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승만·트루먼 한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립니다.
그런데 호국의 성지로 불리는 경북 칠곡에 6월 중순 두 대통령 동상이 건립됩니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민간 단체 요청을 받아들여 성사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혁명으로 몰아낸 4·19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헌법정신과 4·19 정신에 위배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변예주 기자, 동상 건립이 언제부터 추진되었나요?
◀기자▶
민간 단체인 '이승만·트루먼 동상건립추진 모임'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 단체는 두 대통령의 정신을 바르게 평가하고 계승하자며 높이 4m 20cm, 중량 3t인 청동 조형물 2개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을 비롯한 유명 거리에 동상 설치를 추진했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세우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런 논란의 동상이 경북에 들어선다는 거죠?
◀기자▶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과 유엔군의 통수권자였던 이승만·트루먼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 들어섭니다.
현재 동상 건립을 위한 바닥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6월 중순 세울 예정입니다.
하지만 4·19 단체 등 반대에 부딪혀 장소를 찾지 못하다 지난 2021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요청했고 이 도지사가 공감하면서 칠곡 다부동에 설치하기로 결정됐습니다.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 도지사가 직접 발언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철우 경북도지사▶
"경북이 호국의 성지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들이 원하는 곳을 찾아봐라. 그래서 제가 (영덕) 장사상륙작전한 지역과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이 있는 지역을 보여 드렸습니다. 이곳 중에 택일을 해라. 그래서 다부동을 택일했습니다."
◀앵커▶
반대단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4·19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는 헌법정신뿐만 아니라 4·19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공공터에 독재자의 동상을 함부로 세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남북의 화해와 공존을 반대하면서 이승만을 남북 대결과 분단의 아이콘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승만 동상은 전국에 6개나 있는데 또 만들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트루먼 동상의 경우에도 이미 임진각에 동상이 있습니다. 아무리 트루먼이 한국전쟁에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다른 나라 대통령의 동상을 전적지마다 세운다면 아마도 수십 수백 개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논란 속에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이 한국전쟁 최후 방어선이자 호국의 성지인 칠곡에 세워지면서 한국전쟁 역사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