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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연초부터 지진에 항공기 사고에다···대형 정치 스캔들까지 덮친 일본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이 연초부터 뒤숭숭합니다.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 지역에서 지진 규모 7.6의 대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지금까지 233명이 숨졌고, 지진이 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정전 5,300여 세대, 피난민은 1만 5,3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진 다음 날은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항공 JAL 여객기가 착륙 도중에 자위대 항공기와 충돌해서 불이 났습니다. 여객기 탑승자 379명은 모두 무사히 탈출했지만, 노토반도 지원을 위해 이륙하려 했던 자위대 항공기 탑승자 6명 중의 5명이 사망했습니다.

또한 2023년 말부터 '파티권'을 둘러싼 정치자금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일본 자민당은 1988년 전국을 뒤흔든 '리크루트 사건' 이후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수사도 어정쩡하게 종결되면서 기시다 내각과 자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에게서 자세한 소식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의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들어보는 월드 리포트, 오늘은 일본 연결하겠습니다. 일본 도쿄에 계시고요. 이재문 통신원 연결돼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A.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Q. 저희가 연말에 연결하고 새해에는 첫 일본 소식인데요. 첫날부터 일본에 큰 지진이 있었잖아요? 연초부터 일본, 좀 많이 뒤숭숭하겠습니다. 어떻게 일본 지진, 통계라든지 피해 상황도 마무리가 돼가고 있습니까?

A. 예, 아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고요.

Q. 그렇죠. 워낙 컸죠.

A. 지진 경위를 좀 말씀드리면요. 새해 첫날 오후 4시경에 일본 노토반도 지역에서 지진 규모 7.6의 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 규모가 7.6이나 되는데 진원지 깊이가 16km로 매우 얕아서요, 초기에는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는 등 경계심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급이었습니다.

새해 특집 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되고요. 모든 채널이 재난 재해 방송으로 바뀌었고 500km 떨어진 이곳 도쿄에서도 진도 3 정도 지진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1월 24일 시점에서 사망자 233명이고요. 현재도 정전은 5,300여 세대, 피난민은 1만 5,3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지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진도 3, 4 정도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고요. 재해민은 물론이고 아직도 정전, 단수로 고립 생활에 가까운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도 다수 있습니다.

Q. 그만큼 큰 지진이었고 또 피해도 막심한데요. 동일본 대지진에 비견될 만한 대지진이었습니다. 일본, 지진 대국이라는 말이 또 계속 나올 수밖에 없겠습니다?

A. 예, 그렇습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진 대국입니다. 체감할 수 있는 진도 3 이상만 잡아도 연간 1천 회 이상 발생하고 있고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지진 중에 규모 6 이상이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난히 지진에 시달리는 이유가 4개의 지각 덩어리인 유라시아, 필리핀, 태평양, 북아메리카 플레이트가 만나는 접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지진의 80%를 차지하는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1993년에 일본에 유학으로 건너왔습니다만 지난 30년간 한신·아와지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구마모토, 니가타, 북해도 등등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이런 대규모 인명피해를 동반한 지진이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재 일본 정부에서 가장 경계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 초대형 지진인 난카이 해곡 지진, 그리고 수도권 직하 지진을 생각한다면요, 조만간 올 수도 있는 대형 지진이 그저 두렵기만 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Q. 예, 맞습니다. 양력설 쇠는 또 일본에서는 새해 연휴, 이걸 또 어떻게 잘 보내야지 한 해를 좀 편안하게 보낸다고 하는데, 연이어 또 지진에 이어서 항공기 사고도 있었잖아요? 하네다 공항이죠?

