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멸종위기종 철새인 '호사비오리'가 낙동강에서는 처음으로 MBC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마리 밖에 없는 아주 귀한 새인데, 어렵게 찾아온 이들의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양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고령군 낙동강 지천인 회천에 드넓은 모래톱이 생겼습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회천에 귀한 겨울 철새가 찾아왔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호사비오리입니다.
국제자연보존연맹의 보호대상 목록 가운데 '위기'에 등록된, 아주 귀한 새입니다.
뒷머리에 길게 뻗은 댕기와 옆구리에 뚜렷한 비늘무늬가 특징입니다.
물고기를 즐겨 먹는 호사비오리는 환경변화에 민감한 새입니다.
국내에서는 남한강, 북한강, 대청호 등지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됩니다.
낙동강 지천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호사비오리암수 4쌍이 발견됐습니다.
◀이인식 우포 자연학교장(낙동강네트워크)▶
"세계적으로 굉장히 멸종위기종, 전체 해 봤자 2천 마리에 이번에 처음으로 바로 낙동강에 연이어진 회천에서 기록이 됐다는 건 굉장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겁니다."
회천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원앙 백여 마리와 독수리도 관측됐습니다.
합천 창녕보가 지난달 22일 완전히 개방돼 그동안 잠겨있던 회천의 은백색 모래톱이 돌아오자, 호사비오리와 같은 귀한 새들이 회천을 서식지로 삼은 겁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이번에 (합천창녕)보를 개방하니까 독수리를 비롯한 흰꼬리수리, 말똥가리, 호사비오리까지 날아온 게 목격이 된 거죠."
하지만 한국수자원공사는 1월 17일쯤 합천 창녕보 수문을 다시 닫아 낙동강 수위를 올릴 예정입니다.
회천의 모래톱도 물에 잠길 가능성이 커, 호사비오리 등의 서식지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마승락,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