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낙동강의 녹조의 심각성, 십 년 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대책을 요구해 왔습니다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해마다 더 심각해지는 양상입니다.
녹조가 단순히 보기에만 좋지 않은 것인지 강물과 인근 토양을 채취해 분석해봤는데,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취재기자와 관련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조재한 기자, 환경단체에서 이번 여름에 조사를 했다지요?
◀기자▶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낙동강 상·하류 31개 지점에서 물과 토양을 채취했고,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앵커▶
상·하류 31개 지점이라면 대구·경북도 많이 포함됐을 텐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조사한 지점 가운데 하나가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낙동강레포츠밸리 지점입니다.
여기서는 8월 5일 환경단체에서 물과 흙을 떴는데요.
분석 결과 물에서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나왔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의 주원인 가운데 하나인 남세균에서 생성되는 독성물질로 간에 피해를 주고 가축이나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키고 심지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이 리터당 388마이크로그램이 나왔습니다.
수치만 들어서는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려운데요.
미국환경보호청에서 물놀이를 해도 되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기준으로 삼는 수치가 8마이크로그램입니다.
388이면 48.5배나 높은 겁니다.
알고서는 물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수칩니다.
◀앵커▶
레포츠밸리는 지금도 수상활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수상스키와 바나나보트 같은 여러 종류의 수상레저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대구의 중학생이라면 한 번씩은 거치는 대구교육 낙동강 수련원도 있습니다.
다행히 녹조로 수상 활동을 현재 하지 않고 육상 활동 위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수치가 상당히 높은데,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라고 봐야겠죠?
◀기자▶
측정 결과를 몇 가지 더 살펴보면요.
낙동강레포츠밸리 지점 토양에서는 BMAA라는 독성 물질도 킬로그램당 3.247마이크로그램 나왔습니다.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낙동강 상류로 가서 영주댐 선착장의 경우 신경 독소인 '아나톡신'이 리터당 3.945마이크로그램 나왔는데요.
2020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상주와 성주에서 최대치로 검출했다는 0.28마이크로그램보다 14배나 높습니다.
하류인 경남 양산지역 논에서는 무려 리터당 5,079마이크로그램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낙동강은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최근 다대포 해수욕장에서도 BMAA가 리터당 1,116마이크로그램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녹조가 단순한 경관 문제나, 또 수질 문제만으로 봐서는 안 될 수준인데요?
◀기자▶
최근 대구의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기도 했지 않습니까?
단순히 경관이자 정수 이전의 수질 문제로 보기에는 상황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앞서 봤듯이 강물뿐 아니라, 토양에도 독성물질이 쌓이고 있고, 그렇게 되면서 거기서 재배하는 농산물에도 독성물질이 축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유속은 평균 5배, 느린 곳은 38배나 느려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녹조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녹조는 수질뿐 아니라 농산물에 쌓이고 또 수상 활동을 하는 일상까지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