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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6.25 전사자 유해는 발굴했지만···신원 확인에만 12년

◀앵커▶
2023년으로 6.25전쟁이 멈춘 지 70년이 됐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의 유해가 남아있는데요.

유가족들이 나이가 들면서 전사자의 유해가 가족에게 되돌아갈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김은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얼마 전 대구 출신 6.25전사자가 73년 만에 귀향했죠?


◀기자▶
3월 10일 오전 대구 신천동에 있는 김봉환 씨 집에 다녀왔습니다.

이 댁에서는 오전부터 김봉환 씨의 큰 형님, 고 김봉학 일병의 귀향 행사가 있었습니다.

고 김봉학 일병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0년 8월 입대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전쟁 당시 3형제 중 막내였던 김봉환 씨는 12살이었는데요..

80대 노년이 돼서야 오래된 전투복 단추와 유해와 함께 발견된 탄피 등 큰 형님의 유품과 신원 확인서를 국방부로부터 전달받았습니다.

73년 만의 귀향에 후배 장병들도 찾아 예를 갖췄습니다.

직접 소감 들어보시겠습니다.


◀김봉환 6.25전사자 유족▶
"참 못 믿겠더라고요. 그 많은 사람 중에 누군지 찾았다고 하니··· 벌써 시간이, 세월이 그만큼 흐른 뒤에 찾았다니···"

◀앵커▶
해마다 현충일이면 충혼탑에 가서 명복을 기려왔던 유가족들에게는 정말 기다리던 소식 같았을 것 같은데요. 신원 확인에도 꽤 시간이 걸렸다고요?

◀기자▶
김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북한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강원 양구에서 수습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에야 가족의 DNA가 확보되면서, 신원을 확인하는 데만 12년이 걸렸습니다.

지난 2021년에 대구·경북지역에서 민관군 합동 유가족 집중 찾기 사업을 통해서였습니다.

전사자 명단을 받고 행정기관에 주소 확인 등을 거쳐 직접 군에서 집을 찾아서 유가족을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에 필요한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통해 13만여 명 중 만 천여 명의 유해가 수습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건 205명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73년 만에 귀향한 고 김봉학 일병이 205번째, 2023년 첫 신원 확인 사례입니다.

남은 전사자의 유해를 수습하고, 가족들의 DNA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유가족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방부 유해발굴사업단은 시간과의 전쟁이라고 말하는데요.

국방부 유해발굴사업단 유가족관리과 김영선 사무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김영선 사무관 국방부 유해발굴단 유가족관리과▶
"(전사자를) 아는 형제분들, 결혼하고 입대하셨다면 아들, 딸들도 거의 7.80이 넘으셨습니다. 고령화되시다 보니까 여러 가지··· 이렇게 (유해 수습)을 하는지 자체를 모르십니다."

인터뷰에도 나왔지만 부모, 형제가 아니라 손자·손녀로 지날수록 남은 유족들은 가족 중에 한국전쟁 당시 입대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사업단은 유전자 시료 채취 대상 유가족 범위를 친가 외가, 8촌까지 넓히고 유가족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멈춘 지 2023년으로 70년인데요.

나라를 위해 기꺼이 청춘을 바친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은 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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