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경제지표
2023년 8월 대구·경북의 생산과 소비, 그리고 건설 수주액이 동반 감소했습니다.
동부지방통계청이 발표한 '8월 대구·경북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광공업 생산은 2022년 8월보다 1.8% 줄었고 경북의 광공업 생산은 8.6% 감소했습니다.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도 대구는 2022년 8월보다 2.7%, 경북은 16.9%가 줄었습니다.
건설수주액은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대구는 72%, 경북은 34.6%가 줄었습니다.
광공업 생산지수는 대구의 경우 6월 118.8에서 8월 106.5로 줄었고 출하지수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지만 재고 지수는 162.4에서 180.5로 생산 출하가 줄어든 폭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경기 침체기에 볼 수 있는 지표의 변동 모습을 닮았습니다.
여기에 소비도 1월 이후 2월과 4월을 제외하고 2022년 같은 기간보다 계속 줄었습니다.
생산이 줄고 소비가 줄고 여기에 투자 지표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 건설 수주액은 대구는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20개월 동안 넉 달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의 감소 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경기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대구·경북의 제조업과 비제조업 업황지수는 석 달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9월 대구·경북 제조업 업황지수는 59로, 6월 72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전국 평균보다 9포인트나 낮았습니다.
비제조업도 석 달 연속 하락했고 전국 평균과 비교하면 자그마치 13포인트나 낮았습니다.
"사실상 자금 경색 수준"
2023년 7월 새마을금고 사태로 대구·경북 금융기관의 수신이 한 달 사이 1조 3천억 원이나 줄어들었습니다.
2금융권의 경우, 통계 집계가 두석 달 정도 늦게 나오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집계되는 것을 보면 새마을금고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은행 측은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중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매출은 줄고 금리는 오르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가 전문 부동산 업자들은 적자나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그만하려 해도 권리금이 없다시피 하는데도 가게나 업체를 이전받을 사람이 거의 없다 입을 모았습니다.
신용대출이나 사업자금 대출 받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상당수가 적게는 2배에서 3배까지 올라가 있는 이자를 감당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PF, 즉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중단된 지 오래됐고 기존의 부동산 개발사업도 사업 진행을 멈춘 곳이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을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시장은 갈수록 얼어붙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매나 공매 쪽도 유찰되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금리하고 맞물려 있으니까 금리 상승 때문에 영향을 받아 입찰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은 미분양 주택이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부동산 경기가 좋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미분양 아파트 할인율은 더 커지고 있고 그나마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를 들어가는 바람에 기존의 아파트들은 매매는 둘째치고 전세를 놓기도 힘들다고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여기에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고금리 장기화와 함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계 금리의 지표인 10년 물 미국 국채 금리는 4.8%, 30년 물은 4.92%까지 오른 상황에서 상당 기간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고금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윳값이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들썩이는 가운데 중국의 부동산 위기까지 겹쳐, 세계적인 투자전문가들은 상당한 충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경제 상황이 사실상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요즘, 금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