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여름이나 겨울이 다가오면 쪽방 대책이 나옵니다.
대부분 냉난방 용품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데, 문제가 되는 환경이 바뀌지 않다 보니 피해와 지원이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해결책 찾기에 나섰는데요, 쪽방 건물을 구조적으로 진단하고 거주 환경을 데이터로 모으는 작업에 나섰습니다.
대구에선 처음입니다.
보도에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판자로 덧댄 지붕의 여관 건물. 안쪽엔 복도를 따라 나무문이 양옆으로 줄지어 붙어 있습니다.
대구에는 이런 '쪽방'이 파악된 것만 65개 건물에 900여 곳 있습니다.
600명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대구 쪽방 상담소가 이 중 36개 건물, 62개 방을 진단했습니다.
여관과 여인숙, 모텔 등 형태로 있는 쪽방은 대부분 2~3층짜리로 절반 이상이 1970년대 벽돌을 쌓아 올려 지은 조적조 건물입니다.
벽체 두께가 얇아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곳입니다.
1960년대와 그 이전에 지어진 목공 구조의 흙벽, 박공지붕 건물도 10곳 중 1곳꼴입니다.
쪽방의 평균 면적은 9.3㎡, 3평이 채 안 됐는데, 3곳 중 1곳이 주거 기준법이 정한 1인 가구 최소 주거 면적 14㎡의 절반보다 작은 6.6㎡, 2평 미만이었습니다.
창이 있는 쪽방 대부분이 알루미늄 단창으로 결로 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용 주방 없이 방 안에서 취사했고 통풍과 환기에도 취약했습니다.
경북대 연구진은 이런 공간이 사람에게 어떤 주거 환경을 만드는지 데이터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류지혜 경북대 건설 환경 에너지 융합기술 연구교수▶
"CO2(이산화탄소), 실내 온도, 그리고 실내 습도 이제 데이터 수집하고 있습니다. 15분 간격으로 1년 동안 측정할 계획이고요. (거주자의) 건강 질환 그리고 온열 질환, 추울 때 더울 때 어떻게 불편하신지 실질적인 부분들을 인터뷰로… "
연구진은 1년간 모은 데이터로 비주택에 사는 게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고 그래서 뭐부터 바꿔야 하고 어떤 지원이 시급한지 기준을 세울 계획입니다.
◀유경진 대구 쪽방 상담소 활동가▶
"지역주택 개선사업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정말 우리가 누려야 할 주거의 최저선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데…"
또 이를 근거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 쪽방 주거개선을 위한 정책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그래픽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