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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독도 '집쥐'와의 전쟁 ④ 집쥐 박멸해도 언제든 '재침입'···통합 관리 체계 구축 시급

심병철 기자 입력 2025-08-15 10:00:00 조회수 10


대구문화방송은 우리의 소중한 영토인 독도가 외래종 집쥐로 인해 생태계 교란 등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도의 집쥐를 어렵게 박멸하더라도 현재 시스템으로는 똑같은 문제가 재발할 수 있어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독도의 생태계 교란···근본적 해결책 모색해야
독도에 서식하고 있는 집쥐의 정체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명확히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대구대학교 조영석 교수 연구진에 의해 울릉도에서 선박을 통해 독도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독도에 상주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음식물과 각종 자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독도의 생태계 보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아무리 현재 서식하고 있는 집쥐를 완전히 박멸한다 하더라도, 외래종 생물이 다시 유입될 수 있는 경로가 차단되지 않는 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대구지방환경청 신상엽 자연환경과장은 "전문가들과 논의할 때도 일단은 지금 있는 것을 잡아내는 것이 제일 1순위지만, 향후에 그렇게 유입되는 것도 막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현재의 박멸 작업과 함께 예방 체계 구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늘어나는 독도 방문객···커지는 외래종 유입 위험
독도의 역사적, 생태적 가치가 갈수록 부각되면서 관광과 연구 목적의 선박 이동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독도에는 연간 약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이는 독도가 지속적으로 외래종 생물 유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조영석 교수는 "사람들이 계속 독도의 관광 배를 통해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외래종 유입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독도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생태계 보전에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독도와 같은 섬 생태계는 외부 환경과 격리되어 있어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해 왔는데, 외래종의 유입은 이러한 균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입니다.

집쥐의 경우 번식력이 뛰어나고 적응력이 강해 토착 생물들의 서식지를 빠르게 잠식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허술한 방역 체계···구멍 뚫린 독도 생태계 보호막
현재 독도로 오가는 선박과 화물에 대한 방역 및 검역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조영석 교수는 "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방역 조치들이 있는데, 현재 독도를 들어가는 사람에 대한 방역 조치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쥐도 들어갔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독도의 생태계 보전에 있어 근본적인 허점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아무리 사후 대응을 철저히 한다 하더라도, 사전 예방 체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독도와 같은 격리된 섬 생태계에서는 한 번 외래종이 정착하면 박멸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외국의 경우 생태적으로 중요한 섬 지역에 대해서는 엄격한 검역 및 방역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로드 하우 아일랜드'는 독특한 생태계 보호를 위해 엄격한 생물보안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외래종 유입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습니다.

방문객들은 출발 전 '생물보안 사전 신고 양식'을 작성해 휴대 물품을 상세히 밝혀야 합니다.

섬에 도착하면 생물보안 담당관들이 탐지견과 함께 수하물을 철저히 검사합니다.

특히 쥐나 곤충이 숨기 쉬운 야외 활동 장비와 신발에 대한 검사가 강화됩니다.

모든 화물도 엄격한 검역 절차를 거쳐 외래종 유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섬 주민뿐만 아니라 방문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합니다.

'생물보안법'에 따라 모두가 생물보안 위험을 예방할 의무를 가집니다.

로드 하우 아일랜드의 사례는 섬 생태계 보호를 위한 통합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미국 하와이 주도 외래종의 위협으로부터 고유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와이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과 화물에 대해 엄격한 검역을 실시하여 외래종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하와이는 외래종 퇴치와 더불어 고유종 서식지를 보호하고 산림을 복원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을 대규모로 확대하여 해양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노력도 진행 중입니다.

이는 독도와 같은 고유한 섬의 보전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원화된 관리 체계···비효율성과 불필요한 경쟁
독도의 생태계 보전과 관련해서는 국가유산청과 환경부가 각각 다른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독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환경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두 부처가 각각 독립적으로 집쥐에 대한 모니터링과 포획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중복 집행에 따른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두 부처가 협력보다는 경쟁하는 양상을 보여 실제 퇴치 사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조영석 교수는 "이게 선의의 경쟁이 안 되고 상대편을 누르는 식으로 방해를 한다고 하면 쉽지 않을 텐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느낀 것은 선의의 경쟁보다는 서로 간의 견제가 너무 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독도라는 소중한 자연유산을 보호하는 데 있어 정부 부처 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미국 하와이주는 우리나라가 꼭 참고할 만한 사례로 꼽힙니다.

하와이주는 새로운 외래종 발견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신속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하와이 외래종 협의회(HISC)'를 설립하여 여러 정부 부처의 통합적인 협력을 이끌어냅니다.

이는 독도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처 간 엇박자를 해소하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와이주는 외래종 관리에 AI와 드론 같은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와이 외래종 인식의 달' 같은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냅니다.

이러한 하와이의 정책은 예방, 협력, 복원, 교육을 아우르는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통합 관리 체계 구축, 시급한 과제
독도의 생태계를 외래종 생물의 침입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합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현재와 같이 여러 부처가 각각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떨어집니다.

통합 관리 체계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해야 합니다.

첫째, 독도로 향하는 모든 선박과 화물, 승객에 대한 체계적인 검역 및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둘째,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외래종 생물의 유입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관련 부처 간의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를 명확히 하여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장기적 관점의 체계적 대책 필요
독도의 생태계 보전은 단기적인 대응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선 독도의 생태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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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철 simbc@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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