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구미의 한 중학교의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불법 촬영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학생만 10명 안팎입니다.
한 학생이 친구의 범죄를 의심해 알렸는데 학교 측의 대처는 미흡합니다.
변예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의 한 중학교입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 여학생의 아버지가 최근 학교 관계자로부터 충격적인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자기 딸이 교내에서 불법 촬영을 당한 것 같다는 내용입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우리 애 치마 밑을 찍는 영상이었고 다행히 속바지나 이런 건 입고 있어서 나체가 노출이 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제 어느 학교에 누가 누구라고 명확하게 나온 부분과 그 영상을 아이들이 다 봤다는 내용도···"
불법 촬영을 당한 것 같다는 신고는 4월 16일입니다.
같은 학교 한 남학생이 텔레그램 방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들이 몰래 촬영된 사진을 발견하고 교사에게 신고했습니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텔레그램 방에는 피해 학생의 사진 말고도 다른 여학생의 사진도 있었습니다.
교실 말고도 등하굣길에서 찍힌 사진과 영상도 들어있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그 (텔레그램) 방에는 3천 명이 있고··· 그리고 피해를 본 학생들이 30여 명 된다고 하는데"
이 학교에서 파악된 피해자만 10명 안팎.
다른 학교 학생들도 불법 촬영을 당한 것으로 파악돼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신고한 학생은 피해자와 같은 반 남학생이 사진 찍어 유포한 것 같다고 학교 측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로 추정되는 학생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내에서 불법 촬영이 이뤄지고, 텔레그램으로 유포까지 됐는데 학교 측의 제대로 된 조치는 없었습니다.
피해 부모는 학교가 사건을 알고도 피해 학생과 가해 추정 학생을 분리 조치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 학생에 대한 정신 상담과 같은 지원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아무도 못 믿겠대. 선생님들도 어른들도 못 믿겠다고··· (사건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뭔가를 해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학교 측은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분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피해 학생 부모가 학교 폭력 신고를 하자 그제서야 분리 조치를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진짜 추정일 뿐이에요. 조사를 해봐야 아는데 그 학생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경찰은 신고된 내용을 토대로 학교 관계자 등을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