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친 삼성라이온즈는 44승 39패 2무라는 성적과 함께 현재 리그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1위 KIA타이거즈는 5게임 차로 다소 멀게 느껴지지만, 2위 LG트윈스나 3위 두산베어스는 가시권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전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2023년과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2023년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삼성라이온즈는 31승 49패, 4할에도 못 미치는 성적으로 10위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9위 키움히어로즈에 5게임이 차 뒤져 있는 압도적 10위였죠. (그나마도, 당시 키움이 7연패를 당하며 격차가 줄어든 겁니다.) 최종 성적은 그래도 2계단 오른 8위로 마무리했던 삼성, 승률도 0.427로 2023년을 마무리했습니다.
1년 만에 삼성의 성적은 완벽하게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 성적이 유쾌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전반기의 마지막 순간 당했던 5연패의 여파 탓이라 여겨지는데요. 삼성의 전반기에서 보여줬던 희망과 문제점을 대구MBC스포츠플러스에서 짚어봅니다.
우리 삼성라이온즈가 달라졌어요
2023년과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이종열 단장의 부임과 함께 선수단 구성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역전패가 가장 많았던 2023시즌의 삼성라이온즈를 바꾸기 위한 시도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엔 가장 큰 과업이었는데요.
KBO리그 세이브 기록 역사를 쓰는 오승환을 보유한 삼성은 여기에 KT위즈의 마무리였던 김재윤과 키움히어로즈의 임창민을 각각 4년 58억과 2년 8억에 영입합니다. 여기에 2023년 아쉬움을 보였던 김태훈도 부활을 예고했죠.
삼성의 이런 변화는 성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즌 개막 이후, 개막 원정 2연승 뒤, 8연패까지는 위태로움이 있었지만, 결국 초반 50여 경기를 치르는 시점까지 삼성은 역전패가 가장 적은 팀으로 리그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이런 삼성의 강점은 지표에서도 나타납니다.
현재까지 리그 세이브 부문 1위 오승환(24세이브), 홀드 1, 2, 4위에 이름을 올린 임창민(20홀드), 김재윤(19홀드), 김태훈(17홀드)까지. 불펜이 단단해진 삼성은 지표에서 분명 나타납니다. -물론, 이 지점이 무너지며 팀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만- 최근 30여 경기 들어 급격하게 무너진 불펜 탓에 선두권을 턱밑까지 추격하고도 다시 격차를 허용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분명 삼성의 첫 번째 변화는 불펜이 강해졌다는 점입니다.
삼성의 이번 시즌 강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또 하나의 지점은 홈런의 힘이 생겼다는 부분입니다. 팀 홈런 91개로 공동 선두 KIA와 NC의 뒤를 이어 3위에 자리한 삼성, 20홈런을 넘긴 정상급 홈런 타자를 보유하진 않았지만, 홈런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린 구자욱과 김영웅이 각각 홈런 17개를 기록 중이고, 이성규도 1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리그 중반에 팀에 합류한 박병호와 김헌곤도 각각 9개와 8개를 기록 중이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재현도 7개를 넘겼죠. 통산 홈런 6개를 기록한 프로 5년 차 김지찬은 그 절반을 이번 시즌 몫입니다. 홈런 순위에서도 보이는 타선의 신구 조화도 역시 삼성이 가을야구라는 목표를 꿈꿀 수 있는 이유로 자리합니다.
가을을 위한 남은 삼성의 숙제
전반기의 마지막을 5연패로 마무리한 삼성은 최근 펼쳐진 35경기를 기준으로 13번이나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포함, 18번의 역전패로 리그 최소 역전패라는 자랑스러운 기록도 두산에 내줍니다. 선발 투수들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경기를 내리 4경기 내주며 불펜이 무너진 삼성의 상황은 초반 강점이 약점으로 자리한 지점으로 부담을 더 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은 59경기에서 삼성은 28승만 더 추가해도 5할 승률을 넘길 수 있습니다. 가을야구라는 지점을 향한 최소 요건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팀의 약점을 명료하게 파악하고 대비해야 가을과 그 이상의 시간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전반기 막판 보여준 선발진의 모습은 안정감이 확실했습니다. 1선발 코너는 3경기 연속 엄청난 피칭으로 메이저리거의 모습을 보여줬고, 레예스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KBO리그 적응을 알렸습니다. 선발 전환 이승현은 이번 시즌 삼성 마운드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했고, 백정현도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거기에 전역을 앞둔 김윤수 역시 전반기 퓨처스리그 상무에서 8승 3패와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압도적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탈삼진 82개라는 기록은 특히 눈길을 끄는데요. 6이닝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만 3차례나 기록했다는 부분에서 기대감은 극대화됩니다.
반면, 전반기 막판 문제로 떠오른 불펜의 영역에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그 정상급 마무리가 3명이 있고, 세이브와 홀드 부문 타이틀을 가진 팀이라기엔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 뭔가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타선도 고민이 필요한데요. 팀 홈런 공동 선두인 김영웅이 복귀하겠지만, 팀의 중심타선은 여전히 무게감이 덜합니다. 포수 강민호가 4번 타자로 출전하는 건 부담이 큰 지점도 많습니다.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해 초반 눈부셨던 박병호의 부활과 이재현의 타격감 회복도 필요해 보이죠.
무엇보다 외국인 타자, 맥키넌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3할을 오르내리는 타율과 선구안, 수비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팀의 외국인 타자에게 바라는 역할은 테이블세터가 아니라, 중심타자라는 점. 무게감은 분명 아쉽습니다. 전반기 기록한 홈런 4개는 그래서 더 아쉬운데요. 가을, 그 이상을 꿈꾼다면 이 지점만큼은 한 번 더 챙겨봐야 할 대목, 아닐까요?
개막 2연전 이후, 긴 연패와 리그 가장 낮은 곳으로 자리했던 삼성. 하지만 이후 연승이 잦아지며 선두권까지 위협했던 라이온즈. 결국, 1위까지 바라볼 수 있던 6월 말부터 이어진 역전 연패는 다시 4위로 팀을 내려보냈습니다.
전반기, 결과적으로 좋았던 삼성라이온즈, 초반과 막판의 부진을 극복한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라팍 시대, 최고의 성적을 향한 도전을 위해 좋은 기억만큼 안 좋은 시기의 반면교사가 무엇보다 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절실해 보입니다.
(사진 제공 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