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치솟는 식품 물가
치솟던 물가가 차츰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식품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각종 재정 정책이 진행되면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글로벌 공급망까지 한때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2.6%이던 소비자 물가지수는 2022년에 5.2%까지 올랐다가 2023년 3.5%로 떨어진 데 이어 2024년 들어서도 1월에 2.4%를 기록하면서 하락세입니다.
하지만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 2022년 6%이던 것이 2023년 11월 14.9%까지 오르더니 2024년 1월에도 13.3%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 과수 개화기에 냉해를 입은 과수의 생산량이 줄었고 이는 해당 과일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고물가 덮친 설 대목장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처럼 전반적인 물가 상승 속에서도 특히 식품 물가 상승세는 설을 앞둔 대목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는 2023년에 비해 손님이 줄고 전반적으로 안 오른 품목이 없다 보니, 그나마 설 준비하러 나온 소비자들도 선물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친지들 설 선물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꼼꼼하게 가격 비교를 하던 김한균 씨는 설 선물을 하려고 물건을 잡아도 막상 고르려면 힘들다고 했습니다.
인사할 곳은 많은데, 2023년에 비해 물건값이 많이 올라 선물하기에는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특히 사과는 54%, 파는 70%가 넘는 등 농수산식품들이 많이 오른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가 제수를 대상으로 가격지원을 하고 있지만 설을 앞둔 소비자의 부담은 큽니다.
제수를 사러 나온 김점생 씨는 제사상에 올려야 해서 사과를 사기는 사야 하는데 값이 너무 올라 정부에서 가격 지원해 주는 매장을 찾아 사과를 사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값싼 품목으로 대체···사과·배 40%↓천혜향·레드향·한라봉 40%↑
정부 지원이 없는 설 선물 세트의 경우, 사과 배는 줄고 귤과 샤인 머스캣 등이 늘면서 품목 교체 현상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장원철 하나로마트 성서점 부장은 사과 배 선물 세트가 2023년 대비해서 약 40% 소비 감소를 보이고 있고 이를 대체하는 과일 세트인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의 소비가 40%가량 증대되고 있다고 설 선물 동향을 설명했습니다.
값이 오른 오징어와 고등어 같은 수산물도 조개나 굴 같은 다른 품목으로 대체되는 등 2024년 설 차례상에 오를 제수는 2023년과 달리 변화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알뜰 명절 장보기 방법은?
고물가 속에서 정부는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사면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산 해산물을 사고 받은 영수증을 행사장에 내면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식입니다.
이번 행사는 연휴 전날인 2월 8일까지 구입 가격의 30%, 3만 4천 원 이상이면 만 원, 6만 8천 원 이상이면 2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받을 수 있어 그만큼 할인받는 셈입니다.
덕분에 고물가에 걱정이던 상인들도 한시름 놓았다고 합니다.
변기현 대구 서문시장 건해산물 상가 회장은 "이번에 수산 대전 행사를 하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만큼 회복은 안 돼요. 그래도. 그 정도로 경기가 안 좋은 상태예요."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예상한 2024년 설 차례상 준비 비용은 평균 31만 3천 원, 농림축산식품부는 최대 40%, 해양수산부는 30%까지 제수를 할인 판매하고 있고 전통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사면 제수 장만 비용을 더 아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