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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주입 일제 강점기 교육' 자료, 대구에서 나와

◀앵커▶
8월 15일은 77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 강점기 35년 동안 우리 민족에 대한 탄압은 모든 분야에서 무자비하게 자행됐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반성은커녕 아직도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고유의 문화와 말까지 말살하고 이념 주입에 앞장섰던 교육은 탄압이 가장 심했던 분야였는데요,

광복절을 맞아 일제 강점기의 교육탄압 현실을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료가 대구에서 나왔습니다.

보도에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1932년 경북고등학교 전신인 5년제 대구공립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한 안장호 군은 6권의 일기장을 남겼습니다.

2학년 때인 1933년 6월 3일 '교장은 방과 후 강연에서 첫째 칙어, 둘째 교기, 셋째 생명이라고 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칙어'란 임금이 몸소 가르친 말씀이란 뜻으로 여기에서의 '칙어'는 1890년 메이지 일왕이 반포한 교육칙어를 가리킵니다.

일기를 쓴 안 군은 인간 목숨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식민지 교육에 반감을 보입니다.

5학년 때인 1936년 11월 12일 일왕을 향해 절을 하는 '동방요배'를 강요받고 온종일 계속된 교련 훈련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1937년 1월 31일에는 동촌역에 동해중부선 기차를 타러 간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아스팔트가 깔렸고 비행장 가는 길에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고 묘사합니다.

이날은 대구비행장이 개장한 첫날이었습니다. 

6권의 일기장은 일본이 저지른 신사참배와 이데올로기 강요, 일왕 신격화, 병영훈련 등 당시 일제의 강압적인 교육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대구역 앞 12차선 도로개통과 대구비행장 개장 같은 80년 전 대구의 모습도 곳곳에 드러났습니다. 

일제강점기 사회와 생활상을 담은 안장호 군의 일기 6권이 번역본 '남학생 일기'로 발간됐습니다.

2018년 펴낸 '여학생일기'와 함께 1930년대 한국사와 대구의 모습, 교육제도 등을 당시 학생들의 시각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 관장▶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노 재팬'이 벌써 그때에도 아이들 마음속에 자라나지 않았을까? 그 당시 식민지 백성의 아주 초라함이라든가 초조함 등을 느낄 수 있는, 정말 교과서다운 교과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구교육박물관은 이번에 펴낸 '남학생 일기'를 박물관 방문객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남학생 일기'와 '여학생 일기'에 나온 곳을 방문하는 체험학습프로그램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C.G 김현주)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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