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집단 휴학 등 의사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형 병원에서는 수술이나 외래 진료가 미뤄지고 있고, 전공의 대신 전공의들이 당직까지 도맡고 있지만 2~3주가 지나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본에서도 의사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2008년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결정했는데요, 2008년 7,793명에서 지금은 9,38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16년 전 과 비교해서 1,591명, 약 20% 정도가 늘어난 셈인데요, 이로써 일본 의사 수는 현재 32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 의료계의 반발은 없었고, 오히려 대형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환영했다고 하는데요,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서상국 앵커가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에게서 자세한 소식 들어봤습니다.
Q. 월드 리포트, 오늘은 일본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도쿄 이재문 통신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예, 안녕하십니까?
Q. 반갑습니다. 우리나라 지금 의대 정원 2천 명 늘리겠다는 정부, 반대하는 의사단체들이 충돌하면서 의료 현장 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는데 일본은 의과대학 정원이 꾸준히 늘어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A. 예, 그렇습니다. 일본의 의학부 정원은요,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쳐서 계속 증가해서요, 1981년에는 8,280명으로 피크를 맞았습니다. 그 결과 의사가 남아도는 상황이 되었고요. 의학부 합리화를 위해서 정원을 삭감하는 방침으로 전환됩니다. 그 결과 2천년대 중반에는 역사상 가장 적은 수준으로 정원이 감축되었고요.
고령화 사회를 맞으면서 이번에는 의사가 부족한 상황이 되어서 2008년 이후에는 의학부 정원을 늘리도록 각료회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해인 2009년에는 이전의 피크였던 8,280명을 가볍게 넘는 8,486명이 되었고요. 이후는 단계적으로 인원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저점이었던 2008년 7,793명에서 현재 9,384명으로 늘어나 있고요. 16년 전과 비교해서 정원수는 1,591명이 늘어나서 16년 전 저점과 비교해서 약 20% 정도가 늘어난 셈입니다.
Q. 우리나라는 의대 정원이 2006년 이후부터 3,058명에 묶여 있는데 일본하고 큰 차이가 있네요. 일본 정부가 의대 정원 늘리겠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처럼 의료계에서 반발하거나 집단 행동하거나 뭐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A.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의과대학 정원 수를 늘리는 데 있어서 의료계의 반발은 없었습니다. 의사분들의 근무 형태를 봐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병원 근무 의사분, 그리고 개업 의사, 특히 병원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분들은 오히려 환영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요. 근무에도 여유가 있고 경제적으로 윤택한 개업 의사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원 수를 늘린다고 해도 급격한 것이 아닌 16년 전과 비교해서 약 20%가 늘어난 정도인 것입니다.
Q. 향후에 의사 수급 계획, 지금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그러면?
A. 일본은 우선 의료종사자 수급에 관한 검토를 후생노동성에서 하고 있고요, 각 광역지자체에서도 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는 물론이고요, 저출산에 따른 인구 동태, 그리고 시간 외 근무 제한 등 근로 변화도 감안을 해서 수급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시간 외 근무시간 규제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겠지만 2029년 혹은 2032년에 약 36만 명으로 피크를 받는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의사 수는 약 32만 명입니다. 앞으로는 점차 줄이는 방향이라고 하고요. 의료 관계자들도 큰 틀에서 동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일본도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가 당분간은 늘어나겠지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2040년경에 피크를 맞게 되고 이후는 감소할 예상입니다.
Q. 우리나라 의사단체들도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 의사가 남아돌 수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의대 정원 늘리는 것은 나중에 큰 혼란을 가져올 거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의 고령화,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이기도 한데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A. 일본은 이미 1970년에 고령자 인구 비율이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94년에는 고령화 비율이 14%를 넘어서 고령 사회가 되었고요. 2007년에는 21%가 넘어서 초고령 사회가 됐습니다. 인구 피크도 2010년 1억 2,800만 명에서 2022년 말 시점에는 1억 2,484만 명으로 약 350만 명이 줄었습니다. 매년 40만 명 가까이 줄고 있는 셈입니다. 이대로라면 2029년에는 1억 2천만 명을 밑돌고 2053년에는 9천만 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Q. 그 시점이 되면 또 약간의 변화가 있겠죠.
A. 그거를 감안해서 이후로는 점점 줄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이제는 일본의 경제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일본의 GDP 국내 총생산이 세계 4위로 하락을 했다고요?
A. 예, 그렇습니다. 2월 15일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요. 2023년 일본 명목 GDP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591조 4,800억 엔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4조 2천억 달러로 명목 GDP 순위에서 세계 4위를 차지했던 독일보다 낮아졌습니다. 1월 발표된 독일의 2023년 명목 GDP는 달러로 환산하면 4조 5천억 달러였습니다.
세계 명목 GDP 순위에서 일본은 2010년까지 2위였다가 중국에 추월당해 3위로 내려앉았고 이번엔 독일에 밀려난 것이지만, 3위로 내려앉았을 때만큼 매스컴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독일보다 수년 내 인도에 추월당할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Q. 그런데 GDP는 하락했는데 증시는 오히려 호황이라고요?
A. 예, 그렇습니다. 일본 증시 대표인 닛케이 평균 주가가 버블경제 붕괴 이후 처음으로 3만 8천 선을 돌파했습니다. 일본 증시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하고요. 닛케이 지수는 3만 8,157로, 1990년 1월 11일 이후 약 34년 1개월 만에 3만 8천 선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런 호황은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향후 증시도 낙관적이어서 이런 흐름으로는 역대 최고치 경신도 임박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닛케이 지수가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고요. 이런 역사적 엔저 현상하고 이로 인한 수출 대기업의 실적 개선,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의 활황세 덕분에 닛케이 지수는 2024년 4만에서 4만 2천 선까지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Q. 최근에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증시도 호황이라면 국민들 살림살이도 좀 더 나아져야 하는데, 일본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은 어떻게 비슷한 수준입니까? 아니면 상황이 다릅니까?
A. 좀 상황이 다른 모습이고요. 이런 주가 호황하고 연동해서 실물 경제도 좋아지고 시민들도 윤택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의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식적인 발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만 후생노동성이 2월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질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고요, 같은 날 총무성은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GDP는 2023년 대비 1.6% 늘어났지만 명목 GDP는 독일에 밀려 4위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물가는 상승하고 있지만 소득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고요. 국제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Q.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의 버블경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도 하고 있고, 아니다, 일본이 이제 더 계속해서 버블경제를 뛰어넘는 그런 성과를 낼 것이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두 가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가 될지 저도 굉장히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소식 계속해서 전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도쿄의 이재문 통신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A.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