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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다른 나라 대책은?


◀앵커▶
최근 5년 동안 65세 미만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줄었는데, 오히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늘었습니다.

특히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 양관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최근에 고령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3월 3일 새벽 2시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1차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북대구나들목 근처에서 유턴하더니 7km가량을 역주행했습니다.

경찰은 역주행 구간에서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역주행 운전자를 갓길로 유도해 차량을 멈췄습니다.

역주행 운전자와 동승자는 70대였는데요.

경찰은 이들이 치매 증상도 있어서 조사가 어려웠다며 일단 경기도에 사는 아들을 불러 귀가 조처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치매 증상이 있는데도 운전면허가 있었나 보네요.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겠는데요?


◀기자▶
고령 운전자는 3년마다 정기 적성검사를 받아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데, 이때 치매 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고령 운전자 기준이 75세 이상입니다.

이번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한 운전자는 70대 초반이라 치매 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런 치매와 퇴행성 근시 등 안전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주로 70세 전후로 생기는데요.

그러다 보니 70세 이상 운전자가 사고를 내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022년 한 대기업 보험사 연구소는 교통사고 때 심각한 인명피해를 낼 위험도를 수치화해보니, 70세 이상부터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앵커▶
지자체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면허를 반납하면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죠.

얼마나 반납하고 있죠?

◀기자▶
대구시의 경우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카드 대신 10만 원 상당의 대구행복페이를 지급합니다.

2022년 대구에서 면허를 자진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7,100여 명, 전체 고령 운전자의 3%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에서 고령 운전자의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82살 임병일 씨와 78살 강정희 씨 이야기 이어서 들어보시죠.

◀임병일(82세) 경산시 와촌면▶
"농사를 짓는 사람이니까 매일 물건을, 농산물을 가지고 농판장을 가야 하는데… 아무리 농사지어도 안 가지고 가면 안 되잖아요. 운전을 해야 해요."

 ◀강정희(78세) 경산시 와촌면▶
"내가 필요한데 이걸 막으려고 하니까 참 기분 안 좋다. 슬프지."

◀앵커▶
고령 운전자 이동권을 생각해 달라, 이런 말이네요.

경찰이 보완책으로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요.

이게 무엇인가요.

◀기자▶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따진 뒤, 특정 장소와 시간에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입니다.

예를 들면요.

어떤 고령 운전자에게는 야간 운전이 위험하다고 보고 야간에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한다든가, 또 어떤 고령 운전자는 고속주행이 어렵다고 보고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식입니다.

경찰청은 조건부 면허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2022년 연구용역을 맡겼는데요.

이 보고서는 고령 운전자 안전 교육 기준을 70세로 확대하고, 운전 능력을 따져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운전 능력은 VR, 가상 운전 프로그램으로 평가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조건부 면허제도는 세계 각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데요.

도로교통공단 최재원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죠.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
"외국의 사례를 보면 독일과 미국의 일부 주는 운전하실 때 고속도로와 야간 운전을 제한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리고 가까이는 일본에서는 긴급 제동 장치라 해서 긴급 제동 장치를 장착한 차량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경찰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쯤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 방식과 기준을 정할 방침입니다.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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