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치르게 된 대선이라고 하더라도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구체적인 정책 논쟁보다는 이념의 틀에 기반한 선거 과정이 진행된 점은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번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이념적 양극화의 심각성은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그 상황은 새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도 가장 힘을 쏟아 극복해야 할 부분입니다.
만약 새 대통령이 자신의 승리를 한 진영의 승리로 본다면, 그것도 선한 세력이 악을 극복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우리 민주주의와 국가의 미래는 암울해질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공정이나 정의와 같은 추상적인 선(善)만이 목청 높여 강조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악(惡)에 대해서는
적당히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상적 선은 합의하기 어려워 소모적 논쟁과 나아가 폭력적인 대결로 이어지지만, 현실 속에서 경험하는 구체적인 악에 대해서는 합의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새 대통령이 철학자 칼 포퍼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상적인 선을 실현하려 하지 말고 구체적인 악을 제거하려 노력하라”
그리고 “행복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이 합리적인 공공정책의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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