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핵심 사업인 TK 신공항이 재정 조달 문제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 타운홀 미팅 때 국비 지원 가능성이 시사되었지만, 올해 말까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진행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대구를 찾은 정청래 대표가 TK 신공항 관련한 공자기금 반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회전 하던 공항 문제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 <월간정치>는 TK 신공항의 여당 지원사격 가능성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대구의 정치권 상황을 토론합니다.

[김은혜 사회자]
지역 현안이 대구·경북 신공항입니다. 내년에 착공해야 하는데 사업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 시작이 불가능합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19일 대구에 와서 TK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자기금의 정부 융자를 적극 검토할 뜻을 밝혔습니다. 여당의 지원사격이 있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정청래 대표가 요즘 잘나가는 분이잖아요. 민주당의 1, 2인자를 다툰다는 얘기도 있는데, 대구까지 와서 기껏해야 얼마 되지도 않는 공자기금 이것 정도 못 해주겠습니까? 저는 민주당이 해줄 거라고 기대합니다.
약간 농담이 섞인 이야기이지만, 공자기금은 빌려오는 겁니다. 나중에 대구시가 갚아야 하는 돈이고, 이자는 정부가 좀 부담하겠다는 건데 그래도 상당히 진일보한 얘기입니다. 내년에 예산을 말할 때 ‘꼭지를 단다’, ‘첫 단추를 끼운다’라는 표현을 국회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이 많이 하잖아요.
이게 10조가 될지 20조가 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비용이나 금융 비용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빨리 착공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부지 매입을 해야 하는데, 당장 이 정도 수준이라도 받아서 내년에는 군위, 의성 일대의 땅을 매입해야 진행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풀릴 사안이 아닙니다.
[김은혜 사회자]
강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강수영 변호사]
자금이 없어서 첫 삽도 못 뜨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자기금을 빌리면 매입 비용으로 쓰면서 그제야 첫 삽 정도는 뜰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대구에는 민주당을 설득할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현직 의원도 없고 영향력 있는 정치인도 없습니다. 민주당에 계신 분들이 서운할지 모르지만, 예를 들어 시의원이라도 몇 분 계셨다면, 영향력 있는 분이 계셨다면, 현역 의원이 한 분이라도 계셨다면 그게 통로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또 그 표를 의식해서 민주당이 다른 움직임을 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내년 지방선거에 한 자리도 안 나올 건데 왜 이걸 해줘야 하냐”라는 목소리가 실제로 민주당 안에 있습니다. 대구 시민들이 생각해야 할 지점입니다. 어떤 당이 다수당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전부 가져가 버리면 정권이 달라졌을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정치가 편중돼서는 안 된다는 사례를 꼭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은혜 사회자]
그렇네요.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고 있는 국민의힘을 보면, 민주당과 동행해서 이 사태를 풀 의지가 있을까요?

[강수영 변호사]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는데, 심하게 말하는 분들은 “내년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넘겨주지 않으면 협조 못 구할 것 같다”라고 하더군요. 우스갯소리지만 결국 협력이 안 된다는 겁니다. 연결고리가 끊겨 있고 게다가 완전히 적대화하고 있잖아요, 이재명 대통령을. 벌써 정권 퇴진 운동까지 하고 있지요. 협치가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지역 현안은 표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 대 강’으로만 가는 게 정치인들 개인의 영향력을 키우고, 스타가 되고,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시민들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는 걸림돌이 됩니다. 정치인들도 알아야 하고, 그 이전에 시민들이 이를 간파해서 표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게 적대 관계만 만들고 양당제하에서 어부지리만 얻으려는 행태를 계속 보이면 “우리도 당신들을 선택하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줘야 정치인들이 달라집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대구 타운홀 미팅 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신공항을 건의하니까 “왜 지난 번 당신들이 정권 잡았을 때 안 했느냐”라는 뉘앙스로 이야기했잖아요. 이재명 대통령이 그 정도로 이야기했다면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챙겨줄 것 같습니다.
물론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지역에 민주당 의원이 없고,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이 현장에 보이지 않아서 정부 내에서 프로세스를 잘 챙길 인물이 부족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안은 정치적 사안을 넘어서 지역 균형발전, 국토의 고른 성장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철학에 부합하는 인프라 구축입니다. 오히려 민주당 정부가 이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은혜 사회자]
선거를 앞두고 더 많은 토의가 있겠죠. 지자체장들의 행정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에 김민석 총리가 오세훈 시장의 한강버스, 종묘 일대 개발을 비판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우리 지역 같은 경우는 시장이 공석이긴 합니다만, 우리 지역의 행정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선거를 앞두고 평가받아야 할 텐데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대구시는 홍준표 시장이 대선 출마 이후 공석이 되고 있잖아요. 김정기 부시장 대행 체제인데요. 저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되돌아보면 홍 시장이 대권에 초점을 너무 맞춰 시정을 이끌어간 흔적의 부작용이 있어요.
