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경주공항의 저조한 탑승률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전국 최고 수준인 결항률부터 낮춰야 하는데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항법 정밀도를 높이는 특별승인 비행절차를 시범 운영해 봤지만 이마저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운항사인 진에어 측에 연간 최대 20억 원을 지원하는 포항시 등 지자체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0년을 전후해 저조한 탑승률로 한때 운항이 전면 중단됐던 포항경주공항, 경상북도와 포항시, 경주시는 연간 최대 20억 원의 운항지원금을 항공사인 진에어 측에 지급하는 조건으로, 김포와 제주 노선 비행기를 다시 띄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탑승률은 평균 49%에 그쳐, 이전과 별 차이가 없이 저조했습니다.
탑승률 높이기에 가장 큰 걸림돌은 전국 최악 수준의 결항률입니다.
포항경주공항의 결항률은 2018년 6.99%, 2021년 6.32% 등으로 전국 1~2위 수준이며, 전국 평균보다 최대 7배 높습니다.
◀김은주 포항시의원▶
"결항률이 너무 높다 보니까 시민들이 포항경주공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구공항을 이용한다든지...탑승률 문제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결항률에 대한 것들을 제대로 해결하는데 좀 소홀하지 않았나"
포항경주공항의 결항률이 높은 이유는 불리한 기상에서도 착륙이 가능한 ILS, 즉 전파를 이용한 계기착륙시설이 전국 대부분 공항에 설치돼 있지만, 포항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0년 초 활주로 시야를 가리던 인덕산을 깎아내고 설치한 ILS가 제기능을 못해 수동체계인 레이더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기상이 조금만 나빠도 결항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김은주 포항시의원▶
"(포항경주공항은)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운무가 자주 낀다든지 하는데 지금 있는 정밀접근레이더 같은 경우는 수신호(교신)로 해야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밀도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포항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건의해 착륙 절차를 개선하고, 결항을 줄이는 방식의 특별 승인 비행 절차를 시범 운영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포항시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말 운영 예정으로 개발 중인 한국형 위성항법 정보시스템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시범운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김도하 포항시 항공지원팀 주무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는 착륙 절차 도입 가능성이나 다른 대체 방안은 없는지, 주무 부서인 국토부의 정책 방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잦은 결항으로 인해 운항지원금의 60% 정도만 받고 있는 진에어 측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재협약에서 노선 감축을 통보할 수 있어 포항경주공항 노선 유지에 진통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장성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