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유력 대선 후보 모두가 대구에 와서 격돌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지지율 30% 이상을 챙겨 외연을 넓히겠단 의도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당내 경선 사태서 불거진 내홍을 수습하고 핵심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대구에 공들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에 실망한 지지세를 가져와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읽힙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선거운동 초반 분위기를 짚어봤습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짚어봅니다. 먼저 신문 지면을 통해 각종 정치, 사회 현안 합리적이면서도 날카롭게 분석해 주십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 실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안녕하세요.
Q. 그리고 정치, 사회 현안 야구 해설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는 천용길 시사평론가도 어서 오십시오.
[천용길 시사평론가]
예, 안녕하십니까?
Q. 자, 이제 대선 19일밖에 안 남았습니다. 대선 분위기 좀 느끼고 계신가요, 두 분도?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거리에 붙은 현수막을 보면서 '아, 대선이구나' 싶은데, 이 현수막이 원래 선거운동 시작하면 짠하고 붙어야 되는데 좀 속도가 늦은 후보도 있다 보니까 선거 분위기가 아직까지는 달아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Q. 어떠세요, 박재일 실장님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저는 뭐 좀 유쾌하지 않아요. 좀 불편해요, 여러 가지로. 이번 대선이 예정된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그렇잖아요? 바쁜 사람이 약속을 많이 해 놨는데 중간에 누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와서 좀 보자 그러면 피치 못 하게 나가야 하잖아요. 그런 심정이랄까.
그리고 또 이게 여러 시사점을 많이 던지고 있기 때문에, 물론 생업에 종사하시고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낼 수 있지만, 또 우리처럼 글을 쓰고 방송에 나와서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뭔가 고민을 해야 하고 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좀 스트레스가 있다, 솔직히.
Q. 맞습니다. 12월부터 지금까지 거의 반년가량 고생하고 계십니다. 자, 일단 월요일에 후보들의 출정식이 있었습니다. 의미를 좀 짚어보고 싶은데 그 장소가 또 상징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광화문 청계광장 선택했고요. 김문수 후보는 첫 일정을 서울 가락시장에서 시작했고 현충원으로 향했습니다. 또 이준석 후보는 첫 일정을 여수 국가산단에서 시작했다가 또 저녁에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정식 했거든요. 이 장소와 의미 좀 짚어볼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야구에서 투수로 치면 '나는 자신 있다. 포심 패스트볼, 빠른 직구를 그대로 던지겠다.'라고 하는 모습으로 보이고요. 김문수 후보의 경우에는 이게 전통적인 김문수 후보를 상징하는 선거 문법을 사용했다. 그러니까 가락시장, 서민을 상징한다. 그다음에 현충원, 안보를 중시한다. 이게 포수와 사인을 주고받을 시간이 좀 부족해서 던지고 싶은 공만 그냥 던지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싶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경우에는 여수에서 청계광장이란 말이죠.
Q. 동선이 엄청 길었어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동선도 길었고 호남에서 출발해서 민주당 후보가 출정식을 열었던 청계광장까지 연결되는, 그야말로 다음에 어떤 공을 던질까? 궁금하게 만드는 변화구였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Q. 박재일 실장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아까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대로 이게 이제 예정된 선거였다면 '와, 저 후보가 첫 출정식은 어디서 할까? 유니폼을 어떻게 입고 나올까?' 이런 기타 등등 '첫마디가 뭘까?' 이것이 조명이 많이 됐을 텐데, 예를 들면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후보가 있느니 마느니 그게 더 관심이 있잖아요. 그런데 지쳐버리니까 그게 다 잊어버린 거예요. 어디서 출정식을 할지 이게 관심사가 안 되는 거예요. 프로야구도 개막을 하면 개막 당일이 정해져야 하는 것이지. 오늘 할지 내일 할지, 선수가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른다면 그 흥미가 반감되듯이.
뭐 그렇다 치더라도 어쨌든 글쎄요. 이재명 후보는 아무래도 촛불 시위···광화문 광장은 요즘 굉장히 좋아졌잖아요, 거기 넓고 하니까. 촛불 혁명? 좌파 그쪽은 그런 쪽을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그게 좀 선택을 했을 것 같고, 우파인 김문수 후보는 서민, 이런 분위기를 좀 좇은 것 같고, 이준석 후보는 아무래도 이제 젊음이니까 우리 거의 국토 끝부분의 여수 그리고 과학 대통령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여수 과학단지 이런 쪽을 훑은 것 같아요.
