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주택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업체들이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부담이 큰 지역 아파트 분양 사업 대신 상대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좋은 수도권에 진출하거나, 안정적인 관급 공사 수주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도 타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대구 미분양 아파트 만 가구 넘어서
지역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매출 추이에서도 드러납니다.
대구 지역 시공 능력 평가 1위인 HS화성은 2024년 상반기 3,282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2023년 상반기 4,546억 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만 가구를 넘어설 정도로 지역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는 역외 사업과 관급공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HS화성 "역외사업·관급공사에 해외 진출까지 추진"
역외사업의 경우 지난 8월 23일 수주한 홍익대학교 제1기숙사 신축공사를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역외지역의 민간 건축공사와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현재 HS화성은 수도권 지역의 건축공사로 SH가 발주한 고덕강일 3단지와 연세대 제약바이오센터, 평택석정공원 파크드림 단지 등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급공사는 총사업비 5,700억 원 규모의 대구 도시철도 4호선 1공구 건설공사 입찰에 주간사로 참여합니다.
안영준 HS화성 토목사업본부장은 "민간 공사 같은 경우에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개념으로 개발이 잘 되고 분양이 잘 됐을 때는 저희가 상당한 이익을 가져올 수가 있는데 분양자나 수요자들이 줄어들 경우에는 상당한 부담이 옵니다. 관급공사를 수주하게 되면 많은 이익은 안 나지만 회사 규모를 어느 정도 이끌어갈 수 있는 그런 부분이 되기 때문에 회사의 전체적인 베이스를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HS화성은 역외사업을 넘어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을 현지로 파견할 계획이며, 파키스탄 카라치 지역 주거환경개선사업 및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과 캄보디아 상수도 및 폐기물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도 하반기부터는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HS화성 측은 밝혔습니다.
해외 사업 역시 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텐데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안영준 HS화성 토목사업본부장은 "물론 해외 사업 자체가 상당히 리스크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사실 상당히 좀 망설이는 그런 부분들이 있었는데 지금의 국내 시장으로 봤을 때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경쟁도 너무 심할뿐더러 회사를 영위하기 위한 마진의 폭 이런 부분도 너무 적기 때문에 결국은 이제 해외 쪽으로도 진출을 해야 그게 답이라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계획 중인 사업들은 생각만큼 큰 비용을 많이 드는 부분은 아니고 해외에 나가서 민자로 대규모의 자본을 투자하는 그런 쪽보다는 환경을 위주로 하는 개발도상국 정수 사업 등 소규모의 사업부터 시작하면서 앞으로 계속 공사비 규모를 늘려갈 계획입니다"라며 화성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환경사업에 집중할 뜻을 밝혔습니다.
서한 "역외 자체 사업·민간 도급, BTL 사업 역량 강화"···태왕이엔씨도 역외 사업 수주에 집중
서한은 2016년 울산 번영로 서한이다음을 시작으로 2018년 순천신매곡 서한이다음, 2020년 유성둔곡지구 서한이다음, 2021년 하늘도시 서한이다음, 2023년 번영로 서한이다음 프레스티지 분양하며 꾸준히 역외 분양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눈에 띄는 건 이런 역외사업 수주 현황이 순천 등 지역에서 대전을 거쳐 수도권, 서울 도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2024년 고덕국제신도시 서한이다음 그레이튼이 예비 당첨자 계약에서 조기 완판한 데 이어 9월 분양한 서울 둔촌동 올림픽파크 서한포레스트는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36.8대 1을 기록했습니다.
태왕이엔씨도 역외 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경남 농업기술원 조성 공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 격납고 신축 공사, 원주 레드우즈파크 복합시설 등을 잇달아 수주했습니다.
서한과 태왕 역시 대구 지하철 4호선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합니다.
대구 경북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지역 건설업체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