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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미국에서 가장 합격하기 어려운 대학? 미네르바 대학 총장이 얘기한 비밀은?

윤영균 기자 입력 2025-10-18 10:00:00 조회수 74

세계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 바로 미국 미네르바 대학교입니다. 전통적인 캠퍼스 없이, 전 세계 도시를 무대로 학생들이 배우고 생활하는 혁신적 교육 모델로 지난 4년 연속 WURI가 선정한 ‘세계 혁신대학’ 1위에 오른 대학인데요.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해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수업이 이어지는 미네르바 대학교. 학생들은 4년 동안 샌프란시스코와 베를린, 서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7개 도시를 옮겨 다니며 학업과 현장 경험을 동시에 쌓습니다. 전통적인 강의실 대신 ‘액티브 러닝 플랫폼’이라 불리는 온라인 토론 수업으로 전 세계 교수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합니다. ​만나보니, 미네르바 대학교를 이끄는 마이크 매기 총장을 만나 그 비전과 미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총장님 안녕하세요.

A. 안녕하세요.

Q. 총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마이크 맥기, 미네르바 대학교 총장입니다.

우리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정의로운 미래에 헌신하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합니다.

Q. 미네르바 대학교가 세계에서 가장 입학하기 힘든 대학교 중 하나라고 하던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A. 네, 저희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 하버드 대학교, 예일, 프린스턴, MIT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선발이 까다로운 대학들에 포함됩니다.

이는 저희가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재능 있는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아직은 규모가 작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대학이라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학을 성장시켜 더 많은 학생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한국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Q. 총장님께서 하버드나 MIT 같은, 또 예일 같은 대학교보다 더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저는 전 세계의 많은 뛰어난 학생들이 자신이 가장 열정을 느끼는 진로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롭고 혁신적인 고등교육 방식을 찾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미네르바 대학교의 교육 모델을 살펴보았고,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도시들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 중심의 교육에 주목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학생이 저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의 이런 관심과 열정, 그리고 저희가 아직 소규모 대학이라는 사실이 결합해 입학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Q. 합격률이 낮다는 게 좋은 대학교의 조건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데 미네르바 대학교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요?

A. 네, 저도 동의합니다. 입학이 까다로운 대학이라는 것이 반드시 ‘우수한 대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 미네르바 대학교는 4년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학생들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전 세계 학생들의 지식과 역량을 가장 효과적으로 키워줄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 결과, 저희는 두 가지 혁신적인 요소를 특히 잘 구현한 대학을 설계했습니다.

첫 번째 혁신은 ‘대학의 주거 생활’을 완전히 새롭게 상상한 것입니다. 저희는 이를 진정한 ‘글로벌 빌리지’, 즉 세계 공동체로 만들었습니다.

100개국이 넘는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며, 샌프란시스코·부에노스아이레스·베를린 같은 도시를 함께 이동하며 학업과 삶을 공유합니다. 이는 미래의 글로벌 리더에게 꼭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전 세계의 동료들을 이해하고, 평생 이어질 개인적·전문적 관계를 쌓아야 합니다.

두 번째 혁신은 ‘교육 방식’의 혁신입니다. 저희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운영하며, 수업마다 깊이 있는 토론과 논쟁, 탐구가 이루어집니다. 미네르바에는 ‘강의식 수업’이 없습니다.

학생들은 모든 수업에서 의미 있고 깊은 대화와 탐구에 참여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 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네르바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배우는 학생들은 동시에 전 세계의 실제 프로젝트, 서울,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하이데라바드 등 각 도시가 경제적·지리적·문화적으로 마주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에 그 지식을 즉시 적용합니다.

Q. 지방 대학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 또는 미네르바 대학교가 또 지방 대학교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방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이 부분은 현재 우리가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어떻게 하면 농촌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함과 동시에 전 세계의 농촌 공동체와도 교류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학기 중 한 번의 순환 프로그램(semester rotation)을 농촌 지역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우리의 연구와 프로젝트를 세계 각지의 농촌 지역과 연결하는 데 특히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좋은 사례로는 코스타리카의 어스대학(Earth University)과의 협력 관계를 들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지속 가능한 식품과 농업을 주제로 한 ‘지속가능성 연구소(sustainability lab)’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코스타리카의 농촌 지역으로 직접 가서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전공 학생 중 다수는 전 세계 농촌 지역이 직면한 구체적인 문제들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이처럼 농촌 공동체에 의미 있는 연구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우리가 매우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중요한 방향입니다.

Q. 점차 AI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데 지방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경쟁력을 가져야 할지···

A. 대구의 학생들에게 인공지능(AI)에 관해 조언하자면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AI를 학습의 대체재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AI는 학습을 매우 ‘마찰 없이’ 쉽게 만들어주지만, 그것은 오히려 좋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가 어려운 일을 해낼 때 비로소 지식이 오래 남고, 진짜 실력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에게 대신 답을 시키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AI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우리 미네르바 대학 학생들도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는 학생 평가 방식을 전면 개편했습니다. 학생들이 “AI가 내 과제를 대신 해줄 수 있다”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게 하려고 모든 과제를 그런 일이 불가능하도록 평가 구조를 바꿨습니다.

둘째로, 자신이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의 방향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이 여전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더 효과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은 우리가 모두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AI가 인류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주더라도, 여전히 인간이 맡아야 할 중요한 역할이 많습니다. 따라서 AI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하면서도,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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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균 novirusy@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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