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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마라톤 대회 난립'에 '상탈족' 까지···'러닝 열풍' 속 보완할 점은?

김은혜 기자 입력 2025-10-13 10:00:00 조회수 55

최근 러닝이 유행하면서 마라톤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마라톤 대회들이 생겨났지만, 일부는 대회의 부실한 운영과 준비 부족에 따른 안전 문제로 러너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러닝 열풍과 함께 상의를 벗고 뛰는 행위를 하는 이른바 '상탈족'도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토크ON>에서는 러닝 열풍이 불러온 이면과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토론하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한 교수님, 국내에서 마라톤 대회를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발굴하고 새로 설치하고 개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보십니까?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경쟁적으로 많이 개최됩니다. 현재 지자체가 직접 주최하거나, 스폰서를 하는 대회만 해도 200개가 넘습니다. 또 스포츠 관광 개념이 도입되면서, 앞서 언급한 ‘런트립’처럼 지자체에서 관광 수입으로 얻는 효과도 큽니다.

예를 들어 음성 마라톤에는 5,000명이 참가했고, 특산품 부스는 완판이 됐습니다. 제주 국제 마라톤에서는 관광객이 20% 증가했고, 부산 마라톤은 경제 효과가 약 500억 원으로 소개됩니다. 서울 하프 마라톤 대회는 환경 보호를 테마로 한 플로깅을 도입했고, MZ세대 참여 비율이 66%에 달합니다. 이처럼 지자체가 목표한 다양한 효과가 달성되고 있어, 현재 러닝이 지자체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즐겁게 관광하는 목적의 육상 대회라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성적을 내는 마라톤 대회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요건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오 감독님, 국내 여러 마라톤 대회를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보십니까?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우리나라에는 ‘4대 마라톤’이 있습니다. 동아마라톤, 중앙마라톤, 춘천마라톤, 그리고 대구마라톤입니다. 동아·중앙·춘천마라톤은 언론사가 주최하고, 대구마라톤은 대구시가 주최합니다. 언론사 주최 대회는 수익과 홍보가 목적이고, 대구마라톤은 시에서 주최해 수익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대구마라톤식으로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대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 서울에서는 작은 마라톤부터 큰 대회까지 주 2회, 연간 약 100개 대회가 열리고, 전국적으로는 1,000개 이상입니다. 대부분 작은 중소 마라톤 대회는 주최 측이 수익을 가져가는 형태이므로, 비용을 낮추고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구마라톤 코스 설계와 진행 방식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대구마라톤은 2001년에 개최되었습니다. 2011년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를 홍보하고 축제로 만들기 위해 2001년부터 대회가 열렸습니다. 2023년까지는 국채보상공원에서 출발과 골인을 시내 전 지역 두 바퀴 코스로 진행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대구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골인하는 코스로 변경되었습니다. 코스가 평탄하고 기록이 잘 나오는 구조로 설계되어, 기록 향상에도 유리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한 교수님, 전반적인 대구 국제 마라톤 운영에 대해 추가로 평가해 주실까요?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감독님 말씀처럼 2024년 코스 변경으로 기록이 좋아졌고, 고저차도 50m 이내로 평탄해 기록이 잘 나오는 대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풀코스와 5k, 10k 코스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 순환 대회 특성상 교통 통제가 심하고 시민 불편이 큽니다. 또 대회의 특징이 부족해, 예를 들어 보스턴 마라톤처럼 언덕 등 특별한 지형을 활용한 요소가 부족합니다. 평이한 코스 설계로 선수 유입에는 유리하지만, 차별화 측면에서는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참가자 만족도는 90% 이상으로 높습니다. 다만 행정 관청이 운영하다 보니 경영적 관점에서 파생 효과나 이벤트를 통한 홍보 등, 대회의 부가 효과 창출은 아직 미흡한 편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비슷한 지적 하나만 더 짚어보고, ‘운동으로서의 러닝’을 살펴보겠습니다. 예전에 자전거 동호회도 비슷한 민원이 있었습니다. 도로를 막고 지나간다는 불편이 있었죠. 러닝 크루 역시 혼자 자기만의 러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길을 막는다든지, 달리다가 상의를 탈의하는 ‘상탈족’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교수님, 이런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저는 개인적으로 상의를 벗고 달리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이런 현상은 문화로 정착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배척하거나, 외국에서 하니까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식으로 법적 제재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지금 보다 중요한 것은, 길을 막거나 소음을 내고 쓰레기를 투척하는 등 기본적인 문제를 막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현재 N사 등에서는 러닝 예절 캠페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러닝 인구가 확대되면 자전거 도로처럼 러닝 전용 인프라도 확충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커뮤니티 스스로 자정 노력이 필수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봅니다.