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의 유치는 가장 효과적인 지역 발전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지역마다 기업 유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이 지역으로 이전해서 고용도 하고 생산도 하면서 경제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인데요, 이전한 지역의 기업들과 지식, 기술의 상호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이전 효과가 반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기업 유치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잖습니까?
◀기자▶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기업의 수는 2만 8천 곳이 넘습니다.
2008년 1,200여 건이던 것이 2020년에는 3,100여 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8년 경북으로 이전한 기업은 121곳으로 충남 충북, 강원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많았습니다.
대구는 50군데로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시도를 제외한 14개 시도 중 10번째였습니다.
2020년에 수도권에서 경북으로 이전한 기업은 221개로 두 배 정도 늘었지만 기업 유치 건수는 7번째로 낮아졌습니다.
대구는 159군데로 세배 정도 늘었고 기업 유치 건수 기준 전국 10번째로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수도권에서 대구·경북으로 이전해 온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시 떠난다고요?
◀기자▶
대구·경북으로 이전해 온 기업 가운데 16.6%가 다른 지역으로 재이전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를 제외하면 재이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수도권으로 되돌아가는 기업이 73.5%로 가장 많고 부산·경남 10.8%, 충청권 10.1% 등의 순입니다.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센터 연구팀이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는 지방 이전기업의 생산성이 9.46에서 9.52로 상승했지만 대구·경북지역으로 이전한 기업의 생산성은 9.38에서 9.32로 오히려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연구원 김지수 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죠.
◀김지수 연구위원 산업연구원▶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들은 새로운 기업환경에 적응을 해야 될 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의 이탈, 그리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기업이 원하는 고급 인력이 지역 내에서 매칭되지 않을 경우 이는 결국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기업 유치 건수만 늘린다고 될 일도 아니군요
◀기자▶
먼저 지역의 산업과 이전 기업들 사이에 별다른 연관성이 없습니다.
지역의 혁신기업은 주로 기계, 자동차, 금속가공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주로 도매, 상품 중개, 정보통신이 많아, 산업 연관성이 떨어집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전 기업 기술과 노하우의 흡수 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유치 실적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지역에 이전한 뒤 지역산업에 미칠 경제적인 파급력을 우선 고려하고 이전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해 적용할 수 있도록 지역기업 자체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