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시는 영일만항 활성화를 위해 국제 크루즈 운항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출입국 기반 시설 부족으로 입국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려 출국은 영일만항, 입국은 부산항을 이용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이규설 기자가 고민해 봤습니다.
◀기자▶
길이 300m짜리 크루즈선이 영일만항에 미끄러져 들어옵니다.
2023년 6월 일본, 대만을 들르는 국제크루즈선을 시범 운항하는 모습입니다.
11만t짜리 초대형 선박이 영일만항에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순간입니다.
◀아이타 오라지오 '코스타세레나호' 선장(2023년 6월)▶
"우리 배가 상당히 큰데도 영일만항은 시설이 좋고 잘 정비되어 있어요. 새로운 항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크루즈 시범 운항 성공 후 포항시는 영일만항을 크루즈 중심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관광 전문 회사와 영일만항을 모항·기항으로 하는 크루즈선 운항을 위한 협약을 맺고 크리스마스에 영일만항을 출발해 일본 북해도를 경유하는 크루즈선 운항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박재영 대표 롯데제이티비▶
"영일만항은 일본과 한국 러시아를 잇는 중간지점에 있어서 지리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하지만 영일만항 크루즈 운항 일정을 보면 출발은 영일만항, 도착은 부산항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영일만항은 크루즈 승객 2천5백 명이 빠른 시간 안에 입국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해 입국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부산항을 이용해야 하는 겁니다.
영일만항이 반쪽짜리 크루즈항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포항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완공하고 출입국 관련 인력과 장비를 보강해야 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국제여객선터미널이 완공되면 입국 수속 및 통관 절차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2023년 11월 준공된 포항 국제여객선터미널은 건물만 덩그러니 서 있고 세관과 출입국사무소 등 관련 기관은 입주하지 않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운항하는 크루즈선 때문에 인력과 장비를 상시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인데요, 영일만항 국제적인 항구로 성장시키려면 러시아, 일본 등을 잇는 정기 카페리선과 크루즈선을 적극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여객 수요를 창출해 출입국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그래픽 최형은)