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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대학가 뒤흔든 AI 컨닝···‘부정행위’? ‘학습 혁명’?”

윤영균 기자 입력 2025-11-28 10:43:12 조회수 174

연세대학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규모 부정행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AI로 작성한 과제와 발표물이 넘쳐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겁니다.

학생들은 강의 자료를 AI에 넣기만 해도 예상 문제와 답안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료 조사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대부분을 AI가 대신한다는 고백도 나옵니다. AI는 이미 ‘학습 도구’를 넘어 ‘학습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대학들도 AI 판독기를 도입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단어 치환이나 일부러 띄어쓰기 오류를 넣는 우회법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습니다.

만나보니,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만나 AI 시대에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A. 네, 안녕하세요.

Q. 교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영남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고 사이버 감성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박한우 교수라고 합니다.

Q. 교수님, 이번에 연세대 컨닝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A. 이번 연세대 사태는 저는 몇몇 학생들의 일탈 행위라고 보지는 않고요. AI 시대에 들어와서 새로운 교육 평가 시스템이 필요한데 시스템이 현재 학생들의 트렌드와 서로 맞지 않는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지금의 평가 방식은 너무 과거 인간 중심적으로 되어 있죠. 혼자서 외부의 도움 없이 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죠. 기존의 그와 같은 평가 방식은 오히려 AI가 상당히 잘하고 있어요. AI가 예컨대 정리를 하고 내용을 요약하고 구조화하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학생들은 AI를 통해서 그런 평가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받는 것이죠.

그런데 그것이 무작정 잘못되었다, 윤리적으로 이것은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일종의 '아노미 현상'을 바라보는, 혹은 아노미 현상을 대처하는 그러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의 교육과 평가 현실이 낡았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낡은 시스템으로서 새로운 학생들 새로운 기술을 우리가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났던 그런 현상은 부조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또한 새로운 교육 제도 평가 방식을 만드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지금은 AI 시대잖아요. 지금 이 시대의 대학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A. 저는 '셀프 트레킹'이라고 하는 그러한 개념을 지금 도입하고 있는데요. 셀프 트레킹은 자기 자신을 추적하는 건데요. AI는 우리가 하는 행동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학생이 하는 과정의 데이터들의 셀프 트레킹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AI와 학생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했는지 어떤 학생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AI를 사회적 행위자처럼 인식하고서 자기의 친구나 동료처럼 프롬프트를 짜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어떤 학생은 AI의 프롬프트를 작성하면서 자기의 동생 혹은 자기 아랫사람처럼 소위 반말을 써가면서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친구가 있을 것이고, 어떤 학생은 AI의 프롬프트를 작성하면서 아주 짧게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친구도 있겠죠. 그런 것들도 다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AI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 그 방식 자체가 그것에 따라서 우리 학생들의 새로운 어떤 AI와의 협동 창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거고, 또한 저는 셀프 트레킹과 함께 한 가지를 더 이제 중요시하는데요. 그것은 탈 중앙화된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교수자 1인이 학생의 모든 학습 내용을 평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아주 인간 중심적인 평가 방식이죠. AI를 통해서 수업하고 AI를 통해서 시험을 봤다면 학생이 있는 모든 과정이 AI가 또한 평가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AI에 기반한 평가라고 하는 것을 도입할 수 있죠.
평가의 주체가 교수뿐만이 아니라 학생이 사용하고 있는 AI가 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평가의 주체가 다양화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초기이지만 앞으로 다 가능해지기 때문에 인간 중심으로 설계하고 과거에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영역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서 인간이 AI를 통해서 좀 더 확장된 역량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그러한 확장된 역량들을 평가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히려 학생들이 AI를 통해서 나의 존재론적인 가치를 확장하고, 나의 기능적인 도구적인 능력을 확장하고, 또 학생들이 AI를 또 다른 학습 파트너로 생각하면서 확장된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데, 오히려 과거의 인간 중심적인 판단과 평가 방식은 확장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듯한 그런 게 되어 가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의 고유한 역량과 비판이 물론 중요하겠지만 확장된 역량, 확장된 비판적 능력, 그런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학생들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그 능력과 학생 고유의 역량 사이의 경계가 좀 모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건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A. 학생들이 AI를 사용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AI에서 나오는 아웃풋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것은 반드시 0점으로 처리하고, AI가 나온 아웃풋의 과정들에 대해서 투명하게 데이터를 축적한 다음에 그 데이터들을 다시 비판과 서술적으로 정리한다면 충분히 평가할 수 있고, 인간의 포스트휴먼, 트랜스휴먼의 개념으로 우리가 새롭게 또 학생 상을 새롭게 정립하지 않으면 우리는 과거의 아날로그 방식 20세기의 방식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5년이나 10년 뒤에는 대학의 교육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합니다.

A. AI가 도구를 넘어서서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거든요. 또한 파트너뿐만이 아니라 자기의 어떤 존재론적인 의미들을 확장하는 것이 된다면 교육은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가 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이런 물리적인 교실 환경도 바뀌어야 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AI가 일종의 단순히 숨겨져 있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피지컬 AI'라는 표현에서도 나타나듯이 로봇이라든가 아바타처럼 교실 환경에서도 AI가 실체를 가진 형태로서 등장하는 거죠. AI는 이렇게 대답하는데 너는 왜 이렇게 대답하니, 너와 AI 간의 간극은 어떤 것이 있느냐는 거죠.

지금은 a 학생의 질문을 하고 b 학생한테 다시 a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한 번 코멘트를 듣는다든가 다시 논평을 듣는 형태잖아요. 피지컬 AI 시대가 되면 이것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되는 것이죠. AI 자체가 교실 환경에 들어오는 거죠. 이것은 대학 교육에서는 좀 늦을 수 있으나 초등학교 교실 현장에서는 지금 가보면 벌써 들어올 수 있는 준비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은요, 애들은 벌써 태블릿은 거의 일상화가 되어 있고요. 선생님들은 앞에서 여러 가지의 교육 공학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요. 피지컬 AI가 5년 안에 초등학교 교실 현장에 들어오는 것은 그렇게 우리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 초등학교 학생들이 성장을 해서 대학교에 왔을 때는 당연히 대학 교육도 변화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물리적인 교실 환경도 변화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AI 시대에서도 대학 교육의 본질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본질이 무엇일까요?

A. '셀프 릴라이언스' 자립의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립'이라고 한다면 학생 스스로가 본인이 상아탑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모델로 갈 것인가? 아니면 학생 스스로가 자기가 사회적인 성취를 달성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가치들을 만들어내고 이와 같은 기업가적 대학으로 갈 것인가? 학생 스스로가 판단하고 거기에 따라서 좀 더 세분되고 맞춤화된 교육들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a라는 과목을 들을 때는 상아탑적인 그러한 모델의 수업이 될 수도 있을 거고, b라는 수업을 들을 때는 비즈니스 가치를 중요시하는 수업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c라는 수업을 들을 때는 아무것도 교수가 해주지 않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찾아서 할 수 있는 거고 이때 스스로 찾는 것은 인간의 확장된 역량 피지컬 AI가 함께하는 것이죠. 절대 혼자가 아닌 거죠.

피지컬 AI 시대가 되면 확장된 역량이 늘어나니까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그러면 대학 교육은 결국 인프라와 하드웨어와 자원들을 제공하는 것이고 교수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지켜보는 탈 중앙화된 평가 주체의 한 명인 것뿐이죠.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양성할 것인가라는 그 관점에서 인간이 AI 시대에 어떻게 협력하고 서로 간에 소통하면서 진화할 것인가라는 그런 관점에서 평가 제도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고 교육의 방식도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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