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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내 성폭력에 거듭된 묵인·방관

◀앵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0대 여성 직원이 남성 상사 4명을 성폭력으로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죠?

사측이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를 제대로 안 하면서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회사 사택 건물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위아래 층에서 지내는 걸 보름 가까이 방치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월 29일, 피해 여성은 같은 건물에 사는 부서 선임으로부터 심각한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며칠 뒤 여성이 고민 끝에 SNS 메시지를 보냈고, 선임은 "기억은 못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뉘우친다"고 했습니다.

◀피해 여성-부서 선임▶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수 없을걸요?")
"진짜 미안하다. 기분 나쁘게 해서 진짜 미안하다."

그런데 가해자로 지목된 이 남성은 여전히 피해 여성의 집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습니다.

두 집 모두 포스코가 제공한 사택입니다.

사측은 지난 10일 성폭력 사건을 인지한 뒤 남성 직원에 대한 자체 조사까지 했지만, 2주 가까이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분리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 
"(사건 이후) 외출할 때마다 무섭고 혹시나 보복을 할까봐 많은 걱정이 됩니다."

회사 측은 이에 앞서 있었던 직장 내 성희롱 사건 때부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신고 사실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여성은 극심한 험담과 따돌림을 당한 겁니다.

◀피해 여성▶
"많은 사람이, 타 부서 사람들까지 알게 되었고 (감봉) 3개월을 쟤(가해자)는 받았는데 왜 쟤(피해자)는 받지 않았느냐고 저한테 그런 식으로…"

여성은 2차 피해를 이유로 다른 부서로 이동했지만, 한 달 만에 포항제철소 부소장이 찾아와 원래 부서로 복귀할 것을 일방적으로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선임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김정희 포항여성회 회장▶
"(2차 피해에 대한) 조치가 안 이뤄졌기 때문에 '별거 아니더라'라고 인식이 되고 또다시 반복되는 피해가 일어날 수 있었던 거죠."

MBC가 취재에 들어가자, 부서 상사가 피해 여성에게 보도 무마를 요구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포스코 측은 MBC 보도 이후에야 경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회사 내 조사에 착수했으며, 경영진이 피해 직원을 만나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성폭력 가해 혐의를 받는 선임 직원에 대해서는 거주지 이전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박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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