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동 선산재활원에서 앞서 영덕사랑마을 시설에서도 장애인 학대가 거듭됐었는데요.
영덕군이 작년에 시설 폐쇄 행정조치를 내렸지만, 열 달이 지난 지금까지 변화는 없습니다.
대책을 촉구하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배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설 폐쇄 처분 명령을 받은 영덕사랑마을. 이곳은 2015년부터 상습적 학대가 발생한 장애인 거주 시설입니다.
시설 관계자가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학대했고, 학대 판정과 행정 개선명령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지역 장애인, 인권 단체 차원의 거센 반발에 2021년 10월, 영덕군은 전국 최초로 장애인 시설에 '시설 폐쇄' 행정조치를 내렸습니다.
◀박재희 영덕사랑마을대책위원회 간사▶
"학대가 이미 여러 차례 벌어져서 세 차례 처분이 나갔고, 결국엔 시설 폐쇄를 면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폐쇄 처분이 났잖아요."
하지만, 폐쇄 명령을 받은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시설 거주인 27명은 여전히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거주인 1명만 다른 장애인 거주 시설로 옮겨진 상황.
◀김용식 경북노동인권센터 센터장▶
"인권 침해가 벌어진 시설에 장애인분들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그 자체가 계속 지금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영덕군의 이해되지 않는 행정조치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폐쇄 완료 기한을 한 달 앞두고 있는데, 아직도 시설 폐쇄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TF 팀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송정현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온갖 행정의 핑계에 숨어서, 법원의 핑계에 숨어서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일 년이 지나도록 조치를 미뤄왔습니다."
영덕군은 전문기관에 자립 지원에 대한 계획을 의뢰하는 등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지만, 폐쇄 완료 기한인 9월까지 시설 폐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대구지법 재판부는 법인 불복 소송을 기각하고 시설 폐쇄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법부의 판결까지 나온 상황에서 지역에서는 영덕군이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재희 영덕사랑마을대책위원회 간사▶
"결국 행정이 사법 처분 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행정이 해야 할 몫이 사법 기관과 별개로 있는데도 법원 판결을 핑계로 그 어떤 것도 사실 안 하겠다는 거여서···"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