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과 유엔군 통수권자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70년이 지난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 두 인물의 동상 건립을 두고 보수인사들이 중심이 된 민간단체는 찬성을, 광복회 등은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군 통수권자로서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웠다', 그리고 '한국 전쟁에 과오가 있다' 이 두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양관희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 동상은 높이 4m 청동 조형물입니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을 조각한 김영원 전 홍익대 교수가 2017년에 만들었습니다.
동상 건립을 추진한 사람들은 김 전 교수를 비롯해 조갑제 전 언론인,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등 보수인사들입니다.
이들은 당초 동상을 서울 전쟁기념관에 설치하려 했지만 기념관 측의 협조를 받지 못 했습니다.
이후 평택 주한미군사령부 영내에 설치해 기증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주한미군이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한국전쟁 승리에 가장 결정적 전투지로 평가받는 경북 칠곡군 다부동의 전적기념관에 동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유동렬/동상건립추진모임 간사
"미 육군 보병 1사단하고 우리 한국군이 연합작전을 펼쳐서 (북한군을)막아냈거든요. 그래서 이 양국 군의 통수권자가 이승만 대통령이고 트루먼 대통령이기 때문에 바로 이 다부동 전투의 상징성으로 볼 때.."
이들 보수민간단체는 경상북도와 보훈단체 등과 지난 15일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만나 간담회를 갖고 동상 건립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승만과 트루먼 전 대통령 모두 한국전쟁 과오에 책임이 있어 동상까지 설치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이동일/광복회 경북도지부장
"(트루먼 전 대통령이)보호구역(극동방위선)에서 (남한을)배제했기 때문에 김일성이 남침할 구실을 줬다고요. (이승만 전 대통령은)한강 다리를 끊어버려서 서울 시민들이 피란도 못 나오고 자기는 살기 위해서 대전으로 도망가고 말이죠."
(양관희)"이곳 다부동전적기념관 소유권과 관리권한이 있는 칠곡군청은 일단 여론을 수렴한 뒤 동상 건립을 할지, 말지 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부동전적기념관은 지난해엔 고 백선엽 장군 장지 후보로 떠올라, 지역에서 한국전쟁 공과 친일행적 과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다 결국 장지로 선정되지 않았습니다.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감한 사안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여론 수렴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