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간호법 국회 통과에 반발해 13개 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 의료연대가 단체 행동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간호법이 발효되면 간호사의 의료 영역이 넓어지면서 각자의 영역이 침해받는다는 것인데요, 간호사단체는 그렇지 않다며 맞받아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 13개 단체가 집단행동에 나섰다고요?
◀기자▶
대구경북의사회, 간호조무사회,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회에, 임상병리사, 방사선사협회 등 관련 13개 단체 회원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5월 3일 오후 5시 동성로에 있는 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간호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각 직역별로 반대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간호법이 발효되면 간호사가 병원, 즉 의료기관 바깥인 지역사회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자신들의 업무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공통된 것입니다.
의사 단체들은 간호법이 간호사 독자적으로 진료 업무를 수행하고 단독 개원까지 가능한 법이라며 2021년부터 반대해 왔는데요, 대구시의사회 김용한 기획이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용한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
"의료기관 이외 지역사회에서 간호행위가 이뤄질 경우 쉽게 말해서 (환자와) 가까운 곳에서, 집이나 가까운 장소에서 간호사들이 링거를 놔준다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은 의료 자체가 검증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다."
◀앵커▶
간호법의 '지역사회'라는 조항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간호법에는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돼 있는데요, 의사 단체들은 현행 의료법에는 진료 등 의료행위는 매우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의료기관 밖에서 할 수 없다고 제한하고 있지만 '지역사회'가 조항에 포함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포함되면서 간호사가 의료기관 밖에서 의사의 지도 없이 단독 개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겁니다.
간호조무사회가 가장 반발하고 있는 조항은 '간호조무사가 간호사를 보조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입니다.
요양기관이나 장애인 복지시설 같은 시설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간호사 없이도 촉탁의사의 지도 아래 근무가 가능한데 간호법이 시행되면 이들 시설에서도 간호사 없이는 간호조무사를 고용할 수 없게 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둘 다 채용하는 대신 간호사만 채용하게 된다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응급구조사와 방사선사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간호사의 '진료 보조'가 환자들의 검체 체취와 엑스레이 촬영 등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의 업무 영역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구보건대 방사선학과 임진명 학생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임진명 대구보건대 방사선학과 학생대표▶
"의사의 지시 없이도 진료의 보조라는 명목하에 (현행 의료법의) 법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사들이 해야 할 일을 침해받기 때문에."
응급구조사들은 업무 범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데, 간호사들이 병원 밖으로 업무 범위를 넓히면 생존권이 위태롭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간호사단체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이에 대해 간호사 단체는 간호법이 다른 직역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서부덕 대구시 간호사회장입니다.
◀서부덕 대구시간호사회장▶
"간호법에 다른 직역을 침범하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저희의 법을 정확히 아시고 그런 단체행동을 하시는지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13개 단체가 참여하는 보건복지 의료연대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5월 11일 부분 파업을 거쳐 오는 17일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만 남은 상황, 청와대와 정부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