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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봄 신청해도 '깜깜'···"1년 넘게 기다려요"

◀앵커▶
아이돌봄 서비스, 들어보셨나요?

돌봄 공백이 발생한 집으로 돌보미가 직접 찾아가 아이를 보살피는 정부 지원 정책인데요.

수요에 비해 돌보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수개월씩 대기는 기본이고, 경북은 1년 넘게 기다리는 곳도 있습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살, 12살 두 형제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형제와 함께 들어오는 사람은 일하는 엄마 아빠 대신 돌보미 선생님.

외출 후 손 씻기 같은 생활 습관 지도부터 하루 학교생활을 나누고 간식도 챙겨줍니다.

◀현장음▶
"(오늘 또 재밌는 일 없었어?) 
재밌는 일이 사회 시험 칠 때···"

이 가정은 8년 가까이 돌보미 한 분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현준▶ 
"그동안 쌓인 애정 그런 게 있고 그러다보니까 많이 친해져 가지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배태숙 아이돌보미▶ 
"처음에 어릴 때는 손이 많이 가요. 신경도 많이 쓰이고. 근데 이제는 얘네들도 편안하고 저도 편안하고 서로 눈빛만 봐도 이제 알아요"

덕분에 워킹맘도 마음 놓고 일합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애들이 자기들끼리만 집에 있는다 그러면 되게 불안할 거 같거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집에 오셔서 되게 마음 편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고···"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해도 돌보미와 연결되기까지 기본 수개월은 기다려야 합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대기자(안동)▶
"(신청은 언제?) 7월. 기다리고는 있는데··· 아직 언제 될지는 모른다고 말씀을 들었어요."

경북의 아이 돌봄 서비스 대기자 수는 7월 말 기준, 천6백여 가구에 달합니다. 

아이가 적은 영양과 청송을 제외하고 시군별로 1백 가구 안팎이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도청신도시가 있는 예천과 안동은 3백여 명이 대기하는 경산 다음으로 길어, 대기자가 각각 2백 명이 훌쩍 넘습니다.

1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1년이 지나도 대기 순번은 45번, 반 포기 상태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자(예천)▶
"당장 필요한 시기가 돼서도 안 되니까 도대체 언제쯤 되나 지금은 그냥 포기 상태고.. 진짜 되기는 되는가 이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16개월 아기를 키우는 주말부부 신종원 씨는 아내 복직을 앞두고 걱정이 많습니다.

어린이집 하원 후 엄마 퇴근까지, 돌봄 공백을 메꿔줄 돌보미를 신청했지만 대기 순번은 243번입니다.

언제 연결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이용 시간이 하원 전후 피크 대에 몰릴수록 대기기간은 길어집니다.

◀신종원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자(예천)▶
"와이프가 이제 두 달 뒤면 당장 복직을 해야 되는데 제가 휴직을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하고 있고 부모님께도 일단 부탁을 드려놨고요"

아이 돌봄 서비스는 경북에서 4년 새 2배 가까이 급증해 현재 6천 2백여 가구가 이용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가 시군과 함께 자부담 경감 지원사업을 펼치면서부터입니다.

경북은 소득 기준에 상관없이 90%까지 비용을 지원합니다.

전국 최대 규모입니다.

시간당 많게는 1,108원만 부담하면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신청이 폭증했습니다.

◀OO시 아이돌보미 관계자▶ 
 "경북 본인 부담 지원 사업이 점점 확대가 되면서 한두 배가량 (신청)이 더 는 거 같아요."

경북의 돌봄 신청은 매년 천 명씩 늘고 있지만 돌보미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매년 100여 명씩 늘어 2천2백여 명 선.

아이 돌봄 대기 사태는 수요 대비 돌보미 공급 부족 현상이 낳은 현상입니다.

◀김건우 경북도청 여성아동정책관 ▶ 
"우리 도에서는 아이 돌봄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함께 특별히 대기가 많았던 맞벌이 가정에 대해서는 가점을 드리는 방안 등에 대해서 추진하도록···"

여성가족부도 돌보미 처우 개선을 통한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보다 10원 더 많은 현행 활동 수당을 5% 인상해 시간당 1만 110원을 지급한다는 안인데, 과연 임금 현실화라고 할 만한지 의문입니다.

아이돌봄 서비스가 있으나 마나 한 정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돌보미 공급 확대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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