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가 역전패로 이어진 5연패에서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KT위즈와의 18일 경기에서 7-5로 승리하면서 최악으로 향하던 팀 분위기도 다소 수습한 모습인데요.
연패 탈출의 순간 역시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선취점을 뽑고도 1-2로 역전을 허용, 또 4점을 추가해 재역전했지만, 바로 동점을 허용하며 연패의 그늘이 느껴지던 경기였는데요. 선수단의 연패 탈출에 대한 집중력은 경기 막판까지 이어졌고 김지찬의 적시타와 포수 3인방의 맹활약, 끝판대장이 빠진 빈자리를 대신한 불펜의 무실점 호투는 결국 팀의 승리를 만듭니다.
길었던 5연패와 극적인 1승. 이 과정까지 오기에 삼성의 패배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 이런 문제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대구MBC 스포츠플러스에서 분석해 봅니다.
선발진 호투에도 침묵한 타선
5연패 기간을 돌이켜보면 선발진은 대부분 호투를 거듭했습니다. 승리투수 여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경우도 많았죠. 물론, 이어나온 투수들의 실점이 직접적 패배의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타선의 침묵은 심각했습니다. 특히 앞서 펼쳐진 LG와의 주중 3연전에서 발목을 잡으며 팀 분위기 침체로 이어졌고 이는 연패라는 결말로 향하는데요.
최채흥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13일, 6회 1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친 최채흥에겐 5회초 터진 김영웅의 1타점 적시타라는 지원군까지 더해 승리투수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1점은 너무 적은 점수겠습니다만, 상대 선발이 플럿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봐도 무방할 겁니다. 문제는 이어나온 투수들에게 한 점도 뽑지 못한 타선의 아쉬움이죠. 득점 찬스가 있었지만, 내내 침묵한 타선은 6, 7, 8, 9회 모두 주자가 나갔지만, 역전패당했죠.
다음날도 흐름은 비슷합니다. 3회초 피렐라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앞서갔고, 마운드에는 에이스 뷰캐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진 3회말 연속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바로 역전을 허용한 삼성, 이후 두 팀은 9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갑니다. 삼성은 6회부터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실패하며 또 무릎을 꿇었습니다.
연패 기간, 팀의 거포를 책임져야 할 오재일의 침묵은 아프게 자리하며 2군행으로 이어졌고, 타선의 부진은 전염병처럼 번져갔습니다. 그나마 KT위즈와의 1,2차전에서 여전히 뒷심 부족이 남아 있었지만, 6득점과 5득점에 성공하며 조금씩 타선의 부활을 알렸고 이는 결국 3차전 승리의 발판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불펜의 부진, 무너진 끝판대장
역전패가 이어졌다는 건 분명 불펜에 약점이 있다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의 연약함, 6월 대반격을 예고했던 박진만 감독은 전역자들의 복귀와 함께 어느 정도 그 지점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도 밝혔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는데요. 5연패 기간에도 이 그늘은 깊게 드리워졌습니다.
선발진만 놓고 보면 최채흥과 황동재, 수아레즈가 모두 승리 여건을 갖추고 내려갔습니다. 7회 급격히 무너지며 패전을 기록한 백정현도 6회까지는 1실점에 팀도 앞서 있어 승리 투수의 가능성이 컸던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불펜에서는 오승환이 강한 분노를 보이며 결국 2군행을 불러온 KT위즈와의 1차전에서 불펜이 5실점을 한 것을 포함해 모두 5연패 기간 16점을 내줬습니다. 이는 팀 실점에 60%에 해당하는 점수입니다. 책임진 이닝이 더 짧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큰 수치죠.
믿었던 마무리 후보인 이승현이 연패 기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돌부처 오승환은 격한 감정 표현을 하는 등 불펜진의 어려움이 연패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습니다. 연패 탈출을 이뤄낸 KT위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불펜진이 4⅓이닝 무실점을 보였다는 점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텐데요. 삼성의 부활에는 불펜의 안정화가 필수라는 걸 여실하게 보여준 연패였습니다.
삼성라이온즈는 6월 중순을 통과한 지금 시점에서 26승 36패, 승률 4할 2푼에도 미치지 못하는 9위입니다. 5강 기준의 지표가 되는 5할 승률에 -10을 기록하고 있죠. 5위 두산(승률 0.500)과 5게임 차이입니다. 최근 10경기 기준 3승 7패로 롯데자이언츠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보여왔습니다. 각종 개인 성적 지표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고, 투타의 불균형도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보이는데요.
5연패 기간 겪었던 어려움, 특히 타선의 유기적인 흐름이 없었다는 부분과 불펜에서의 안정감이 부족했다는 점은 삼성에게 시급한 과제입니다. 박진만 감독 역시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라 할 중심타자와 핵심 불펜의 2군행을 통보하고, 포수 3명을 선발 라인업에 넣는 파격을 시도했는데요. 이런 지점이 일단 연패 탈출엔 성공하는데 이르렀습니다. 과연 이 지점이 과연 팀 분위기 반전과 여름 대반격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주 삼성은 주말 연승을 거뒀던 키움과 홈에서 만나고, 선두권 경쟁팀 SSG와 주말 원정을 치릅니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남은 시간은 약 3주 반. 여름의 입구에서 얼마나 격차를 줄이고 추격할지가 삼성의 가을 여부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사진 제공 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