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전면 도입된 AI 디지털 교과서가 현장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입니다.
교사와 학부모들은 실적 중심의 강제 행정과 교육 효과 미흡, 예산 낭비 등을 지적하며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 AI 디지털 교과서가 전면 도입된 지 두 달여 지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달리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등 5개 교원단체가 대구 지역 교사와 학부모 1,13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교사의 77.4%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AI 디지털 교과서가 맞춤형 학습 지원 도구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교사의 79.1%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교육 격차 완화 효과에 대해서도 학부모의 94.8%가 ‘거의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
"사용하시는 분들도 70% 이상 자체가 지금 맞춤형 학습 지원 도구로써는 부적절하다라고 하는데 서술형의 내용들을 이렇게 보면 그냥 단순 문제풀이식이 반복이 되는 거고 그다음에 또 뭐 공부 잘하는 아이가 먼저 뚝딱 해치워 버리고 말더라."
로그인 지연과 시스템 오류,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의 출판사 불일치 등도 심각해 수업이 혼란스러워졌다는 지적입니다.
AI 기능 역시 기대에 못 미칩니다.
학생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졌으며, 교사와 학생 간 유대 관계도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예산 낭비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신청한 학생 126명의 연간 구독료가 거의 2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최악의 교육 정책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면서 AI 디지털 교과서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설문조사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또한 자체 모니터링 결과 학생 맞춤형 학습 지원, 수업 집중도 상승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는 겁니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 교원 연수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2천 867명 중 93.1%가 '만족' 이상으로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동현 대구시교육청 융합인재과 장학사▶
"모니터링한 결과를 좀 말씀을 드리면 일단은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들 그 집중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였다라고 하는 게 현장에서 제일 일성이셨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수업이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이 미래 교육의 해법으로 야심 차게 추진 중인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사들의 반발과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교육 현장에서 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 # 대구시교육청
- # 전교조대구지부
- # AI디지털교과서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대구 교사 62.8% "학교장, AI 디지털 교과서 종용·강제"
- "강은희 교육감 고발"···'AI 디지털교과서' 채택 두고 대구시교육청과 전교조 갈등 고조
- 대구 3월부터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교원노조와 교원단체 강력 반발
- [뉴스ON] 텃밭은 지켜야? 말 뿐인 무공천···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논란
- 대구시교육청, AI 디지털교과서 수업 지원 사이트 개통
- 경북교육청, AI 디지털교과서 수업 지원센터 개설
- [심층] 대구 교원 단체 "교사 77.4% 'AI 디지털 교과서' 거의 사용 안 해 "···대구시교육청 "설문 결과 신뢰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