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자체마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외치며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유치한 기업 상당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업의 지역 이탈 비율은 대구·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지식이나 기술 등의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이전 효과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김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기업의 수는 2만 8천여 곳.
2008년 1,200여 건이던 것이 2020년에는 3,100여 건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대구·경북만 보면 2008년에 비해 경북으로 이전한 기업 비중은 줄었고 대구로 이전한 기업의 비중은 조금 늘었습니다.
그런데, 대구·경북으로 이전한 기업 가운데 16.6%는 다른 지역으로 재이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원도를 제외하면 재이전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수도권으로 되돌아가는 기업이 73.5%로 가장 많고 부산경남권 10.8%, 충청권 10.1% 등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이전 뒤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센터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는 지방 이전기업의 생산성은 9.46에서 9.52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으로 이전한 기업의 생산성은 9.38에서 9.32로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들은 새로운 기업환경에 적응을 해야 될 뿐만 아니라 기존 인력의 이탈, 그리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기업이 원하는 고급 인력이 지역 내에서 매칭되지 않을 경우 이는 결국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역 산업 특성과 동떨어진 분야일수록 생산성 문제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구·경북의 기업은 주로 기계, 자동차, 금속가공 등의 분야지만 이전 기업은 도매, 상품 중개, 정보통신이 많아 산업 연관성이 떨어지고 이전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흡수하는 능력도 떨어진다는 겁니다.
당장 눈앞의 기업 유치 실적에 매달리기보다 이전한 기업이 지역산업에 미칠 경제적인 파급력을 고려하고 이전 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기존의 지역 기업들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기업 이전의 효과가 커질 것으로 조언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철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