예를 들면 대구 지역 문화단체를 통합한 문화예술진흥원이 계속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예술은 독창성과 개별성이 중요한데 관료적으로 묶어버리니 문제가 계속 생기고 있죠. 또 ‘디자인진흥원’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두고 “우리는 관계없다”, “대구시가 알아서 해라”, “산자부가 알아서 해라” 이러한 식으로 되면서 불만도 큽니다. 또 즉흥적인 국장급 인사와 문책 인사도 있었는데요. 정책연구원으로 내보냈다가 6개월 뒤에 다시 데려오며 마치 ‘길들이기’처럼 보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4호선이 경전철인데 모노레일이 아닌 방식으로 확정해 밀어붙였잖아요. 3호선과 비교하면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취수원 문제도 그렇습니다. 이전에 어느 정도 합의됐던 것을 안동댐으로 다시 선회하면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신공항 문제도 홍 시장이 검사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법적으로만 너무 접근했습니다. “법만 만들면 된다”라는 식인데, 현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법은 만들 수 있지만 돈이 어디 있고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잖아요. 그래서 신공항도 사실상 표류해 왔습니다. 지금 시장이 공백 상태이긴 하지만 부시장이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른 시일 내에 내년 선거를 거치면서 대구의 이슈들을 다시 토론 등으로 잘 정리하고 집중할 것을 선별해 내년 이후에는 대구가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김은혜 사회자]
강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강수영 변호사]
제가 가장 아쉽게 보는 것은 시의 채무 비율을 줄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광주, 서울에 이어 세 번째 수준입니다. 홍준표 시장이 줄곧 이야기했던 것이 “대구시의 체질을 개선해 채무를 줄이겠다”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공적 기금들, 성평등 기금 같은 것도 없애고 상환에 사용하겠다는 취지였죠.
그런데 “약자를 무시하고 정치 행정을 한다.”, “대구시의 빚이 줄어들면 행정이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 그게 대선으로 가는 홍보 수단이 된다”라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로 해당 구호조차 지키지 못한 겁니다. 상당히 뼈아픈 대목입니다. 앞으로도 지켜봐야겠지만, 행정에서 구호만 앞세우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신공항과 대구·경북 행정 대통합도 그렇고요. 장밋빛 전망만 먼저 내놓고 마치 대구시가 천지개벽할 것처럼 말해놓고 대선이 끝나니 아무것도 된 게 없는 상황이 반복되잖아요.
지방정부의 행정은 개인의 정치적 성장을 위한 땔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앙 정치에 야망을 품은 사람이 지방정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은혜 사회자]
아직 공식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없지만 하마평은 많이 오르고 있는데요. 두 분은 마지막으로 차기 대구시장 대진표가 어떻게 짜일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백마 탄 초인’이 오면 좋겠지만, 정치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이니까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구 지역 국회의원 중 다선 의원들인 주호영, 윤재옥, 김상훈 의원 정도가 원론적 형식으로 본인 간 합의 추대를 원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몇몇 야심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는 명분이 늘 중요하지만, 내년 대구시장은 지금 우리가 논의했듯 ‘야당 후보’의 역할이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야당 출신 시장의 역할을 잘 헤쳐 나갈 사람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오느냐, 안 오느냐가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 추대위도 꾸려져 있죠. 한 마디로 “모셔오겠다”라는 건데요. 다만 김부겸 전 총리는 차기 대권에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어, 대구시장 출마가 본인에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지점이 될 것이기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김은혜 사회자]
강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아까는 “너무 중앙정치에 열망이 없는 사람이면 좋겠다”라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
[강수영 변호사]
개인적인 희망 사항이고, 현실 정치로 보면 여전히 국민의힘 출신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국민의힘 내부의 경쟁이 더 중요해지는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 전략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투톱이 장동혁, 나경원 의원인데요.
최근에는 “호남에 한 달에 한 번 가겠다”라고 했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전광훈,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황교안 전 총리까지 모두 잡겠다는 식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대항할 세력은 다 뭉치자”라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모두가 예견하듯 대구시장 자리는 확보된 자리처럼 보일 수 있고, 각 정파가 지분을 요구할 여지가 생깁니다. 전한길 같은 사람도 “내가 점 찍는다”라고 했습니다. 농담이 아니라 현존하는 위협입니다.
결국 과정에서 큰 파열음이 생길 텐데, 장동혁 대표가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입니다. 저는 결국 정리가 돼서 2파전, 즉 전광훈 쪽과 세계로교회 전한길 쪽이 치열하게 다투고, 경선을 통해 누군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슬픈 이야기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국민의힘 내부가 그렇게까지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결투장으로 치닫게 되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전광훈 목사도 여러모로 위태로운 상황이고, 전한길 전 강사의 영향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한 발언도 무리수가 있었지만, 지금 말하지 않으면 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강 변호사님과 다르게 보는 것은, 국민의힘의 강성 주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도적으로 부상한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는 점입니다. 거의 해산 수준까지 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상식을 가진 정당이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공천 과정은 민주당이 매우 치열하지만, 국민의힘도 치열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말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대구는 1당 독점 구조가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된 국민의힘 대구시장이 어떤 태도로 지역민에게 호소하고, 정부 여당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은혜 사회자]
민주당에서 나설 사람이 올 것인가, 그리고 국민의힘의 전체 흐름이 대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앞으로 두 분이 말씀하신 내용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강수영 변호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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