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진·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잠잠해지는가 싶었는데, 4월 20일 대구에서만 3곳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거센 불길이 도심을 위협할 만큼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건조한 날씨에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4월 21일도 종일 진화 작업이 이어졌는데, 이번 주말까지 대형산불 위험이 매우 높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도심과 인접한 산자락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있습니다.
갈고리로 흙을 덮어도 바싹 마른 낙엽 더미에서 불씨가 자꾸 되살아납니다.
4월 20일 밤 축구장 8개가 넘는 산림을 태우고 꺼진 달서구 학산 산불 모습입니다.
같은 날 오후 4시쯤엔 대구 달성군의 한 야산에서도 불이 났습니다.
동구 팔공산 중턱에서도 산불이 두 번이나 나는 등 하루 동안 대구 3곳에서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미 다 타버린 숲에 헬기가 물을 계속 쏟아붓습니다.
길도 없는 가파른 비탈 사이사이에는 산불 감시대원들이 건조한 날씨에 꺼졌던 불씨가 되살아나지 않게 계속 물을 뿌립니다.
산불 원인 조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새카맣게 탄 부분은 2차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인데요. 그 바로 앞이 등산로라서 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자체 조사반은 보고 있습니다."
◀박기홍 대구시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사무소 산림보호팀장▶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산불 발생의 대부분이 입산자 실화 내지는 방화로 추정됩니다. 외국의 경우는 자연적으로 마찰이라든지 낙뢰에 의해서 자연 발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2022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산불은 87건.
축구장 2만 4천 개가 넘는 면적의 숲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산림을 복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들지는 집계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바람까지 많이 부는 이번 주말이 올해 봄철 산불 대응의 마지막 고비가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산을 오를 때 불씨가 될 수 있는 물건을 절대 가지고 가선 안 된다고 부탁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