들이 배당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주주 환원이 강화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국내 증시에 장기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세제 혜택을 마련해 해외 투자자들을 유인하겠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방식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옥 위원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국내 주식 시장에 개인 투자자가 장기 투자하려면 우선 개인 투자자가 시장에 있어야 합니다. 즉, 떠났던 개인 투자자가 돌아와야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왜 미국 시장으로 떠났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주식은 ‘장기적인 우상향’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주식은 오래 보유하더라도 오를 듯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험을 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불신이 커진 상황입니다.
국내 증시에서 장기 보유가 가능해지려면 기업 실적이 우선 받쳐줘야 합니다. 구조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적이 기본입니다. 정책적으로 지원할 방안은 많지 않습니다. 이미 소액주주 양도차익은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늘릴 여지도 제한적입니다.
그나마 논의되는 것 중 하나가 ISA 비과세 한도를 늘리는 방안입니다. 다만 “ISA 한도를 늘려도 그 안에서 순환매만 일어나 효과가 없지 않느냐”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 조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같은 강력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함께 가야 개인 투자자의 장기 투자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개인 투자자들도 올 연말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연말과 2026년 투자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조언해 주실 사항이 있다면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옥 위원님?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2025년은 코스피가 많이 상승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영역까지 도달했습니다. 모두가 수익을 봤을 것 같지만, 최근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분들이나 소외주에 투자한 분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판다’는 이상적인 전략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저점을 기다리면 결국 못 사고, 고점을 기다리면 못 팔게 됩니다. 그러므로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강세장에도 조정은 반드시 옵니다. 조정이 있기에 과도한 레버리지는 자제하고 리스크 분산 전략을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2026년에도 정책과 성장률이 받쳐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 상승 여력은 있습니다. 기존 투자자는 앞으로 발표될 정책과 금리를 주의 깊게 보면 좋겠고,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분들은 지금 높은 주가 수준에서 개별 종목 선택을 서두르기보다는 ETF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가 상승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많은 개인 투자자가 포모(FOMO)를 겪습니다.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니냐?”라는 두려움 때문에 무리하거나 서둘러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상승기에도 조정은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조정은 언젠가 반드시 오기 때문에, 성급하게 종목을 선택하거나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충분히 조정이 오고, 내가 보기에 매력적인 가격까지 내려갔을 때 진입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또, 1~2가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ETF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포트폴리오 방식의 투자에 적합합니다. 올해 주가 상승에서 소외감을 느낀 투자자 대부분은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경우가 많습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사용하면 시장 전체의 상승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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