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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전당대회 앞둔 여야···남겨진 과제는?

김은혜 기자 입력 2025-07-29 10:00:00 조회수 4

새로운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여야 전당대회가 8월에 열립니다.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된 당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여야 당권 레이스는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두 당권 주자 모두 큰 충돌 없는 경쟁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탄핵 이후 더욱 커진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데다, 전한길 씨 영입으로 극우 논란에 휩싸이며 오히려 더 큰 충격에 빠진 상황입니다. 월간정치에서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여야 상황을 분석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당대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긴 정당에서 치르는 선거다 보니 분위기가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집권 여당의 차기 당대표 경쟁 구도, 내부적으로 볼 때 김 의원님, 누가 더 유리한 상황입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현재 몇몇 지역에서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었죠. 놀랍게도 정청래 의원이 거의 배에 가까운 득표율 차이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수가 워낙 많고, 투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면 정청래 의원이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는 건 분명합니다.

정청래 후보는 인지도도 높고, 탄핵과 조기 대선 과정을 거치며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여전히 ‘누가 더 잘 싸울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누가 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당원들의 자율적인 판단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결과도 그 흐름을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굉장한 분수령을 지나고 있다고 봅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가 단순한 변수가 아니라, 민주당의 향후 진로에 사활이 걸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대목입니다. 박찬대가 되느냐는 변수가 아니에요. 정청래가 되느냐 아니냐가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운동권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쪽 계열에 가깝고, 문재인 전 대통령도 비슷했지만 그렇게 이념적으로 깊숙하진 않았죠.

그런데 정청래 의원 세대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반미, 미 제국주의 같은 구호를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한 분이고 감옥까지 다녀온 경력도 있습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이런 분이 당대표로 전면에 나섰을 때, 강성 지지층은 환호하겠지만,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적 정책 방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혼란스럽긴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반격의 기회를 노리게 되면 정청래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그 틈을 내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정청래 의원은 순발력이 뛰어나고 위기 돌파 능력도 탁월한 분이긴 합니다. 그러나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의 정체성과 전략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면 전당대회 이후 오히려 더 큰 내부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항상 사람들이 이번 전당대회가 양당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차기 민주당 대표가 대구·경북 지역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죠. 대구·경북은 민주당에 절대적인 험지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민주당이 우리 지역에도 제대로 된 후보를 내고 대구·경북에서도 경쟁을 한번 해보려면, 차기 대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첫 번째는 지금까지 민주당이 대구·경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용하는 카드’, 혹은 ‘버리는 카드’였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대구·경북에서 지지를 받지 않는 것이 전국적인 지지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민주당 내부에서 한다면, 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표를 줄 이유가 없겠죠. 지금까지는 그런 전략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TK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민주당이 진정한 전국 정당으로서 PK뿐 아니라 대구·경북에서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그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대구·경북을 하나의 진지, 정치적 진격의 영토로 인정하고, 거기에 맞는 실질적인 희생을 해야 합니다.

희생이라는 것은 민주당을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 중에서 쉽게 말해 '물건이 되는',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거죠. 국민의힘 후보와 비교했을 때 게임도 안 되는 인물, ‘저 사람 누구야?’ 싶은 인사가 매번 선거 때마다 나와서 이름만 걸고 몇천 표만 받아 가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이 지역을 애정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TK가 좋아했던 정권보다 더 잘하는 정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총선 당시, 민주당은 대구·경북 전 지역에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관료와 공공기관 출신, 법조인 등을 배치해 출마시켰습니다. 당시 역할을 이강철 당시 청와대 수석이 했는데, 결과는 ‘전멸’이었죠. 저 역시 그 해 출마한 사람 중 하나였고요.

이후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교두보를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 등 몇몇 분들이 꾸준히 도전했지만 결국 정착하지 못했고요. 지금 이 시점에서 민주당은 대구·경북 민심을 얻고, 거점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결국 답은 지역민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20년간 오로지 경북에서만 출마했고, 서울이나 다른 데 출마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지쳤습니다. 이 상황에서 누가 대구·경북에 가서 출마할 수 있을까요? 후배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하면 된다”라고 말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건 안 되는 지역이야, 봐라. 너도 틀렸잖아”라는 증거만 남긴 것 같아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에 대구·경북에 큰 정치인이 출마하길 기대하기보다는, 주변에 시의원 후보라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유심히 보고 선택해 키워주는 길을 택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국민의힘 얘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지금 국민의힘 내부 상황을 보면, 정작 본인들도 어떻게 진행될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긴 했지만 지속될지도 불확실하고, 의원총회도 열리지 못하고 있는 등 상황이 정말 엉망인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도 전당대회를 한다고 하니, 관찰자로서 이번에는 김현권 전 의원께 국민의힘 상황에 대한 평가를 먼저 여쭙겠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전당대회에 후보들이 많이 나오고 '시끄러우면 시끄러울수록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대선에 패배하고 지지율도 낮고 국민들의 관심도 멀어지는 상황에서 당이 조용하다면, 그건 더 불행한 일이죠.

