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딸기처럼 온실에서 주로 키우는 농작물은 한겨울인 요즘이 제철입니다.
그런데,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꼭 사야 할 것만 사는 등 씀씀이를 줄이면서 가격은 예년만 못 합니다.
껑충 뛴 인건비와 농자잿값에 난방비에 이르기까지, 여름보다 훨씬 많은 재배 비용을 들인 농민들의 상심이 큽니다.
보도에 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의 한 온실입니다.
싱싱한 딸기가 포기마다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12월 갑작스러운 강추위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이 지역에서 키운 딸기는 지금이 제철, 최대 수확기입니다.
◀서지향 고령군 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연구사▶
"12월 중 3분의 2가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측정되는 등 겨울 한파와 저온으로 품질은 좋아졌지만 숙기가 늦어져 지금 고령은 출하 물량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작황도 평년 수준으로 좋아 공동 선별장은 농가로부터 밀려드는 딸기를 분류하느라 쉴 틈조차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입니다.
포장재, 인건비, 물류비에 수정용 벌, 난방비까지 어느 것 하나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인데 기대만큼의 값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월 둘째 주 대형마트 납품가는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0%나 낮습니다.
◀이헌광 00 영농조합법인 대표▶
"소비가 안 되니까 유통사에서도 발주량이 줄고 우리가 견적을 넣을 때 견적도 좀 약합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소비자들이 과일에 대한 욕구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온실에서 대추방울토마토 수확이 한창인 또 다른 농가입니다.
난방비가 들기는 하지만 한겨울에는 시세가 좋아 큰 문제가 없었는데 2023년에는 분위기가 딴 판입니다.
2022년 이맘때보다 경매가가 40% 이상 내려가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조규철 경북 고령군 운수면▶
"전기 난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요금, 양액 비룟값은 작년 대비 3배나 올랐습니다. 인건비도 올라 수확해서 작년처럼 받아도 밑지는 형편인데 경매가가 작년 반도 안 돼요"
제때 팔지 못하면 낭패인 시설 농가에서는 설 이후를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헌광 00 영농조합법인 대표▶
"아무래도 설 쇠고 나면 집마다 냉장고에 과일이 많이 차 있겠죠. 일반 과일은 보통 보름씩 먹으니까 과일이 다 소진될 때까지 딸기는 안 산다고 봐야죠"
재배에 들인 비용은 가파르게 늘었는데 판매가는 속절없이 내려가면서 농민들의 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NEWS 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