Q. 정말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파동 겪으면서 선거 첫날에는 의상도 제대로 준비가 안 돼서 그냥 빨간 점퍼, 이름도 기호도 없이 입고 오전에는 막 다니더라고요. 슬로건이나 준비 상황도 좀 짚어보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일찌감치 조기 대선을 염두에 뒀던 것 같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당내 경선이랄 게 없었죠. 일찌감치 예비 후보로 단독으로 나서서 당내 규모는 작지만, 당 자체 규모는 작지만 좀 기민하게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 공개가 됐는데 슬로건 아니면 선거 캠프 구성 짚고 싶은 점 있으실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이재명 후보의 경우에는 선거 슬로건이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거든요. 그런데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얘기는 전통적인 보수는 우리라고 하는 자신감의 표현이 아닐까 싶고 실제로도 선거 캠프 구성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의 보수 정당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보수층으로 확장하겠다고 하는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김문수 후보의 슬로건이 '새롭게 대한민국, 정정당당 김문수'인데, 이게 사실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정정당당이라고 하는···
Q. 정당성을 부각했네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렇죠. 이걸 그대로 가지고 왔거든요. 그러니까 슬로건을 준비할 시간도 사실 좀 부족해 보였고 새롭게 대한민국이라고 했을 때 선거 캠프가 새로워야 하는데 어제도 논란이 있었었죠. 12·12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유죄 판결을 받은 정호영 씨를 선거 캠프 인사로 인선했다가 다시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는데 좀 경직돼 있다, 이렇게 보이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경우에는 '미래를 여는 새로운 대통령 이준석', 이 슬로건이 사실 이준석 후보가 아니면 이 슬로건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미래를 연다. 만 40살 대통령 후보라고 하는 점을 좀 부각했고 선거 캠프 구성에서도 젊은 인사들로 채웠다는 점에서 좀 차별성이 있지 않았나 싶고요.
3명의 후보는 아니지만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의 경우에 '차별 없는 나라'가 슬로건인데, 다른 후보들과는 좀 다른 차별화된 슬로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Q. 그리고 또 연합 후보죠.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여러 정당들의 연합 후보다 보니까 진보적 의제를 이재명 후보가 상대적으로 좀 소홀히 했다면 이 부분들을 부각시키겠다고 하는 점이 분명히 좀 드러난 것 같습니다.
Q. 박재일 실장님에게는 다른 질문드릴게요. 왜냐하면 너무 이제 짧은 선거여서 슬로건이나 이런 데도 또 감동이 없으실까 봐. 그래서 지금 그런데 각 정당의 후보들이 대구·경북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화요일이었나요?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다 대구를 방문했어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례적이었죠. 굉장히 선거 초반부터. 아마 제 기억으로는 거의 한 2~3일 정도 대구·경북이 선거 캠페인의 주무대였잖아요. 거의 제 기억으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 같고 그만큼 그러면 왜 대구·경북이냐 하는 것인데 각자 이제 선거 진영의 포인트가 확실히 달라요. 대구·경북이 그냥 보수의 아성이다, 성지다 해서 중요하니까 먼저 왔다, 이런 것보다도 승패를 가를 급소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재명 후보로서는 지금은 대세를 장악한 상태잖아요. 굳히기를 위한 것인데 다른 것은 뭐 대충 해도 된다, 이런 판단이 섰을 거예요. 대충은 좀 무리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다른 쪽은 후일을 도모해도 되는데 가장 급소인 TK를 만약에 본인이 우리 저번 주에 이야기했다시피 한 30% 이상을 가져간다면 제가 보기에는 선거는 거의 하나 마나예요. 그러니까 TK부터 흔들겠다는 복안이 있는 것이고.
김문수 후보로서는 후보 확정이 굉장히 늦어지면서 또 국민의힘이 거의 내분 상태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그 와중에 이걸 바라보는, 사실상 국민의힘 당원들이 김문수 후보를 선택해 준 거예요. 좋아서 선택해 준 게 아니고 절차와 방식이 민주주의에 어긋났다는 당원들의 판단 때문에 본인을 선택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핵심 세력 당원들부터 굉장히 한 지난 1~2주 흔들렸기 때문에 여기를 다독거리지 않으면 바닥이 없는 것이죠. 코어를 확실히, 핵심 지지층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고.
Q. 그래서 월요일, 화요일 연이틀 방문했더라고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요. 이틀 연속 방문을 했고 이준석 후보도 굉장히 지금 TK, 자기가 대구의 아들이라고 자칭할 정도인데 자기 부친이 대구 출신이고 이러니까 어머님까지. 그리고 또 본인이 당 대표, 과거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당선될 때 TK의 지지가 없었으면 당 대표가 될 수 없는 구조라는 걸 잘 알아요.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도 지금 TK에서 자기 핵심 지지층을, 물론 경기도 화성을이 지역구이지만, 이게 굳혀지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정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겠죠.
[천용길 시사평론가]
하나만 더 보태면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이 선거 운동 초반부에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결국에 이 안정적인 두 자릿수 지지율의 확보는 국민의힘 내의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빼앗아 와야지만 이 단일화 압박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부인할 수가 있고, 봐라 보수층에서도 TK에서도 김문수 대신에···
Q. 다른 보수를 원하는구나?
[천용길 시사평론가]
그렇습니다. 보수의 세대교체를 보수의 본산에서 원하고 있다고 하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주까지는 대구·경북 지역에 아마 집중하지 않을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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