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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딸기 농사 잘 지으려면 어린 모 키우는 '육묘'가 좌우한다는데···건강한 '어미 모'를 확보하라


이상기후의 습격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농사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곳곳에서, 그것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입니다.

농업도 이상기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죠.

농민들은 "아무리 내가 구슬땀을 흘리고 부지런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농사는 성공할 수가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보니 농사짓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병충해도 갈수록 극성···"이상기후 등의 여파로 발생 시기도 점점 빨라져"
경북 고령군 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지산동 고분군 등 대가야의 정치·문화 중심지로 유명하지만, '딸기'로도 유명한 곳이죠.

고령군의 딸기 농가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9월에 있을 아주심기에 앞서 딸기의 어린 모를 키우는, 이른바 '육묘'를 합니다.

2022년 7월 하순에, 딸기 육묘는 어떻게 하고 있나 궁금해서 경북 고령군의 들녘을 찾은 일이 있었습니다.

푸른 잎이 무성해 어린 모가 잘 크고 있구나! 했는데, 줄기를 들춰보니 탄저병이 휩쓸고 간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논의 절반을 이미 갈아엎은 상태였고, 나머지 어린 모도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어린 모를 키우는 곳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줄기가 제대로 뻗어 나오지 않는가 하면 포트에 옮겨놓은 어린 모가 죽으면서 어린 모로 가득해야 할 포트 곳곳이 비어 있었습니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와 농민들은 "6월에 찾아온 이른 더위에 궂은 날씨까지 겹치면서 예년보다 병충해가 빨리 찾아와 번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육묘기 뿌리 활착할 때 선선한 기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상고온에 뿌리 활착이 불량해지고 궂은 날씨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병충해가 발생한 것 같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해마다 반복하는 양상입니다.


"'어미 모' 이른바 '모주'가 건강하면 그나마 나을 텐데···"
농민들은 여러 이유가 더 있겠지만 "'어미 모' 이른바 '모주'가 건강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주가 건강한지 아닌지는 병충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미리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헌광 대표이사 00 영농조합법인 "(모주를) 사 오는데, 모주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저장 상태라든지 이런 걸 다 모르고 사니까요, 병이 있는 모종을 저장한 건지? 약한 모종인지? 증명이 안 되니까요…"

건강한 '어미 모=모주'를 지자체가 생산?
병이 없고 건강한 모주를 농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고령군농업기술센터 옆 12,664㎡의 땅에 딸기 육묘장과 실증시험 포장을 1년 동안 지었다고 해서 2024년 7월 2일 현장을 가봤습니다.

국비가 17억 원, 도비가 3억 원, 군비가 19억여 원 등 39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는 조직 배양으로 만든 건강한 '모주'를 경북농업자원관리원에서 가져와 이곳에서 한두 차례 세대 진전을 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온·습도 조절에서부터 방제, 지하수를 정수하는 설비까지 갖춘 딸기 육묘장에서는 농가에 분양할 건강한 '모주'를 키우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정지혜 농업연구사 고령군농업기술센터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계속 육묘해서 정식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노화되어서 모종 퇴화도 일어나고요. 또 병이 있는지? 없는지? 정식 전에는 알 수 없거든요. 그런데 병이 있는 걸 심으면 모판이 다 병들어서 새로 정식을 해야 하는 애로 사항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저희가 검증한 건강한 모를 농민들이 분양받을 수 있게 됩니다"


"건강한 '어미 모= 모주'로 육묘하면 품질 향상, 수확량 증가, 병해충에도 강할 것"
고령군농업기술센터는 철저한 관리 속에 키워 검증된 건강한 모주를 농민들이 분양받아서 육묘한 뒤 아주심기 하면 품질 향상과 수확량 증가는 물론이고 병해충에도 상대적으로 강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강명원 소장 고령군농업기술센터 "고령군에서 모주가 1년에 80만 주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생산 목표가 1년에 20만 주니까 4년마다 농가들은 모주를 갱신할 수 있는 그런 토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고령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는 자체적인 조직 배양으로 건강한 모주를 만들 수 있는 기반 구축에도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농업 경영비 상승과 이상기후 직격탄 속에 딸기 주산지에서 시작된 건강한 모 공급 노력이 과연 어떤 결실을 볼 수 있을까요?

건강한 모주를 공급받은 농가에서 수확기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그리고···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우리 농민들 건강 꼭 챙기세요."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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