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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연속보도] 코로나19 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유령 도시' 됐던 3년 전 2월 18일···'용기와 헌신'으로 극복


◀앵커▶
3년 전 2월 18일은 대구에서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날입니다.

당시 신천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대구의 코로나 확산세는 사태 초기 큰 충격과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이제 코로나는 아직 위태로운 가운데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당시 코로나에 맞서서 나서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손은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3년 전 2월 18일 첫 환자가 나왔잖습니까?

◀기자▶
공식적으로 첫 환자가 나온 것은 2020년 2월 18일이었지만, 실제로는 2월 17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구 서구에 사는 61살 여성은 수성구의 모 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 여성은 2월 16일부터 발열, 기침 같은 증상을 보여 2월 17일 수성구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한 결과, 코로나 양성이 나왔습니다.

대구시는 이 여성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고 그다음 날인 2월 18일 오전 9시에 최종 확진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감염자의 검체를 질병관리청으로 보내 다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와야 확진자로 분류를 했기 때문에 그다음 날 국내 31번째 확진자로 분류된 겁니다.

◀앵커▶
전국적으로는 31번째였지만 그 이후 대구에서는 코로나가 급속하게 확산했죠?

◀기자▶
코로나19, 당시로는 이름도 모양도 생소했던 바이러스는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음 날인 2월 19일에는 경대, 영대, 계대 등 종합병원 응급실 4곳이 폐쇄되고 심지어 코로나 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병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월 20일에는 청도 대남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원이나 요양기관에서는 이른바 '코호트 격리'가 잇따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의 정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감염자들이 무서울 정도로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외출 자체를 삼갔고 대구 도심은 차나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인적이 끊기다시피 했습니다.

여기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면서 대구 시내 거리마다 차가 끊어지다시피 하고 사람들은 아예 외출을 하지 않으면서 대구 시내는 썰렁하다 못해 '유령도시'라는 말까지 나돌았습니다.

불과 열흘 만에 대구의 하루 확진자 수가 7백 명을 넘어서면서 혼란은 더 커졌습니다.

당시 수백 병상을 코로나 전담 병상으로 제공한 계대 동산병원의 서영성 병원장 말 들어보시죠.

◀서영성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병원장▶ 
"신장실 앞에서 (코로나) 환자들이 들어갔으니까 거기서부터 정문까지 앰뷸런스가 줄 서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먹먹하다, 답답하다. 와, 큰일 났다 대구가. 이걸 우리가 감당해야 하겠구나.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지?"

◀앵커▶
지금이야 7백 명이라고 하면 많다고 보기는 힘든 숫자지만 그 당시는 큰 충격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음압 병상이 필요했는데 한번 입원하면 최소 이 주일 동안 입원을 하다 보니 음압 병상은 금세 동이 났습니다.

결국 코로나 발생 2주일 만에 대구시는 증상이 가벼운 확진자들은 생활치료센터로 보냈는데요, 그래도 병원의 병상은 물론 의료 인력과 확진자 이송 등 지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대구시청에는 2020년 2월 18일부터 기록되기 시작한 화이트보드가 아직도 남아있는데요, 이 화이트보드에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대구시의 병원 담당자는 대구의 병원과 의사들이 적극 나서고 전국에서 의료 지원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20년 당시 병원 담당이었던 대구시 최신애 사무관 말 들어보시죠.

◀최신애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관실 사무관(2020년 당시 병원 담당)▶ 
"두 손 두 발 벗고 다 나섰어요. 다 뛰어들었어요, 병원들이, 진짜. 병원들이 너무 많이 희생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기 때문에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53일 만에 0명이 됐잖아요."

◀앵커▶
코로나 발생 초기, 성서동산병원이 문을 연 시점이어서 여유가 있기도 했지만 동산병원이 수백 병상을 제공하고 나선 것이 큰 힘이 됐죠?


◀기 자▶
대구시는 동산병원과 함께 대구동산병원 사택이 있던 자리에 '코로나 19 기억의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대구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초기부터 지금까지, 기억들이 모인 소중한 기록을 모았는데요.

의료진에 대한 감사를 담은 메시지와 절박한 상황을 담은 기록들과 미지의 바이러스와 그에 대한 두려움을 제치고 용기와 헌신으로 맞선 자랑스러운 기억들은 이제 하나의 역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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