여름철 홍수나 장마처럼 흙탕물이 져야 맑은 물이 흐르듯, 지금의 혼란은 오히려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큰물이 진 후에야 강물이 맑아지듯이, 국민의힘도 지금 당내의 갈등과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원들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미래 청사진만 얘기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성찰하고 냉정하게 내부적으로 논쟁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정하고, 흙탕물을 지나 맑은 물을 만들어 나가는 재건의 길로 전당대회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충격이 크죠. 지금 생각해 보면 계엄령 선포와 현직 대통령의 체포, 탄핵, 파면, 그리고 대선 패배까지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벌어졌습니다. 어느 정당이든 그런 충격에서 쉽게 회복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의 현재 사태는 꽤 오래갈 것이고, 또 그렇게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단칼에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최근 국민의힘이 8월 22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는데, 그 시점을 지나야 어느 정도 추스를 수 있을 겁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인물 중 일부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들이 최근의 정치적 사태나 지난 대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정말 다릅니다.

예를 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입장도 여전히 팽팽히 맞서 있습니다. 심지어 김문수 전 장관이 대선에서 41% 득표한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립니다. 어떤 이들은 “이만큼 얻은 것도 대단하다”라고 보고, 어떤 이들은 “봐라, 이것밖에 안 돼서 졌다”라고 합니다. 이처럼 인식의 간극이 크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대표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고 내부 인식을 조정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8월 22일 전당대회를 지나야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로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 뜬금없이 하나의 이슈가 등장했습니다. 이 얘기를 꼭 다뤄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요. 현실적으로는 전한길 씨라는 사람이 입당하면서 중요한 사안이 돼버렸습니다. 전한길 씨의 입당 파장, 어떻게 보십니까? 박 실장님 먼저 여쭙겠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국민의힘 입장에서 현재 사안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인사가 당에 입당하는 건 자유지만, 전한길 강사가 동대구역 집회에 왔을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보며 저는 실망했습니다. 정치인의 역할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목소리를 대신하게 하는 것은 국민의 신임을 받은 정치인들이 해서는 안 될 태도입니다.

또 전한길 씨는 "내가 당을 장악하겠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당대표가 될 것이다."라는 식의 발언도 했죠. 이게 윤석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연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발언은 국민의힘을 처량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당원들이 선택하겠지만, 만약 그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된다면 국민의힘은 당의 근본부터 다시 단장해야 할 숙명을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윤희숙 전 의원이 국민의힘 혁신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것을 보며 매우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지 불법 투기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분인데 갑자기 혁신을 이끈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또 현재 비대위원장이라는 분도 보좌관을 발로 걷어찼다는 논란 끝에 탈당했던 인물인데 다시 당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런 인사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전한길 강사까지 핵심 인물로 등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은 당원들이 나설 때입니다. 특히 이른바 ‘언더찐윤’이라는 실세들, 대구·경북 지역의 23명 의원 중에서도 이 사태를 어떻게 해석하고 극복할 것인지 책임지고 목소리 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치는 책임이고, 책임지는 자세 없이 주도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언더찐윤’이라 불리는 이들이 지금 혁신의 대상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국민의힘을 움직이는 실세인 이들이 과연 인적 쇄신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현 상태에선 인적 쇄신이 이뤄진다 해도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리에 다른 누가 온다고 해서 정치가 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구·경북 23석은 사실상 ‘묻지마 투표’로 유지되고 있고, 지역구 관리만 잘하면 다음 선거에도 그대로 당선되는 구조입니다. 지금 있는 분들도 쇄신돼서 왔던 사람들이죠. 결국 정치 지형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인물 교체는 의미가 없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렇죠, 결국 대부분은 ‘친윤’이었고, 대통령의 뜻을 따라가는 부류였습니다. 일부는 대통령의 결정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겠죠. 말씀하신 ‘쇄신’ 측면에서 보면, 지금 국민의힘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건 전당대회 이후 변화가 있을 거라는 희망 외에는 별 대책이 없습니다.

핵심은 의원들의 긴장감이 없다는 점입니다. 다음 총선이 3년이나 남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선거가 1년 반이라도 남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겁니다. 시민들과의 접촉도 느슨해지고 있고, 유권자들도 "일단 1년 더 지켜보자"라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점에서 차라리 선거가 자주 있는 것이 정당의 건강성을 위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건강한 보수 정당이 없으면 결국 진보 정당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야 모두 경쟁자가 있어야 긴장하고 발전할 수 있지요. 국민의힘이 다시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은 많은 시민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지금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과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들께 당부드립니다. 지금은 전략적으로라도 민주당에 입당하십시오. 국민의힘은 스스로 바뀌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에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입당하고, 사람을 키우고, 조직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모이면, 언젠가는 국민의힘도 바뀔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그 외에는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국민의힘의 위기와 민주당의 집권은,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적 실책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계엄령 논란 등도 결정적인 실점이었죠. 그렇다고 이재명 정부가 쉽게 60% 이상의 지지를 유지하리라고도 보기 어렵습니다. 정권이 잘못하길 기다리는 것도 무책임한 일입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정비가 절실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수 우파가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성적 우위를 점해왔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기회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무엇인지를 공부하고, 특히 새 당대표는 세대 변화, AI 시대, 상법 개정, 주식시장, 경제 흐름 등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공부하고 고민하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 월간정치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 전당대회를 앞둔 여야 양당의 과제를 다뤄봤습니다. 두 분 모두 양당이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조언과 분석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이 시간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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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greatkeh@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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