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지난 10월 27일에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뒤, 한 달 만에 3800선까지 밀렸습니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금리인하 전망이 주춤하고, AI 거품론이 나오면서 변동성이 큰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토크ON>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주식 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증시 전망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코스피가 다소 밀리긴 했지만, 4000선을 이렇게 빨리 돌파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조정 장세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있었고, 실제로 조정 국면에 들어가 3800선까지 밀렸습니다. 시장 변동성이 꽤 커 보이는데요. 황세운 연구위원께서는 코스피 장세를 어떻게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격적인 조정 장세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소 연말까지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 좀 더 길게 보면 내년 1월까지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10월 말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를 최초로 돌파했고, 11월 초에는 4200포인트까지 상승했습니다. 불과 5개월 만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5월 말 기준 코스피는 약 2700포인트였는데, 11월 초에 4200포인트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무려 1500포인트 이상의 상승이고, 비율로는 60% 이상의 수익률입니다.
‘기록적인 주가 상승’이라고 할 수 있는데, 폭발적인 상승이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11월 들어 주가가 널뛰기를 보이고 있는데,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 100포인트 떨어지는 날도 많아졌고, 반대로 1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날도 많아졌습니다.
결국 투자자들이 현재 주가 상황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작은 재료에도 매도세 또는 매수세가 크게 나타나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조정 장세의 특징이며, 변동성이 매우 큰 현재 장세는 조정 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소 연말까지는 이런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옥영경 연구위원 보시기에는 주식 시황과 변동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11월 한 달 동안 변동성이 매우 큰 장이 이어졌습니다. 원인을 보면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11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만 약 12조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판 업종을 보면 반도체나 조선업처럼 증시를 주도한 종목들입니다. 해당 종목들은 실적이나 기대치도 나쁘지 않은데, 결국 왜 팔았느냐를 보면 ‘환율 부담’이나 ‘차익 실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매도가 시작된 시점을 보면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하며 상승하던 구간이었기 때문에, 환율 상승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AI 버블론과 12월 FOMC 불확실성 등 위험자산 회피 요인이 많습니다. 여러 문제 중에서 가장 먼저 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2월 11일 열리는 FOMC입니다.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코스피 하락은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으로 보인다고 말씀을 주셨는데요. 단기적인 조정으로 보이십니까? 혹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그래프가 우상향이 아니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본다면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가파른 상승 이후에 나타나는 기술적 조정이라고 보고 있고, 이러한 기술적 조정은 2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증시 주변 환경을 생각해 보면 상승 동력이 훼손됐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제도적 변화’인데요. 한국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상법 개정안의 1차, 2차 개정안은 이미 확정됐고, 현재 3차 개정안이 예정돼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된 내용이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세법 개정을 통해 배당 분리과세 세율이 기존 발표된 35%에서 25%로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이런 제도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점을 보면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올해 하반기, 특히 4분기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공급보다 더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점을 고려하면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는 1%대 성장률이지만 내년에는 1% 후반 또는 2% 정도 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 환경, 정책 방향, 반도체 업종 사이클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옥영경 위원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저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아직 코스피의 상승 추세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해당 구간만 잘 넘기면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있다고 봅니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 개선됩니다. 여기에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도 뚜렷합니다. 부동산에 쏠려 있던 가계 포트폴리오가 일정 부분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됩니다. 따라서 코스피는 충분히 상승 여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AI가 여기에서 끝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AI 사이클이 지속된다면, 현재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라 하더라도 이후 다시 중장기적 상승 추세로 진입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근 주가가 오르내린 주요 요인 중 하나가 ‘AI 거품론’입니다. 인공지능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거품론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거품론이 과도하다”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매우 높은 수준에 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수준의 주가가 유지되거나 더 오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실적이 필요합니다. 내년 이후에도 AI 업종의 실적이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주가가 실적을 온전히 정당화할 수 있는지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이후 AI 업종 주가가 매우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속도가 유지되려면 순이익이 지금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야 합니다. 거품 여부는 결국 지나 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거품론이 계속 커지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옥 위원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지금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고요. 