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이 3월 26일 판결을 앞두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결과가 3월 중으로 예상되고 있고, 탄핵이 가결될 경우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사건이 어떤 결론으로 나오는지에 따라 출마 여부도 결정짓게 될 예정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유죄 판결 시 내부적으로 큰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재명 대표가 ‘중도 보수론'을 들고 나오면서 당내 정체성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월간정치는 이재명 선거법 2심 전망과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을 짚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다음 주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 재판이 검찰 구형을 끝으로 마무리가 됐는데요. 유·무죄에 따라서 조기 대선 정국에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두 분 말씀을 들어보죠.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항소심을 빨리 진행해서 3월 26일에 판결하는 것으로 이렇게 발표가 됐는데, 저는 이건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제 곧 있게 될 대선 정국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봤을 때 명확하게 결론을 짓는 것은 매우 좋다고 보고요. 지금 시점에서 1심과 유사한, 그러니까 참정권이 제한되는 판결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사실은 관심사인데요.
이번 탄핵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권 남용에 대한 어느 정도의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이재명 대표는 무죄가 나올 확률도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1심과 유사한 판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출마는 진행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짐작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 재판이 지금 2년 2개월이 걸렸다는 거 아니에요. 사법부가 재판을 차라리 아예 사건이 안 된다고 하든가 해야 하는데, 이걸 끌어서 왔다는 점에서 물론 이재명 대표도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측면이 있지만, 지나치게 국민적인 혼선을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재판부가 직무 유기에 가까운 행동을 한 것일 수도 있다는 거죠. 일반인 같으면 이렇게 하지 않는데, 물론 복잡한 사건이면 1년이 아니라 2년, 아니라 10년도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이 사안은 너무 좀 그랬다는 것이고요.
이 대표의 앞으로의 대선과의 관계 이런 부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이후에 대통령 선거가 만약 이루어진다면, 제 생각에는 파면으로 인해 민주당이 얻는 이익과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올 미래의 정치적 이득을 계산해 봤을 때, 썩 유리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재판 판결과도 관련해서 3월 26일이 못 박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우리가 선거 과정에서 공보물의 이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는 것과 TV 토론에서 나온 발언이 불명확한 것은 사실 구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인식과 기억에 관한 내용을 사법 심판의 대상으로 삼아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상 굉장히 중대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심 판결은 마땅히 무죄가 나와야 옳다고 보고, 우리 정치의 불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2심 판결이 신중하게 잘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큰 고민입니다. 저는 피선거권의 제한보다는 국민의 심판을 통해 정치인이 기회를 박탈당할 것인지 보장받을 것인지 결정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번 탄핵이 두 번째 탄핵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후 대선이 치러지고 인수위 없이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정권이 굉장히 불안정한 요인들을 많이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만약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고 했을 때, 그의 문제 때문에 정국이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우리 국민이 연거푸 탄핵 이후의 정권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러한 불안정성을 헤쳐 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함께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만약에 '이재명 대표가 유죄가 났다.' 그러면 국민이 지금 소비자로서, 정치 소비자로서 다음 대통령 후보를 당별로 선택하든가, 그리고 최종 본선에서 대통령을 선택하는데 굳이 선거법 위반에 대통령 자격이 있니 마니 하는 사람을, 하자가 있는? 우리가 슈퍼마켓에 갔을 때 굳이 하자 있는, 보관 기간이 지난 식품을 유효기간이 지난 것을 굳이 선택합니까? 물론 할 수도 있겠죠. 내가 돈을 아끼기 위해서, 누구 말처럼. 그러나 그 퍼센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으로서는 굉장히 딜레마인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이고, 이재명 대표 체제가 워낙 강고하기 때문에 2심 판결이 유죄임에도 불구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마이웨이 할 가능성이 높지만, 임종석 전 비서실장처럼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만약 나선다면 민주당으로서는 한 차례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수습하기 어려운 혼란도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상호 사회자]
이렇게 이재명 대표 요즘 행보를 보면 아주 정말 광폭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심지어 너무, 제가 볼 때는 이렇게 광폭이어도 되나 싶은 행보도 있었는데요. 정당의 정치적인 어떤 정체성을 본인이 중도 보수 정당이다, 우리는 원래 그랬다고 얘기를 하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박재일 실장님, 중도 보수론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지금쯤 그렇게 본인이 전략적으로 얘기할 수 있겠죠. 많은 사람이 평가하듯이 자신을 중도 보수라고 하는 건, 우리가 의자에 앉는다면 자기가 딱 가운데 앉아서 국민의힘을 자꾸 극우 쪽으로 모는 전략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본인은 뭐 좀 실용주의, 뭐 이렇게 ‘먹사니즘’. 제가 보기에는 약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좀 생각나요. 무조건 잘 살게 하겠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느냐.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는 박 대통령이 약간 살짝 생각나기도 하는데, 알다시피 이재명 특유의 기회주의적이다, 뭐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실용주의와 기회주의의 대결인데, 이념적인 정치적 성향의 틀을 자꾸 잘못 교정하다 보면 나중에 와서 번복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옵니다. 국민들은 평상시에는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요. 속아 넘어가기도 하죠.
그렇지만 우리가 탄핵 정국에서 보듯이, 정치에 몰입하고 특히 대통령 선거가 벌어지면 굉장히 더 몰입하거든요. 그러면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들이 이제 언론이나 상대 진영에서 공격이 나올 텐데, 그런 측면에서 이재명 대표가 조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장 민노총에 가서 여러 상법이나 여러 가지 상속세 문제를 얘기했는데, 민노총에 가서는 "아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그런 일 없을 것이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잖아요. 그러면 앞뒤가 안 맞는 것인데, 여러 군데 가서 좋은 이야기를, 덕담하는 것은 실용적으로 좋지만 그것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저보다는 민주당에서는 더 잘 알겠죠.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저는 최근에 이재명 대표가 중도 보수를 표방한 것은 그분의 평소 성정과도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지금 대한민국 시점에 매우 필요한 입장 표명이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나라 경제 자체가 너무 어렵고, 최근 발표되는 자료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제 마이너스 성장하는 시대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어떻게 성장의 불을 다시 지필 것인가가 일차적인 관심거리가 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아무래도 성장과 분배라는 측면에서 보면 성장은 보수 우파 쪽의 주제잖아요.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성장을 우리의 주요 과제로 가져오겠다는 것은 적절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미 국민 소득이 3만에서 4만 달러로 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 경제 성장이라는 것이 단순한 의지만 갖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과감하고 혁신적인 구조 개혁을 해야 하고, 신산업을 창출해 낼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그리고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이것을 놓고 서로 각축을 벌이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하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계획들이 제시되어야 설득력을 가질 거라고 봅니다. 그 점에 있어서 민주당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지 않겠냐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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