A. 네, 그렇습니다. 새해 첫날에는 대형 지진이 있었습니다만 그다음 날인 2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항공기 충돌 사고가 있었습니다.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일본항공 JAL 여객기가 착륙 도중에 자위대 항공기와 충돌해서 불이 났습니다만 다행히도 탑승자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직접적인 것은요, 자위대기가 관제탑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활주로에 진입을 했고요, 관제탑에서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불행히도 착륙하던 일본 항공기도 활주로에 들어가 있는 자위대 항공기를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다행히 여객기 탑승자는 모두 무사했습니다. 불붙은 여객기에서 수백 명이 탈출할 수 있었던 건 '90초 룰' 훈련 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JAL 승무원이 매년 한 차례씩 하는 것이라고 하고요, 모든 승객을 90초 안에 탈출시키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승객들을 침착하게 대피시키는 승무원들의 행동이 이런 훈련으로 몸에 밴 것이라고 평가했고요, 짐을 포기하라는 지시를 따른 대다수 승객의 행동도 힘을 보탰습니다. 기내에 연기가 만연되고 탈출구 8곳 중의 5곳이 화염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기장 탈출까지 약 18분 만에 모든 탈출이 완료된 것입니다. 

하지만 노토반도 지원을 위해서, 전날 있었던 지진 지원을 위해서 이륙하려는 자위대 항공기 탑승자는요, 6명 중의 5명이 사망했습니다.

Q. 그러니까요. 통신도, 그리고 도로도 막힌 상황에서 지진 현장에 또 지원가려던 자위대 비행기, 또 사망자가 많아서 더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이렇게 어수선한 새해 보내고 있지만 또 자민당의 파벌 정치 종료 수순 밟고 있다, 이 소식은 또 현지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 내용도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A. 일본 자민당에서 지난 연말에 이른바 '파티권'을 둘러싼 정치자금 스캔들이 불거지면서요, 1988년 전국을 뒤흔든 이른바 리크루트 사건이라는 것 이후에 가장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사가 어정쩡하게 종결되면서 기시다 내각과 자민당 지지율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아베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등 주요 파벌 정치인들은 이 후원금 행사의 '파티'로 모금한 돈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고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자민당 내 파벌 존속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지고 있고요. 기시다파, 니카이파는 물론이고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도 해산을 결정해서 6개 파벌 중 3개 핵심 정치 세력이 와해하고 절반 이상이 무파벌 의원이 되었습니다.

Q. 자민당 집권이 당연시돼 오던 일본에 좀 다른 기류를 예측할 수 있는 건지, 변화가 생길까요, 일본에도?

A. 그 변화가 생기기는 좀 어려워 보입니다. 일단 자민당이 자유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1955년에 결성되어서 일본 고도성장과 함께 줄곧 여당으로서 확고한 자리에 군림해 왔었고요. 1993년과 2009년 민주당 정권 시기 약 5~6년을 제외하고 60년 이상을 집권 여당으로 그 자리를 쭉 굳혀왔습니다.

헌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는 자유민주 정치를 표방하는 일본이지만 이렇게 장기간 집권당이었던 자민당 내에서 이런 부패 온상이라는 파벌 정치, 이것이 이번 스캔들로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게 됐고요. 상당 부분 해체라는 수순을 밟게 될 것 같습니다.

Q. 아무튼 그 스캔들 이후에 기시다 총리도 지지율의 현격한 변화, 추락을 또 보기도 했었는데, 자민당도 대처하지 않겠습니까? 지지율에 변화가 좀 있을까요?

A. 여러 가지 안을 내고는 있습니다만 우선은 기시다 총리가 1월 11일 정치자금 문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본인이 직접 본부장을 맡아서 정치쇄신본부를 발족시켰습니다. 파벌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중단하고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도 막겠다고 얘기를 했고요.

하지만 파벌 해산 자체에 대해서 명확히 적시하지 않아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쇄신안이 일본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에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에는 더욱 악재가 될 것이고요, 물론 자민당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각 지지율은 현재 최저 수준인 20%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Q. 알겠습니다. 일본의 정치 개혁, 좀 요원해 보인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어떤 미미한 변화라도 있는지 또 지켜보도록 하죠. 일본에서 이재문 통신원이었습니다. 오늘도 잘 들었습니다.

A. 예, 감사합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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