하지만 “버블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버블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수익이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3분기뿐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까지 매우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이 좋다 보니 “엔비디아의 가격 협상력이 너무 강해 빅테크 실적이 나빠지는 것 아니냐?”, “빅테크가 빚내서 투자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빅테크의 자본적 지출 대비 현금흐름은 양호한 수준입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기업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소형 기업에 더 국한된 문제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AI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의심할 시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시장에서 버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기업의 투자 속도, 매출 증가 대비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계속 이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성장 흐름 속에서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거품이 한순간에 꺼져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또 다른 요소 중 하나가 ‘환율’인데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거의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고환율이 지속되는 이유, 원‧달러 환율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으로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500원 정도로 예상합니다. 지금 매우 높은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고 있는데, 외환시장의 기본적인 수급 구조가 많이 바뀐 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환율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미국의 통화정책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서 나타나는 ‘정책 금리 차이’였고, 둘째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는 수출 중심 국가이기 때문에 무역흑자가 늘어나면 달러 유입도 증가해 환율에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 요인 외에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 변화가 환율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는 약 60억 달러였는데, 같은 달 개인들의 해외 주식 순투자 규모는 68억 달러였습니다. 즉 60억 달러가 들어왔지만 68억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입니다. 올해 지속적으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고, 작년부터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급증으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했고, 국민연금 역시 매년 약 10%씩 해외 자산을 늘리고 있어 달러 수요를 꾸준히 늘리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현재 1,400원대 중반~후반 수준의 환율이 단기간에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옥 연구위원님, 추가로 말씀하실 부분 있을까요?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저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투자 행태 변화로 미국 주식 투자 증가가 계속되면서 달러 수요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환율이 너무 오르면 미국 주식 매수에 부담을 느꼈겠지만, 지금은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환율이 올라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내부적으로 달러 보유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까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1,500원 터치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며, 1,450원~1,49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주식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그리고 코스피 체질 개선에 대한 논의도 많은데 두 분 의견을 듣겠습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금리 전망과 글로벌 증시 영향에 대해 황 연구위원님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낮은 금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연준도 이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10월 말~11월 초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11월 하반기부터는 인하 예상이 더 강해졌습니다. 흐름을 고려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12월에 0.25%포인트 인하해 3.75%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연준 금리와 글로벌 증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이 지배적입니다. 연준은 데이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고용시장은 둔화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안정적이라는 신호가 나오고 있으며, 연준 위원들도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페드워치 기준으로도 25bp 인하 확률이 80% 이상입니다. FOMC에서 12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유동성 증가로 증시는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만약 데이터를 이유로 동결이 되더라도 이는 '데이터 부재' 때문이지 전체 기조의 변화는 아니라고 보며, 완화적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 조정은 있을 수 있어도 전체 흐름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럼 국내 금리 얘기도 해보죠. 지난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는데, 내년 한국 금리 전망과 자본시장 흐름은 어떻게 보십니까?
[옥영경 iM금융지주 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5월 이후 4회 연속 동결입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지 않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리 인하 필요성도 낮습니다.
만약 12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면 우리도 인하 여력이 생기겠지만,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동결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다만 정부 목표대로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1분기 기저효과로 성장률이 잘 나오지만 2분기 이후 내수 지표가 부진하다는 데이터가 확실히 나오면 하반기 1회 정도 인하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동결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세운 박사님, 우리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정책 금리가 결정됐는데요. 주목하신 지점은 어디입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준금리가 동결됐습니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불안감과 가계부채와 연결된 부분, 환율 불안감이 동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5%’라는 수준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이 아니라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적정선이 어디일지를 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전체적인 경제성장률, 특히 잠재성장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2026년 우리나라 잠재 경제성장률은 1.5%~2% 사이로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1%대 중후반 정도가 잠재성장률일 것이고, 그렇다면 현재 2.5% 기준금리는 조금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까지는 충분히 내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는 환율이나 자산 가격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경제성장률도 고려 대상입니다. 2026년에는 성장률이 2% 내외로 예상되고, 인플레이션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환율이 높아서 2026년 상반기까지 우려가 이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2026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 번 정도 인하 가능성은 있다고 개인적으로 예상합니다.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인하한다면, 새 연준 의장이 더욱 비둘기파적일 경우 2번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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