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었어요"···귀국 후 5대조 할아버지 기적비 찾은 허미미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57kg급 은메달에 이어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허미미 선수.
귀국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구 군위에 있는 현조부이자 독립운동가인 허석 지사 기적비를 찾았습니다.
'꾸벅'하고 현조부인 독립운동가 허적 선생의 기적비에 인사를 올린 허미미.
웃는 얼굴로 양손에 메달을 하나씩 들고 메달을 이렇게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적비에 정성스레 놓이는 파리올림픽 동메달과 은메달.
허미미는 귀국한 다음 5대조 할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메달을 자랑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허미미 유도 대표팀 "제일 여기 와서 먼저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너무 기뻐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정말 기뻐해 주실 것 같아요."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허미미 유도 대표팀 "처음에 왔을 때는 제가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고, 여기 올 때까지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일본 유망주에서 할머니 유언 따라 한국행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태어나 유도 유망주로 성장한 허미미는 2017년 전 일본 중학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3년 전 한국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주저 없이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코로나 유행 시기라 한국에 입국할 때면 격리해야 했습니다.
김정훈 경북도체육회 감독 "외롭게 혼자서 격리하면서 훈련을 하는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제가 좀 마음이 좀 아팠어요."
경북체육회에 입단하면서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정훈 경북도체육회 감독 "저렇게까지 한국에 와서 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선수 등록하고, 입단 과정에서 서류를 찾다가 군위가 본적인 걸 알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먼 친척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오게 됐는데, 여기 군위 삼국유사면 주민분께 여쭤보니 아마 여기 허석 선생의 후손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태극기 지킨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태극마크 단 허미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이던 지난 1918년.
경북 일대에 격문을 써 암벽에 붙였습니다.
"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으며 목숨을 바쳐서 충성스럽게 힘을 다해서 효도를 할지니, 너희들 우리나라에 와서 나라 일을 마음대로 해 버리니, 나라 잃어버린 백성의 마음 어찌 통분치 않으랴. 너희들은 원수가 아니냐"
항일 운동을 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른 뒤 순국했습니다.
정부는 허석 선생에게 1982년 대통령 표창을,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그리고 100여 년이 흐른 지금, 5대손 허미미는 할아버지들이 지키려 했던 '태극기'를 당당히 가슴에 달았습니다.
허미미 유도 대표팀 "사실 처음에 알게 되고 좀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국 대표로 이렇게 시합 나가는 것도 행복하고 정말 행복합니다."
5대조 할아버지가 목숨 바쳐 지킨 이 땅에서 허미미는 더욱 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허미미 유도 대표팀 "앞으로도 운동 열심히 하고, 다음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 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