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의 뼈 한 조각, 옷가지 하나라도 찾았으면 좋겠다."
한국전쟁 당시, 대구형무소에 수감돼 있다가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 사살된 민간인들의 자손들이 평생 가슴에 묻어둔 말입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서 5월 24일부터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이 시작됐습니다.
유해 발굴 사업은 대구에선 처음인데, 이들이 아무도 모르게 살해돼 버려진 지 73년 만입니다.
보도에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위령탑 앞에 제사상이 차려졌습니다.
유족들이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립니다.
남아 있는 뼈 한 조각, 옷가지 하나라도 찾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합니다.
◀채영희 10월 항쟁 유족회장▶
"제발 세상 밖으로 나오셔서… 이제는 모두가 기억하는 역사의 장으로 남고, 아버지들의 원혼이 해원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구 달성군 가창댐 인근 야산에서 한국전쟁 당시 학살된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는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좌익으로 몰려 대구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예비검속자들이 경산 코발트 광산과 대구 가창골 일대에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 살해된 지 73년 만 입니다.
희생자는 1,400명 이상일 것으로 조사단은 보고 있습니다.
1959년 가창댐이 건설되면서 학살지 일대가 수몰됐는데, 공사 중 발견된 시신 30여 구가 이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종윤 유해발굴조사단장▶
"희생지와 매장지가 다르기 때문에 (총탄류 등이 발굴될) 가능성은 좀 낮다고 보지만, 의복과 관련된 유류품은 나올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것이 나온다면 여기에 유해가 매장됐다는 간접적인 증거자료로…"
유해를 찾는 작업은 6월까지 이어집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23년 대구를 포함해 전국 7곳에서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 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