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애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특수학교인 '예아람학교'.
2년 전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재능을 모아 첫번째 그림책을 펴냈습니다.
장애라는 사회적 편견에 맞서고 문화예술을 통해 세상과 더 소통하며 예술인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동그란 달걀에 알록달록 색을 입히고, 온 정성을 담아 세 개의 알을 만듭니다.
그 가운데 하나의 알에서는 샴쌍둥이가 태어납니다.
마치 자신들을 투영하듯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고 성격과 특징을 담아냅니다.
◀정예찬 대구예아람학교 전공과 1학년 (20살)▶
"친구 같은 한 명을 넣어서, 둘이 형제거든요, 한 명만 있으면 외롭고 무섭고 싫을 것 같아서…"
가수 고 신해철 씨의 딸인 신하연 학생이 이 학교에 기부를 하면서 시작된 인연은 그림책 공동 프로젝트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림에서부터 대사, 글씨체까지 발달장애 학생 아홉 명과 신하연 학생이 함께한 지난 5개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다른 이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속도보다 방향을 찾아가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손주연 대구예아람학교 초등학교 5학년▶
"만약에 내가 달리기가 느린데 친구들은 나보고 느림보라고 놀리고, 이것을 본 친구들은 빨리빨리 와 이렇게 재촉해요. 기다리지 않고. 이러면, 내가 이런 취급을 당하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그림으로 꿈을 꾸고 사회와 소통하는 데는 교사들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백혜진 대구예아람학교 교사▶
"독립출판,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유통까지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보자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림책 수익금 60%는 학교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비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림으로 한 뼘 더 자란 아이들은 예술가로서 더 큰 꿈을 꿉니다.
◀이승찬 대구예아람학교 중학교 3학년▶
"웹툰 작가가, 애니메이터 작가가 되고 싶어요."
장애라는 편견을 이겨내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