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상탈족은 아직 대한민국 정서상 용인이 어렵습니다. 유교 문화의 영향도 있고, 외국은 상의를 탈의하고 뛰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입니다. 정답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크루 활동과 러닝의 기본 조건은 ‘질서’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질서를 지키고, 환경을 고려하며 러닝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성방가나 쓰레기 문제 등 환경적 요소를 개선하면 크루 문화는 추천하고 지원해야 할 지속 가능한 현상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건강한 운동으로서 러닝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효과는 무엇일까요?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장점이 매우 많습니다. 신체적 건강 측면에서 혈관 건강에 탁월합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심장이 강화되고, 심장 활동을 통해 뇌도 활성화됩니다. 정신적 효과로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며 엔도르핀, 도파민 분비로 긍정적 효과와 스트레스 해소, 우울증 완화가 가능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초보자가 대구에서 달릴 만한 코스 추천은요?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어디를 뛸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대구마라톤 길’을 체험형으로 상품화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교통 상황 등에 대해 아주 세심하게 고려가 돼야 되겠지만요. 대구마라톤이 세계 수준의 마라톤의 길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조금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고요. 또 대구를 둘러싼 산세를 활용한 트레일 러닝 코스도 가능하고, 군위군·달성군 등 장거리 러닝에 적합한 경치 좋은 곳도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감독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대구에서 뛰기 좋은 곳을 추천하신다면요?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대구에서는 신천 둔치, 낙동강·금호강 주변 둔치가 뛰기 좋습니다. 둔치 코스는 잘 정비되어 있고, 꽃과 풀 등 자연환경도 뛰기 좋습니다. 외국과 비교해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즐겁게 달릴 수 있습니다. 저도 외국에 나가서 조깅도 해봤는데요. 유럽은 우리나라만큼 꾸며놓는 장소가 잘 없더라고요. 또, 외국은 화장실 문화가 섬세하게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된 냄새도 나고 하는데, 국내는 그런 일이 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장 달리고 싶다면 둔치부터 가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일주일에 얼마나 뛰는 것이 적절할까요?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하루 30분, 주 5회 정도 중강도로 뛰는 것을 권장합니다. 마라톤을 즐겨하시는 의대 교수님도 권장하는 수준입니다. 하루에 30분 주 5회 정도로 하되 중강도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이렇게 하기를 권장합니다. 중강도란 달리면서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강도를 의미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나이가 있는 50~60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관절에 문제가 없다면, 걷기를 빠르게 하고 점차 달리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관절이 좋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고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대회 참가 초보자들은 기록 욕심 때문에 부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러너의 30~50%가 매년 부상을 경험하며, 초보자는 70% 이상이 부상을 경험합니다. 온라인 기록 경쟁에 휘말리기보다는 기록 욕심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감독님, 전문가로서 러닝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기록 단축을 위해서 점차 경쟁하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러닝은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목표와 성취감을 느끼고 5km 완주부터 시작하면, 점차 10km 등 다음 단계에 도전하는 재미가 생깁니다. 자기 몸이 한계를 알려주므로, 이를 통해 목표를 조절하며 점진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러닝을 우리 사회의 건강한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실까요?

[오성관 대구체육중·고등학교 단거리 감독]
러닝은 지구상 최고의 운동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운동화를 신고 동네부터 뛰어보시길 권장합니다.

[한준영 영남대 체육학부 교수]
모두를 위한 러닝 문화로 발전했으면 합니다. 포용성과 접근성을 확보하고, 하이엔드급과 저비용 프로그램, 풀코스와 5~10km 대회, 가족·노약자·장애인 등을 고려한 대회 운영이 필요합니다. 예절 캠페인을 강화하고, 상업성과 공익성의 균형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정부·기업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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